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조개 잡으러 가는 길은 신나고.. 즐겁고...

파도의 뜨락 2005. 2. 17. 22:28
    조개 잡으러 가는 길은 신나고.. 즐겁고...
     ----------- 1부 -----------------
    목요일 저녁식사 시간에 친구에게 볼 일 있어 전화를 했더니..
    바다에 가서 조개를 잡아 왔으니 좀 준다고  오라고 합니다..
    저녁식사 준비하다 말고 친구 집에 가서
    맛있는 생합(백합)조개를 얻어서
    저녁에 맛있게 조개구이를 해 먹었습니다...
    금요일 아침 자고 일어나 생각하니
    조개잡는 일이 얼마나 신났을 까 생각하니
    저도 조개를 잡으러 가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친구집에 모여서 커피를 마시며
    가자고 졸랐습니다..
    어제 두 친구는 지쳤을 법도 하였건만
    흥쾌히 ok 합니다..
    그래서 급히 조달된 인원 4명이 
    오후 1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신나게 신나게 서해안 갯벌로 조개를 캐러 갔습니다..
    여자 4명이 수다를 곁들이며 
    설레임의 조개잡이를 가는 길이 어찌나 신났는지 모릅니다..
    더 우스운 일은
    어제 처음 조개를 캐러 갔던 친구가 
    처음 가는 길이라 다음번에 갈 때 길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조개캐러 가는 길..'
    이란 제목을 붙이고
    지리정보 시스템이 무색 할 정도로
    깨알 같이 길 구석 구석을 수첩에 적어 왔습니다....
    그 수첩에 적인 길 안내 글이란 것이 ..ㅎㅎ
    이정표와..띄엄 띄엄 보이는 건물.. 길가 전봇대..
    삼거리.. 냇가등을 표시가 될 만한 것은 모조리 적어 놓아서..
    시골 할머니가 서울 딸집 찾아가는 것 처럼 ..
    그 수첩을 보며 차근 차근 차를 운전하는데..
    넷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약 한시간 가량을 달려서 찾아간 곳
    부안 개화도 앞 바다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지역이라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바다가 썰물때여서 끝없는 갯벌만 펼쳐져 있었습니다...
    각자의 연장(갈꾸리)을 어제 산 친구와
    집에 있는 것을 가져온 덕에..
    우리는 갯벌에서 머드팩을 해 가며..
    열씸히 아주 열심히 조개잡이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옷을 젖을 까봐 .. 또 버릴까봐 조심하다가
    채 10여분도 되지 않아서..
    물 속으로.. 땅바닥으로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힘들어서요..ㅎㅎ
    물 속에서  앉아서 갈꾸리를 긁어 
    사그락 소리가 나면 물속에 가만히 손으로  이 곳 저곳을 뒤져 
    만져보면 생합이 나오고..
    또 다른 친구들은 
    마른 모래땅을 열심히 갈꾸리로 밭을 일구다..
    역시 사그락 소리에 이곳 저곳을 찾으면 조개가 나오는 것입니다..
    서너시간이 흐른 후..
    서로의 얼굴을 처다 보니 
    몰골이 흉흉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또 수확의 기쁨에 신나하면서..
    해가 뉘였누였질 무렵 저녁 6시경에 
    바다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집으로 오는길에
    몇 시간은 바다에서 헤메이던 터라 
    몹시도 배가 고팠습니다..
    마침..지나는 시골길 옆에 짜장면집이 보여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탁자에 올려진 각자의 짜장면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짜장면이 양이 어찌 많던지 ..
    우리는  질려서 그 짜장면 만을 바라보고 있노라리
    주인 아저씨 왈..
    '많이 배 고파 보여서 면을 많이 넣었습니다..맛있게 많이 드세요'
    곱배기 양 보다도 더 많은 양의 짜장면을
    넷이서 소리없이 먹었습니다..ㅎㅎ
    주인아저씨의 배려에 
    남길 수도 없었고 남기고 싶지도 않아고 하여 양껏(?)먹었습니다..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ㅎㅎ
    바다에 다녀 온 후 그날 저녁.. 
    우리집 가족 밥상도 조개로 양껏(?) 물들였습니다...
    ㅎㅎ
    ------------------2부---------------
    토요일 만 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던가 
    아니면 전화로 애기 하든가 해서 번개팅(?)을 주선합니다..
    산으로 갈 것인가.. 드라이브 갈 것인가..다른 재미거리 찾을 것인가...
    오늘도 아침 일찍 모여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어제의 무진장 쌓인 피로도 잊은 채 
    조개를 어떻게 맛있게 먹었느냐.. 누가 많이 먹었느냐..
    하얀조개가 더 맛있다.. 생합이 더 맛있다 하며..
    조개 이야기만 하다가.. 
    어제 조개의 여운으로 이번 주는  
    두말도 필요없이 바다로 조개를 캐러 가자는 것입니다..
    다른 아파트에 사는 친구..
    두 집이 더 추가 되어서 
    아이들 자연 공부 차원에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애들도  데리고 조개를 캐러 가기로 했습니다..
    재빨리 각자의  집으로 가서..
    조개 캘 준비를( 의상 , 기구, 간식) 하고 애들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 동안 수십통의 전화가 이 집 저 집 불이 나게 울려대었습니다...히~!
