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때가 지난 이야기...

파도의 뜨락 2014. 10. 21. 23:00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을 만나면 저는 십년은 젊어집니다.

수다와 재미있는 이야기만으로도 젊어지기 때문입니다.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몽땅 풀어서

해피바이러스를 정신없이 전염시키는 중입니다.

역시나 이날도 

한 친구의 때 지난 이야기를 재탕하는 시간에는 더 깔깔거리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부부는 근무지가 같아서

전주에서 군산으로 출퇴근을 같이합니다,

8월 어느 날

한 낮 너무 뜨거웠던 햇살이 서산으로 넘어간 뒤

사방이 어둠을 물들어가던 시간에 친구부부는 퇴근을 하고 있었답니다.

전주 군산 간 4차선 산업도로에 접어들어서 쭉 뻗은 직선도로로 달리는 중이었는데,

마침 해가 막 지고 난 뒤라

사방이 안개가 깔리더니 운치 있는 구름이 척 걸쳐지는 하늘이

참으로 예술적으로 아름답더랍니다,

평야의 들녘에 운무가 펼쳐진 사방 경치에 넋이 나가서

쭉 뻗은 산업도로를 달리는데 행복해서 그만 피로가 녹아들더랍니다.

갑자기 아주 밝은 풍등하나가 구름사이에서 나오더니

차량 앞 쪽에서 둥실 떠오르더랍니다.

안개와 구름사이에 걸쳐진 풍등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랍니다.

어디서 풍등 날리는 축제를 했는지 하나가 떠내려 왔나 보다 생각을 했답니다.

밝고 커다란 풍등까지 그 시간에 어울려 주니 그런 환상의 풍경이 없더랍니다.

예쁘다 하다가 어찌나 예쁘던지 친구가 풍등이 아깝다고 잡았으면 좋겠네 했답니다.

친구 남편이 빨리 달려가면 잡을 수 있겠는데? 하면서

갑자기 차량속도를 높이더랍니다.

90km 도로를  130~ 140km로 속도를 높이며 신나게 풍등을 쫓아 달렸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달려도 이상하게도 풍등과 거리는 좁혀지질 않고 그 자리더랍니다.

오히려 구름이 걷힌 하늘 쪽으로 오르기만 하더랍니다.

그렇게  전주 쪽에 거의 다 도착할 즈음에 생각하니 커다란 달 갔더랍니다.

아무리 그래도 달도 몰라? 한 생각이 들고

그 모양이 너무나 밝고 평소 달의 크기도 아니어서 달이네? 아니네 하며 논쟁을 했답니다.

그 풍등이 달이라고 생각지도 못했기에 달이라고 깨닫기 까지도 한참이 걸렸답니다.

마침내 그것이 달인 것을 확인하고서는

본인들이 한 행동이 너무나 황당하고 우스워서  기운이 쑥 빠지더랍니다.

부부가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이 달을 풍등이라고 생각을 하였는지 어처구니가 없었답니다.

그리고 애꿎은 달을 보며

어찌 저리 크데?? 뭔 달이 저렇게 밝아??

달이 미쳤나?? 하였답니다.

그러면서도

그 달을 잡으려고 산업도로를 죽어라 달렸던 행동을 생각할수록 그저 황망한 웃음만 나왔답니다.

그리고

그 날이 수퍼문이 뜨는 날 이였었다는 것을 뉴스를 보고 알았답니다.

 

 

이 얘기를 몇 번째 듣는지

역시나 오늘도 이 얘기 덕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한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을 하여도 질리지 않은 수다.ㅋㅋ

아무리 그렇지만 달인지 해인지 풍등인지도 모르냐고

친구들의 놀림 또한 똑 같은 반복에 재탕 .

여자들의 행복한 수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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