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수다스런 일상

하얀 목련이 필때면 생각 날?? 사람..

파도의 뜨락 2008. 3. 31. 18:21

퇴근 길.

며칠 전 부터 눈독 들인 목련 꽃 길이 내 눈에 보였다.

육차선 큰 길 가 이면도로에 있는 커다란 목련나무 세 그루이다.

따스한 봄기운을 한껏 받은 목련은

봄을 알리려는 듯이 하얗게 눈이 부시게 활짝 피어서

그 주위에 멋진 경치를 만들어 내었다.

나는 출퇴근길에 그 하얀 목련을 신나게 감상을 하며 다녔다.

목련이 하루하루 활짝 피어 감을 보며 행복감도 들었었다.

그러면서 사진으로 담아 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마침 그날 일찍 퇴근할 수가 있어서 맘먹고 목련나무 근처에 멈추었다.

그러나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는 장소라서

차에 비상등을 깜박이게 하고

길 가 가장자리에 과감히 차를 정차하려 하였다.

그런데 내가 정차하고자 하는 곳에

하얀색 세단이 이미 주차하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 주차된 차 앞으로 자리를 옮겨서 조심히 정차하고

차의 시동도 끄지 않은 채 디지털카메라를 들고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이내 내 눈을 황홀케 한 목련 꽃을 신나게 찍어대었다.

마침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큰 목련나무를 향해 셔터를 눌러대는 나를 한 번씩 쳐다보고 간다.

사람들이 나를 미친女 취급하듯이 쳐다보든 말든

이 곳 저 곳. 이 나무 저 나무 쫓아다니며 열심히도 찍어 대었다.

 

한참을 카메라하고 목련하고 놀다가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이 부담스러워서

재빨리 카메라를 끄고서

급히 차로 다가가서 운전석 문을 벌꺽 열었다.

그런데 차문이 열리지가 않았다.

이상하여 다시 한 번 차의 문을 힘껏 잡아 당겨보았다

역시나 열리지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문을 자세히 살피게 되었다.

순간 놀랐다.

내가 문을 잡아당긴 차가 내 차가 아니고 하얀색 세단이었던 것이다.

어이없기도 하고

내가 덜렁이다가 하는 짓이 그렇지 생각도 들면서 실없이 웃었다.

그리고 되돌아서는데 언뜻 내 눈에 뜨이는 것이 있었다,

까맣게 코팅된 차 안에서 여유 있게 누워있는 남자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를 보고 있는지 안 보고 있는지는 표정은 보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내 쪽으로 얼굴이 보였으나 움직임이 없이 누워 있었다.

그 남자를 본 순간

난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당황하고 말았다,

그래서 염치없고 쪽 팔려서 재빨리 튀었다. 내 차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안고

재빨리 차를 출발하여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났다.

 

얼마나 놀랐던지.집에 도착하여서도

내내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밤새 그 남자에게 쫓기는 꿈꾸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쫓기어 다녔는지 모른다.

정말 미스터리다.

 

 

아래사진은 어제 문제의 그 목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