일상/끄적이는 낙서

반을 논하고픈 시간들..

파도의 뜨락 2012. 6. 14. 06:10

 

 

 

 

 

새들의 맑은 지저귐 소리,..

청소차 수거하는 땡그랑 소리..

가끔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 소리..

새벽을 깨우는 온갖 청량한 소리가

밤새 열려있는 창문을 사이로 들어온다.

 

유월

여름날 아침이 시작되었다.

아직은 견딜만한 여름날이다.

옷차림이 가벼워져 좋고

아직은 인공바람에 의지하지 않을 만큼의 견딤을 누릴 수 있고

눈으로 호강할 수 있는 자연의 색들과

신록의 짙은 녹음이 머무는 시간들..

그 유월도 중순이나 흘렀다.

 

 

아직 6월일뿐인데..

내 삶의 6월은 10월쯤이 되었나...

나의 마음과 이 몸은 벌써 하나 둘 정리가 시작되려 한다.

삶을 치열하게 살았던 젊음의 열정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만큼의 조율로 조금씩 밀려간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살았던 지난 열정 들이 사그라지고

관심권 밖으로 밀려버린 나의 존재감을 애써 채우려 하지 않아도 되고

지우개로 지워야 하는 모든 헛된 꿈들이 자연스레 잊혀져서

세상을 향한 무한 욕망도 접어야 하는 이 때..

 

오늘이 일년 중 반 년 째이다.

인생의 반을 여기에 비교 논할 수는 없지만

내 삶도 이 유월쯤이 아닐까...?? 헛소리인가? ..

내 인생이 유월이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아직은 뜨거운 열정이 기다리는 7월도 8월도 남아 있으니..

그렇담 지금 이 시간이

아주 좋은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니...

 

 

여전히 소소히 바쁜 나

몇 달 전 부터 정리하고자 했던

작아져 버려서 입을 수 없는 수많은 헌 옷들과

차곡차곡 날짜 지난 음식들이 쌓여

창고가 되어버린 냉장고를 깨끗이 정리 좀 해야 하고

일주일째 청소기 한번 못 돌린 탓에 먼지가 쌓인 집도

청소 좀 하라고 아우성이다.

그럼에도 무엇이 우선인지 모르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인생이 반을 넘게 살아온 노하우인가??

그까짓 거쯤 하고 급하지 않은 무심함으로 살아진다.

 

 

인생의 반이 지나버린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지만

마냥 계산만으로 생각만으로 살 수 없는 시간들이다.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시간들을 만들어야 할 것인데..

남은 모든 시간들도

발걸음이 가벼울 수는 없지만

흐르는 시간 순간순간이 기쁨과 여유로움이 가득 찼으면 좋겠다.

 

 

곧 장맛비 쏟아지면

바람소리도 곁들여져 아침의 소리가 더 소란스러우려나??

 

 

 

20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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