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황당한 시츄에이션은 아무나 하나..

파도의 뜨락 2010. 6. 26. 09:36

 

 

요즈음 나의 한가해진 휴대 전화는

막상 제대로 된 전화는 몇 통화 소화 하지 못하고

스팸전화나 스팸문자가 더 많이 활용된다.

지겹게 수많은 스팸의 홍수다.

전화번호 바꾸고 싶다...

 

몇 주 전 어느 날부터

나의 휴대전화에 내가 알지 못하는 전화번호가

부재중 전화로 가끔 찍혀 있었다.

이삼일 간격으로 오전 중 내가 전화를 휴대하지 않을 때 걸려온 전화번호다.

'02-106'

그 전화번호는 전형적인 스팸 전화처럼 보여서

광고 전화거니 하고 무시하고 지내는데

지난주부터는

요 전화번호가 일주일동안 하루에 한 번씩 찍혀있었다.

계속 같은 번호로 액정에 부재중으로 찍혀있어

복잡한 내 뇌세포가 그 번호를 외울 정도가 되어버렸다.

난 직업상 휴대전화를 잘 받지 못하여 다른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자주 듣지만,

내 손에 휴대전화가 있으면 곧 바로 받는다.

그러나 앞자리가 02 나 060, 070 이렇게 찍혀있으면

광고 전화라고 판단하고 무조건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 ‘02-060’ 번호는 광고 전화 같은데

신경 쓰이게 전화가 계속 걸려온 것이다.

그것도

내가 받지 못하고 일하는 오전시간에 걸려온 것이다.

꼭 나하고 통화를 해야 하거나 급한 전화라면

문자라도 연락을 할 터인데

문자도 아니고 전화로 계속 걸려온 것을 보니

급한 것도 중요한 것도 아닌 광고전화라는 판단만 더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은근히 그 번호만 보면 부아가 솟아났다.

한번 받기만 하면 가만 안 두려고 벼르게 되었다.

 

그 스팸번호도 토요일 일요일은 쉬는지 전화가 없다가

월요일 오전수업을 마치고 보니 또 그 시간에 전화가 와 있었다.

확인해서 혼내 줄까 하다가 참았다.

하루에 한번만 오는 전화...

꼭 오전에 내가 전화 받지 못할 때만 온 전화...

어찌 처리해야 하나 하고 고민 아닌 고민까지 하였다.

 

오후에 어디를 다녀오고 있는데

오후임에도 드디어 같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 주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하려는 모양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후에 걸려온 전화가 반갑기 까지 하였다.

운전 중임에도 즉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SK브로드밴드입니다."

'옳거니~! 그러니까 여태껏 전화한 것이 통신회사 광고였단 말이지?"

하는 생각이 퍼뜩 스쳤다

그래서 목소리가 아름다운 여자 안내 멘트가 채 끝나기도 무섭게

난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섞어서 쏘아 붙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전화를 해대는 거예요?? 응??

귀찮아 미치겠네!! 날마다 뭐 하자는 거예요 네?

필요 없이 왜 전화를 자꾸 하는 거냐구욧~!

제발~! 이제 전화 좀 그만 하시란 말예요~! "

그러자 상대편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자는

"네에. 알겠습니다!!"

그러더니 딱 끊어버리는 것이다.

난 더 해대려고 상대의 말을 기다리는데

의외로 상대가 반응을 하지 않고

조용히 끊은 것이 아닌가!!!

난 정말 황당하기까지 하였다.

다 풀어대지 못한 분풀이가 서운했기도 했지만

이렇게 쉽게 물러난 상대도 이상하고 하여서 무엇인가 찝찝하였다.

그래도 다시는 전화가 오지 않겠지 하는 생각도 들어서

편안 맘으로 집으로 귀가하게 되었다.

 

난 공과금 고지서 확인을 잘 안하는 편이다.

대부분의 공과금은 자동이체를 하기 때문에

은행잔고만 보면 되므로 고지서가 오면 즉시 찢어버리고 산다.

그 종이 고지서가 무지 귀찮고 한다.

그래서 이메일 고지 신청도 고려는 하였으나

한 번인가 두 번인가 신청했었는데

그마져도 이것저것 해제하고 설정하고 하는 것이 귀찮아서 하지 않게 되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앉았는데

거실에 뒹구는 무선전화기 뒤에 눈에 뜨이는 숫자가 보였다.

106... 엥??

무슨 숫자인가 싶어서 전화기를 들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SK브로드밴드 고객 상담 전화번호였다.

고객 상담??? 그러면 오후에 통화했던 곳이 고객 상담소였단 말인가??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렇지만 밤이기도 했고 궁금했지만 궁금한 데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에 앉아서 메일을 확인하게 되었다.

받은 메일 메뉴 창에 청구서함이 5통이 읽지 않은 메일로 보였다.

메일을 날마다 보는 것인데도

청구서함 메뉴는 무심히 관심도 없어서 그냥 쳐다만 보고 확인을 하지 않는데

SK브로드밴드 회사 청구서가 나의 요 메일로 수신이 되기에

청구서함 메뉴를 열어보게 되었다

5통의 읽지 않은 메일이 눈에 뜨였다.

 

6월 SK브로드밴드 연체 안내문입니다.

SK 브로드웨이 5월 청구서입니다.

SK 브로드웨이 4월 청구서입니다

SK 브로드웨이 3월 청구서입니다

SK 브로드웨이 2월 청구서입니다

 

그리고 이내 눈에 확 뜨이는 맨 위 목록을 보게 되었다.

'연체안내??'

그래서 자세히 안내문을 다운받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안내 내용에는 자동 이체된 통장에 돈이 부족하여서

3월부터 삼개월분이 연체되었고 21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인터넷과 전화 TV도 끊고

신용기관에 연락해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등의 장황한 글들이 쓰여 있었다.

한마디로 21일까지 밀린 요금을 납부하라는 말이었다.

'21일이면?? 오늘?? 무슨 이런 일이??'

당황한 나는 급히 인터넷뱅킹으로 은행계좌를 확인하게 되었다.

은행에 잔고는 충분히 있었고 다른 공과금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유독 SK 통신회사만 왜? 빠져 나가지 않은가만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자동이체 개수를 일일이 확인하며 세어 보게 되었다.

무슨 공과금들이 그리 많은지 한 가지 씩 확인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거래은행 에서는 SK 인터넷회사 거래내역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확인을 해 보아도

그동안 한 번도 인터넷요금이 빠져나간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통장이 있는 다른 은행들을 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내 아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거래하지 않은 통장에서

SK 인터넷비가 납부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년에 통신회사를 바꾸면서 내가 그 통장번호로 자동이체 해 놓았던 모양이다.

그동안은 그 통장에 남아있던 잔고에서 인터넷 비가 빠져 나갔고

3월로 잔고가 0원이 되어있었다.

그러니 난 모르고 지날 수밖에... 흐~~!!

오늘까지 납부 하라고 했으니 급히 자동이체 시키고.

인터넷 요금을 마무리를 하느라고 한 시간여을 끙끙거렸다.

으이그~뭔가 찝찝하더니!!!

그러니까 02-106전화는

내게 계속 연체를 알리려고 전화를 했었던 번호였던 것이었다.

괜스레 인터넷 회사를 원망을 하게 된다.

나하고 통화가 되지 않으면 문자라도 날릴 것이지

이 밤중에 웬 쇼를 하게 하는 가하는 원망 아닌 원망을 하여가며

야밤에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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