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여름이 내게서 떠나갈 즈음에..뻘생각

파도의 뜨락 2014. 8. 12. 17:45

 

 

태양이 빛을 내 몰아 치던 한여름의 그 뜨겁던 열기가 좀 식었을까??

어느새 아침저녁 서늘한 기운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 한 낮은 몹시 덥다.

집으로 향하는 차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급히 에어컨 온도를 높이며 생각한다.

내 학창시절 에어컨 없는 뜨거운 버스에서 먼지와 바람소리 들어가며

겨우 버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통학하며 살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따위 더위쯤에 못견디며 약해진 체력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럼에도 여름이 좋고 활기차며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뜨거운 뙤약볕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야 할 일이 생길지라도

열정과 그 푸르름이 풍부한 여름이 난 정말 좋다.

 

신호 대기 중에 에어컨바람을 세게 켜놓고는

'더워도 여름이 나는 좋아~!' 라고 생각을 하면서 차량 밖을 본다.

이 더위에도

한쪽에 가방을 매고 햇볕을 맞으며 바삐 걷는 젊은 아줌마를 보니  

나의 젊은 시절이  그리워진다.

저렇게 활기찬 시절이 있었을 터인데 지금은 뭐란 말인가!!.

호기심이 발동하여

집에 오는 동안 흘깃 흘깃 차량 밖을 쳐다본다.

마침 건너편 인도에

활개 치듯 팔을 휘저으며 걸음을 특이한 걷기에

남의 눈에  확 뜨이는 나의 친구가 눈에 들어온다.

달리는 차 안에서 아는 체 할 수가 없었지만

여전한 걸음걸이의 그 모습이 부러웠다.

반갑다 친구야~!

그런데 그 옆을 걷는 60대 할머니가 보인다.

하얀 모시 상의를 입으시고  양산에 부채를 부치시며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이 더운 날 어딜 가시나 시원한 옷차림에도 땀이 보일정도다.

여름이면 하얀 한삼 모시적삼을 자주 입으시는 친정 모친 생각난다.

전화해서 한 낮에는 돌아다니시지 말라고 해야겠다.

눈여겨  사람들을 주시 해 보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행동이 보인다.

크럭스 슬리퍼로 신나게 뛰어가는 학생들도 보이고

예쁜 아가씨는  길거리임에도 사람들 눈치보지 않고

아랑곳없이  걸으며 거울을 보며  다듬고 만지고 . 땀을 닦나??  뭍은  자신감 쩐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신형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는 아이들.. 위험하네..

그 틈에도

머리에 밀짚모자에 토씨까지 낀 60대로 보이는 어르신의

여유 있는 걸음걸이도 보인다.

 

내가 사람들을 이렇게 살펴 볼 사이도 없이 지냈었나..!!

차창 밖에 보이는 저 사람들의 군상을 보며 새삼 미소가 어린다.

어느새 말복도 지나고 입추도 지났고 처서가 코앞이다

잠시 함께 머물렀던 이 여름이라는 계절도

나의 뻘 생각과 함께 신나게 지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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