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티나터너.. 빨강머리 앤.. 그리고 나

파도의 뜨락 2005. 2. 17. 22:34

-티나터너.. 빨강머리 앤.. 그리고 나 지난 1월 1일 입니다.. 년초 시부모님께 안부 차 시댁에 연두(?) 방문을 한 때입니다.. 점심을 떡국을 끓여 먹고 즐거이 식구들과 놀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동서가 헤어 메니큐어좀 제게 해달랍니다.. 미장원에서 헤어 메니큐어를 했었는데 너무 고가 이어서 자주 하지 못하는데 .. 동서 친구들이 집에서 자주 한다고 괜찮다고 권해서 재료를 구입했는데.. 혼자서는 하지 못하고 겁도 난다고 제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전 처음 해 보는 것이었지만. 동서 머리가 성공하면 제 머리도 집에서 해 보아야겠다는 욕심에 떨리는 손으로 기술을 발휘해 보았습니다.. 의외로 결과는 괜찮았고 흐믓해 하는 동서를 보며.. 나두 미장원 기술사로 진출했으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자만심이 순간 들기도 했습니다...히~! 제 머리결은 20대의 한창때만 하여도 찰랑이는 말촉머리였습니다.. 그런데 하루 하루 세월이 흐르더니..머릿결이 변하여 정말 가늘디 가는 힘없는 솜털이 되어버렸습니다.. 거기다가 흰 머리 까지 늘어나 염색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염색이란는 것이 까맣게 하는 것은 어쩐지 할머니같아.. 아직은 청춘을 표시하고 싶어서 첨에는 약간 갈색톤을 하다가 .. 점 점 대담해져서 이제는 노란색의 머리도 주저 없이 물들이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내가 심하다 싶게 노란색을 물들이면 남편에게 몇마디의 핀잔을 듣지만.. 젊어지는 느낌에 대리만족으로 흰머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그러나 제 머리입장에서 생각하면..수난아닌 수난을 당하고 삽니다.... 흰머리와 멋내기를 위해.꼭 염색을 해야하고 .. 머릿숫자가 적으니 퍼머를 해야하고.. 머리가 푸석이고 갈라지니 퍼머할때 코팅을 해야하고.. 윤기와 탄력이 없으니 메니큐어를 해야하고.. 머리 감을 때 마다 꼭 트리트먼트를 해햐하고.. ㅡㅡ; 제가 퍼머하고 메니큐어 한 지가 2주일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데..벌써 머릿결이 푸석입니다.. 여간 속상한 것이 안닙니다.. 그런데 번쩍이는 동서의 머릿결이 생각났습니다.. 2주 전에 미장원에 돈을 지불해서 또 미장원에 돈 지불할 생각이 없어 저두 화장품가게에 가서 헤어 메티큐어를 샀습니다.. 노란색을 하려다 겨울이어서 좀 더 얌전해 질려고 오렌지색을 사왔습니다.. 저녁식사 전에 끝내려고 부랴부랴 머리에 메니큐어를 시작했습니다.. 삼십분이 흐른후.. 머리를 감고 거울 앞에서 잠깐 환상을 본 줄 알았습니다.. 미국의 팝가수 티나터너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으아`! 막 제 방에서 나온 아들애가 소리치며 막 웃어댑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빨간머리.. 빨깡머리 .. 제 머리가 온통 빨깨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서 억지로 거울을 또 처다보아도 이건 너무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저히 얼굴에 철판을 깔고 밖으로 다닐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열번도 더 욕실로 가서 머리를 감고 또 감고.. 아무리 그래도 여전히 빨간 내 머리... 두어시간을 욕실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남편보다 빨리 귀가한 딸애가 나를 보더니 "으 악~!!!!!엄마~!!!! 머리~! " 합니다.. "빨강머리 앤 보다 더 빨깐색 같으냐??" 하고 웃어보였지만,, 속이 넘 편치 않았습니다.. 제 머리도 빨개진 것도 앞이 캄캄하고..\ 좀 있다 귀가 할 남편 대할 것도 걱정이고 .. 또 다시 염색을 해야 할 지경인 이 머리에...하이고~!!! 남편이 회식으로 늦게 귀가 했습니다.. 애들하고 한참을 장난만 하는 것을 보아 내게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아들애가 일부러 제 머리가 할머니 머리 되었다고 보고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나의 머리를 보는 둥 마는둥 합니다.. 그리고 잠들어 버립니다..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식사하면서 까지도도 남편은 나의 머리에 대해 별 말이 없습니다.. 괜시리 부아도 났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출근하러 현관문에 서 있는 남편앞에 떡 버티고서 "내 머리색 어때? 넘 빨개? 아무래도 밖으로는 못다니겠네...?"했더니 남편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합니다... "빨강색나 노랑색이나 같지 않나???" ㅡㅡ;; - 머리와 전쟁중인 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