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서
무엇 특별히 바쁠 것도 없는 느즈막한 오후
안방에서 컴텨를 뒤적이며 뒹글거리고 있는데
학원다녀온 딸내미가 내 옆을 오며 한마디 한다.
"이 문자 내용이 이상한가??"
"뭐가?"
"모임공지 보냈더니 애들이 웃고 난리네??"
"뭐라 보냈는데?"
궁금하면서 참견 안하면 안될 것 같은 딸애의 표정을 보며
딸내미가 내민 핸드폰 문자함을 읽게 되었다.
◈ 지갑회공지 ◈
다음주 월요일 2시반
이마트 내부
엑스피드나 삼성카드 선전하는 주위에서 모입니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입구와
맨 오른쪽큰 입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혹시 선전 아저씨들이 말 걸면
"난 삼성카드쓴다. 우리집 엑스피드다" 하며
물리치며 기다립니다.
다음주에 봅시다~
난 그대로 꼬꾸라지며 웃고 말았다,,
"도대체?? 이게 뭐야??"
"작년에 모임했던 애들 셋이서
다시 모임하자고 했는데
내가 총무하기로 했으니 담주 첫 모임 공지 보냈지"
"셋이?? 그렇다 치고 모임이름이 지갑회가 머냐??"
"응.. 일년동안 한달에 한번씩 모일때 마다
만원씩 걷어서 맛잇는것 사먹고
혹시 돈 남으면 백화점에서 이쁜 지갑이나 하나사려고
그렇게 지었는데??
왜? TV 에서 떠드는 다복회보다는 요 이름이 더 이쁘지 않아?"
"그래도 그렇지 지갑회가 머다냐..
그리고 요런 내용의 공지 세상에 어디 있다냠??
광고문자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ㅋㅋ
애들 배꼽 빠지겠다..ㅎㅎ 너 내딸 맞아??"
" 왜?? 엄마 이모들이랑 하는 모임 이름은 뭔데??"
생각하니 퍼뜩 떠오른 모임이름이 없었다..
그러다 오래전 장난삼아 지었던 이름이 떠 올랐다..
" 풍류회"
" 풍류회 보단 지갑회가 더 나은데??"
대답할 말을 잃은 난 멍하니 울 딸 얼굴을 보며 웃으며 웃을 수 밖에..
딸 핸드폰을 빼앗아들고
딸애 친구들에게 온 답신을 읽어보았다..
답신
1人 " 뭥미?? 지갑회 머임?? ㅋㅋ"
또다른 1人 " 너 개그맨 작가해라~ ㅋㅋ"
아래사진..
1월 5일
일반인이 근접할 수 없는 장소에 갔다가 살짝 한 컷
꽃이 너무 이뻣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그날 따라 오래된 뚝딱이 카메라가 핸드백에 왜있었지??
암튼 그 작은 카메라로
빨리.. 급하게.. 살짝.. 찍는 통에,,
사진이 선명하지도 않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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