    드디어
    각 집에 아이들이 도착하여 부지런히 점심을 먹인 후 
    아이들에게 조개 캐러 가자는 말에 
    사전에 의견 조율이 없던 차라 
    애들이 아니 가겠다고 반항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ㅎㅎ
    어르고 달래고 억지로 막 출발 하려는데 또 전화가 옵니다....
    이틀을 연속 다닌 친구가 .. .
    가만 생각하니 일요일에 남편과도 간다고 약속을 해서.
    연속 4일을 뛸 수 없으니
    오늘 손목을 아껴야 한다고 아니 가겠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내일 아빠들과 함께 가자는 의견이 나오는 통에
    이 집 저 집에서 내일 가자고 판을 깹니다..
    갑자기 주선된 조개잡이팀 6팀이 
    세집으로 허망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내일을 기약하며
    세집에서 양보하여..
    토요일 오후를 그렇게 전화로 조개를 잡고 말았습니다...
    ㅎㅎㅎ
    --------------- 3부 --------------------
    일요일 아침입니다..
    8시 반이 되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합니다...
    남편과 아이들과 오는팀.. 
    아이만 데려오는팀,, 
    혼자오는팀..
    하여 총 8집이 10시에 집에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저희집도 남편과 아들애와 저와 셋이서 출발을 했고..
    다른팀들도 중간 기점에서 모여
    혼자오는 팀들은 합산을 하여 두어차에 합병을 하고 하여
    차량 5대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전화로 계속 이 차 저 차에서  계속 수다를 떨고..
    이동통신사에 전화비 엄청 헌납하면서..
    쭉~! 달리고 달렸습니다..
    준비가 덜 된팀들은 갈꾸리를 한개에 5천원씩 사면서
    덕분에 임자 만난 갈꾸리장사 하시는 분은 
    열개가 넘는 갈꾸리 값을 버신 것 같았고..
    우리는 
    갈꾸리 값을 제대로 할 것인가를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ㅎㅎㅎ.
    그리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개화도 앞바다에 12시가 다 되어 도착을 했습니다...
    개화도 그 비좁은 길목.. 
    주차공간마져 너무 협소한  곳으로 들어가
    각자 나름대로 주차를 하였습니다...
    아~! 그런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지 뭡니까??...
    총 8집 21명의 군사는 절대로 좌절하지 않고
    각자의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각 집에서 사오던가 싸온 김밥을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빙 둘러 앉아서 이른 점심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꿀맛인 김밥을 
    덜덜 떨며.. 덕담도 주고 받으며..
    웃음소리 끊이지 않게 시끌벅적 점심을 끝냈습니다..
    몇 집을 제외한 대부분은 비옷을 준비를 못햇기에..
    커다란 비닐을 하나씩 뒤집어 써 임시 비옷을 만들어 입고..
    일제히 바다를 향하여 진입을 했습니다..
    아직은 완전히 바닷물이 빠지지 않았고(썰물)
    그래서 서서히 빠지는 물을 따라서 바다로 바다로 들어섰습니다...
    하나씩 조개를 줍는 탄성소리가 이 곳 저 곳에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은 남편과 아이들과 
    정답게 조개를 줍던 가족들도..
    차츰 차츰 조개찾아 삼만리 하더니..
    하나 둘 뿔뿔히 헤어져 있었고..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서로를 부르며 찾기도 하고.. 
    큰 조개를 잡아서 히히덕 거리기도하고
    아이들은 춥다고 벌 벌 떨고
    물 속에 아주 앉아서 갈꾸리만 허우적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갯뻘이 안방인양 아주 누워서 있는 사람도 있었고..
    굵디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려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그렇게
    몇 시간을 넓고 넓은 그  바다를 
    21명이 발칵 뒤집어 놓아 버렸습니다..ㅎㅎㅎ
    너무 굵은 빗방울에 
    아이들이 지쳐가는 소리와
    남자분들의 성화에..
    아직도 남고 싶은 갯벌에서 서서히 빠져 나왔습니다...
    밖에 나와 서로의 몰골을 처다보니 
    시커먼 물에 빠진 새앙쥐~!...ㅎㅎㅎ
    큰 물통에 받아온 수돗물로 서로의 몸을 대강 씻어가며
    서로의 조개를 비교 분석도 해 보고..
    커피를 타 마시고.. 
    남은 김밥도 또 먹고.. 
    과자도 먹고.. 그리고..그 바다를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쏟아지는 비속에서도 .
    문제의 그 짜장면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한 가족이 먼저 떠나고 
    나머지 7가족  17명...
    말이 필요 없이  짜장면집으로 달려 들어갔습니다..
    아세요??
    꼭 미팅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홀에서..
    어른들은 방에서 남 녀 마주 보고 앉아서..
    쟁반 짜장면을 먹는 기분을...
    그리고 주인 아저씨도 우리를 알아시고..
    오늘도 역시  맛이 일품인 짜장면으로 우리를 배 불려 주십니다..
    앞으로 조개잡고 오는 길은
    패키지로 꼭 쟁반짜장을 먹어야 한다고 우리는 다짐을 했습니다..ㅎㅎ
    짜장면 집에서 
    서로의 이별을 고하고 각자의 차로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집에 돌아오는길..
    무지 무지 쏟아지는 비 속을 달리고..
    와이퍼 돌아가는 소리도 요란 했지만..
    조개잡고 돌아 오는 길은 
    날씨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듯..
    피곤도 잊고 신나게 즐겁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며칠을 조개 속에서 살다보니 조개를 닮아버린 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