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한잔의 커피를 생각하며..

파도의 뜨락 2005. 2. 25. 19:49
한잔의 커피를 생각하며..
                    글 : 파도



오늘도 쉴 새없이 커피를 마시며,,
가끔은 내게 있어 커피의 존재를 생각하게 합니다..
어느 글을 읽으니..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이유를 찾는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나에게는 행복한 이유가 커피일 수 없지만..
맨날 마시면서두,,
향기에 취하고 맛에 취하면서
정말 가까운 친구인 커피~.....

어느날,,
친구 넷이서 저녁식사 모임을 끝내고 귀가 하려는데..
한 친구가  느닷없이 긴히 할 말이 남았으니..
찻집에 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가자고 합니다.
둘레둘레 근방을 찾아 보아도..
우리가 원하는 찾집은 보이지 않았고. ..
다방이라도 찾아 보았으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추운 날이어서 춥기도 하였지만..
저녁이어서..급하게 찾았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서 근방을  뒤지니..
눈에 보이는 "초가마당" 이라는 민속주점겸 찾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얼른 들어갔습니다..
실내가 아늑했고..따뜻했습니다
정말 옛스런 분위기도 풍겼습니다..
한가운데에 모닥불을 피워놓아서.
운치도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들은 분위기좋은 곳에 앉자면서..한껏 폼을 재며..
모닥불옆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장작타는 소리와 불의 열기에 기쁨을 동감하며..
얼었던 얼굴이며 손을 녹이면서.
환하게 웃는 우리에게  종업원이 ...
부채로 된 메뉴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친구가..
커피를 통일로 마시자며 메뉴판을 앞 뒤로 보더니..
갑자기 눈이 커지는 것입니다..
다 같이 메뉴판을 들여다 보고서..
((어머머?? 와~ 비싸넹? ..
여기는 다방이 아냐????..
레스토랑도 아니면서 칠천원이얌..
우리가 지금 분위기 찾으러 들어온 것이 아니잖아..
방금 식사 끝내고 배부른데.?.....
한잔에 칠천원 짜리 마시기는 억울 하자나??..
넷이면 이만팔천원. ...으~~
원래 그러는거야...))
품위며 분위기며 간 곳 없고..
모두가 억울 한 표정들 입니다..
저두 가만히 생각 해 보니
넷이서 저녁식사를 이만원에 해결하고 나와서..
커피 값으로 이만팔천원 지불하기가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제빨리 결정해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벌떡 일어서며.. 나가자~!...하니까..
놀란친구 표정들,,
어리둥절 일어선 친구 하나를
재빨리 끌어 당기어 탈출을 했습니다..
우리가 나오니 뒤따라서 어떨결에 나오는 두 친구들..
찾집을 도망쳐서 밖으로 나와서 모두 배를 잡고 웃습니다..
역시 ~! 우린 어쩔 수 없는 아줌마였습니다..
그래도 분위기 끝내주는 곳 들어갔다 나온걸루 만족하자며..
커피도 마신걸로 하자하고...
몇 초 사이에 이만 팔천원 벌었다면서,,
서로를 위로 합니다....
찻집에 가자던 친구는.. 자기집에 갔으면..
훨씬 맛있는 커피가 있다면서..
오늘밤..저 곳에서 비싼커피 마셨다면..
커피를 처다보기도 싫었을 거라면서 호호 거렸습니다...ㅎㅎㅎ
우리는 그날밤에..
진짜로 맛있는 커피는 못 마시고..
대신에 주머니에 돈 벌어서 귀가 했습니다..ㅎㅎ

 

 

2002년 2월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