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여행준비

파도의 뜨락 2014. 12. 23. 08:07

 

 

어제 친구 세 명이

병원 물리치료실 한편에 드러누웠다.

한 쪽 팔목에 똑 같이 링거를 꽂은 채....

헤헤..

삼개월 전

친구 여섯 명이 터키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예약을 하여 놓았다.

직업이 있고 바쁘게 사는 친구들이여서

같이 떠날 수 있는 날짜를 조율하여 맞추다 보니

여행 성수기인 연 말 연 초를 걸쳐서 예약을 하게 되었다.

삼개월동안..

서로 바빠 만나서 상의도 못하였고

겨우 전화나 문자, 카톡으로

여행 경비며 준비물이며 이렇게 하자거니 저렇게 하자거니 하면서

날짜가 흘러갔다.

12월이 되고

드디어 여행 날이 서서히 다가오자

여행에 대한 설렘은 전혀 없고 맘만 급하여졌다.

터키에 다녀오신 분들의 조언과 인터넷을 뒤져 여행지 탐방을 하고

여행일이 며칠 남지 않아서 각자

준비물을 하나 둘 챙기기 시작했다

9일간 장기여행에 겨울 이다보니 짐도 많고 

이것저것 소소히 챙길 것이 무척 많아진다.

캐리어가 넘치고 넘친다. 에고~~

 

며칠 전

감기를 실컷 앓고 난 뒤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과

몸이 견딜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장기여행을 할 수 있냐는 가족들의 걱정을  당당히 물리치고 

떠날 수 있다고 큰 소리는 쳤으나 건강치 못한 내 몸은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평소 운동량도 없고  병원 약도 한 주먹을 먹어야 하는 병약한 몸인지라

10일간 장기 여행을 견딜 수 있을 지 걱정이 점점 쌓여갔다.

아는 지인이 영양제 보충으로 맞고 가면 여행에서 피곤하지 않고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다기에 귀가 번쩍 뜨였다.

일 년에 한번쯤은 지독한 감기 몸살일 때 영양제를 투입한 경력이 있기에

옳다구나 싶었다.

어제

방학을 한 친구와 일찍 퇴근한 친구 두 명을 꼬드겨서

집 근처 평소에 다니던 동네 병원에 갔다.

진료 접수를 하고 제일먼저 접수한 친구 이름이 불리자

멀쩡한 세 여자가 우르르 진료실에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께 자초지종 얘기를 하며 주사 처방을 하여주실 것을 얘기하자

의사선생님이 당황스럽다며 웃으신다,

나이가 60넘으신 어르신 분들이나 여행가기전에 영양제 맞으러 오신다고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영양제 맞으러 온 것이 좀 당황스럽다고 또 얘기하며 황당해 하신다.

우린 젊지도 않고 체력도 약하며 장기간 여행이라

 맞아야 아프지 않고 귀국하겠다고 하니 비타민제나 섞어 맞으라며 처방을 해 주셨다.

주사실이 만원이여서 찜질방 같이 생긴 물리치료실에 입실을 하게 되었다.

환자 같지도 않고 멀쩡하게 생긴 아줌마 세 명이서

간호사 따라 우르르  물리치료실에 들어서자

환자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을  받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바닥이 온돌인 뜨끈뜨끈한 찜질방처럼 생긴 물리치료실이 좋아서 헤벌쭉 해졌다.

오후라 많은 환자가 없어 다행이기도 했다.

그리고 단체로 세 여자가 누워서 링거를 맞았다.

서로의 모습을 보고 키득키득 웃기기도 했지만

뜨근한 방바닥에 기분이 좋고 괜히 행복하고 좋았다.

한 친구는 꼭 이렇게 하고 여행을 하냐고 하면서

여행 가기도 전 부터에 지친다고 반 투정을 하며 웃기에

이것도 여행 준비라고 큰소리 쳤다.

그 기운으로 여행도 즐거우리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여행에 대한 기대나 설렘은 없지만.

당일이면 설레겠지 뭐

또 설레지 않으면 어떤가!!

이렇게 주사도 맞고 완벽 준비를 했으니

까짓것 닥쳐보지 뭐 여행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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