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2002년 월드컵 길거리 응원 참관기..

파도의 뜨락 2010. 6. 15. 18:15

 

월드컵 계절입니다.

우리나라 화이팅입니다.

제가 축구를 좋아하지는 않아도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대표팀도

열심히 싸워서 1차전을 이겼습니다.

 

문득

제가 2002년도 이렇게 열심히 응원하던 생각이나서

그 때 것을 뒤져서 찾아와 옮겨 봅니다.

제가 사는 자그마한 도시에서도

그때 2002년도 월드컵 열기가 이랬는데

지금은 이보다 더 열배는 열정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올해도

제가 사는 도시에서는

월드컵경기장 종합경기장

우리동네 삼천둔치에서 열심히 길거리 응원이 시작되었습니다.

 

 

 

길거리 응원 참관기...

 

 

뜨겁던 월드컵 응원열기가 우리 동네에 까지 뻗친 모양입니다.

어제 저녁 7시경.

친구부부 서너 팀이 대형 스크린 설치된 우리 동네 천변으로 모였답니다.

조금 늦게 준비하는 우리 부부에게 전화가 빗발칩니다.

스크린이 보이는 앞자리 잡아 놓았으니

빨리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응원을 가고 싶어서 나가자고 하였더니

울 아들은 모기 물린다고 싫다고 하고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도 안하고 응원을 온 딸도

집에서 TV로 응원을 한다고 나가기를 거부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만 친구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주 삼천 둔치로 남들이 하는 길거리 응원을 하러 나섰습니다.

며칠 전 부터 삼천둔치에 야외 스크린을 설치했다고

응원하러 그곳으로 모이자는

입 소문과 길가의 플래카드로 보고 들었는데..

오늘 직접 응원을 하고자 집을 나서니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 같아서 웃음과 함께 뿌듯함도 들었습니다.

 

축구 열기는 집 앞 슈퍼에서부터 느껴졌습니다.

남편이 시원한 맥주라도 들고 가서 마시며 보자기에..

슈퍼에 들어가 맥주코너에 가 보았습니다.

그러나 시원한 맥주는 없었고

직원이 맥주를 냉장고에 채워 넣지도 못 할 정도로

맥주며 소주며 음료수가 잘 팔리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계산대에도 응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애들 과자며 음료수며 주류들이

쭉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간신히 슈퍼에서 벗어나서.. 길가로 접어들자..

아니????

남녀노소 불구하고

빨간 티셔츠에 태극기를 몸에 걸친 사람들이

길거리에 가득 넘쳐 나 있었습니다.

역시 우리처럼 삼천 둔치로 향하는 길이었으며

옆을 스치며 들리는 얘기는 ,

((오늘 꼭 이기면 좋겠다는 이야기,,

아무래도 힘들겠지 하는 이야기..

포루투칼과 비기지 왜? 이겼을까?

빨간 티 안 입고나와?? ))

등등의 이야기들로 시끌시끌하였습니다.

그 속을 같이 걸어가며 남편은

우리나라 최대 명절 같다며 환하게 웃습니다.

 

둔치에 도착하자..

햐~~~~! 그 아름다운 소음이라니~~~!

경기를 시작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데 에도

벌써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모여 있을 줄 을 몰랐습니다.

울긋불긋 빨간색의 열기가 이곳에도 느껴졌습니다.

태극기를 망토로 걸친 사람들.

간난아이의 볼에 페이스페인팅이 귀엽게 그려진 모습과

초등학교 아이들의 두건 행렬도 멋있었고..

미니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며 삼삼오오 짝지며

응원하는 중고생들도 너무 늠름하였습니다.

그 인파속을 헤치며

전화로 친구들이 있는 위치를 간신히 알아서

찾기까지도 십여 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위에서 들리는 응원가 소리에

나도 모르게 손뼉이 절로 쳐 졌습니다.

친구가 막 웃습니다.속도가 너무 빠르답니다.

주위에는 전주대 서포터즈 응원팀이 있었고 ..

벌써부터 대~한 민국을 외치고 있었으며..

이와 보조를 맞추어..

대형 스크린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정비하고 그 들과 응원의 열기 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시장님의 인사 말씀도 있었고..

맨 앞에서 경비를 서는 경찰 때문에 스크린이 조금 안 보인다고

((오빠~! 제발 좀 앉아주세요~~~ ))

하는 고함 소리에 사람들의 웃음도 터졌고..

응원 단장의 목소리도 어느새 잠겨서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마~! 내 생애에 그렇게 많이

대한민국을 외친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생전 처음이었습니다.

두 손을 높이 쳐들고 엄지와 검지로 하늘을 찌르면서

대~한민국!! 을 외치는 웅장함.

야야 야야야~~~

하며 간주로 따라 부른 콜론의 월드컵 송이

그렇게도 쉬웠으며.

‘오~~~~! 필승 코리아~~~~!’

룰 따라 부를 때에는 절로 소리쳐지는 외침에 나도 놀랐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경기 전이라서 주위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아~~~~!

그곳에 사람이 그렇게 많이 모일 줄을 몰랐습니다…….

눈으로 대강 보아도 몇 만 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이 어데서 언제 저렇게 왔을까??????

갑자기 와~~~~ 하는 소리에 눈을 돌려 스크린을 보니..

우리나라 선수들 소개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김날일 안정환 홍명보가 한사람씩 소개될 때마다

연호하는 응원팀들..

이곳 저 곳에서 폭죽 터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욱한 연기 속으로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어둑해진 밤하늘과 조화를 이루며.반짝 반짝 빛났습니다.

아~~~~ 바로 그 것이었습니다.

 

삐~~~~~

소리와 함께 시작된 16강전.

이탈리아와 한국전이 드디어 시작 되었습니다.

잠시 좌중이 조용하더니..

채 몇 초가 되기 전에부터

 

다시 응원가가 시작 되었습니다.

안정환의 페널티킥 을 얻었을 때의 즐거움.

그리고 실축 했을 때의 좌절..

열기가 그렇게 피부에 닿을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지루한 전반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막무가내로 힘자랑을 하고자

무력(?)으로 밀어붙이는 이태리 팀에

분개가 되기도 했고

우리나라 선수들은 다른 팀들과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애꿎은 음료수와 과자만을 입으로 넣으며

애만 태웠습니다.

 

그러자 어느새 옆에서 북을 두드리며 터진 응원..

대~한미국 ..짝짝짝~ 짝짝..

대~한미국 ..짝짝짝~ 짝짝..

나도 모르게 손이 번적 들어지며

따라서 응원을 하였습니다.ㅎㅎ

얼마나 목청껏 소리 쳤는지..

저번 주부터 아끼던 목소리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전반을 마치는 호루라기 소리에 허탈 하면서도..

후반에는 열배로 잘 하게 해 달라고

절로 기도가 나왔습니다.

 

다시 시작된 후반..

우리 팀 옆에는..젊은 대학생들의 응원 포즈가 너무 멋있어

꼭 배우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후반에 우리 팀이 얼마나 잘 뛰던지..

전반에 뛰었던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조용히 전반을 관전하던 남편의 손에서

박수가 간간히 쳐 지는 것을 보면..

우리 팀이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폭죽은 터졌고 앞의 여학생이 두건을 말아서

오른손에 끼고 빙빙 돌리며

'오~! 필승 코리아` 하는 응원 모습에.

나도 따라서 신문지를 둘둘 말아서

같이 돌리며 필승코리아를 외쳤습니다.

식을 줄 모르는 응원열기.. 포기하지 않은 응원 덕에..

우리 팀이 한 골을 넣자..

(( 와~~~~~!!!!!!!!!!!!!!!!))

모든 사람이 일제히 일어섰습니다.

모두 껴안고 두 팔을 하늘로 높이 쳐들고

소리치는 함성에..나도 모르게-

핑하고 잠시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그렇게 소리치다가 다시 앉아서 경기를 관전 했습니다.

 

연장전?

이렇게 기쁘다면.세상의 두려움이 없었을 겁니다.

절 얼대로 밀리지 않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투혼이

그렇게 고마웠으며

꼭 이길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오늘 페널티킥으로 가면 우리가 불리하지 않은지

한참을 분석하고 잇는데..

갑자기.<< 와~~~~~~~~~~~~~~~~!!!!!!!!!>>

하는 소리에 잠시 시간이 멈춘 줄 알았습니다.

어느새 남편과내가 껴안고 팔짝팔짝 뛰고 있었고

또 다시 친구들과 껴안으며 소리치며 기뻐했습니다.

이렇게 기쁜 날만 계속 된다면 인생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주위의

쓰레기를 치우며

우리가 삼십분을 넘게 늦게 자리를 뜨는 데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계속해서 북을 두드리는 사람..꽹과리 두드리는사람

쓰레기 줍는 사람 .. 서너 명씩 짝을 이루며 ..

춤도 추며..노래도 부르고..

와~~ 그렇게..이렇게.. 즐거웠습니다.

사방이 폭죽 터트리는 사람들이 붐볐으며....

경기는 끝이 났어도

 

일어설 줄 모르는 사람들을 구경하고서..

우리도 더 늦어지며 천천히 집으로 귀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이번에는 차도가 난리가 났습니다.

앰프를 최고조로 올려놓고..

응원가를 계속 돌려 대었고..

크락숀 빵빵 소리에 귀가 멍멍해 졌고..

어느새 트럭위에 가득 태운 사람들을 실고서

대~~한민극을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쌩하니 지나가는 것은 해방의 기쁨이 연상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무리를 지어 큰소리로 계속해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거리를 누비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 승리는 이런 것 이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곳곳이

대형 화면이 가득한 곳도 많았습니다.

성당마당... 호프집 밖 스크린..

그 곳은 아직도 자리를 뜰 줄 모르고 앉아서

축구 애기로 온통 시끄러웠습니다.

사람들이 맥주집이나 통닭집들로 몰려가는 것을 보았으나

우리는 애들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이므로 집으로 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남편은

나를 쳐다보며 피식 웃으며..

기적이지? 그지?? 하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오, 필승 코리아~~~~!

지금요??

토요일 날 8강전 길거리 응원을 가고자

계획을 열심히 짜고 있습니다.

 

 

2002. 06

 

아래 티셔츠는 2002년도에 제가 입었던 것입니다.

장장 8년동안 보관되어 있었네요, ㅎㅎ

아들 아이에게 물려주었어요..

디자인 틀리다고 투정하지 않고

지난번 그리전에 입고 응원갔다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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