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계란껍질

파도의 뜨락 2014. 1. 3. 21:41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도

유난히 정갈하고 까다로운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나 음식을 골라먹는다거나 입맛이 까다롭기도 한 사람은 

참 조심스럽게 대하여지고

아무리 친하더라도 스스럼하게 차 한 잔 내어주는 것조차도 눈치가 보이고 .

조심스러워지며 자제하여집니다.

 

저희 시댁에도

제 시동생이 좀 까다로운 과에 속했습니다.

시어머니도 아들이라도 어렵게 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까다로운 시동생에게는 밥상 아킬레스건이 있습니다,

그렇게 조심을 하는데도

꼭 희한하게도 시동생의 밥에는 돌이 있다거나

반찬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된다거나 

국에서 티를 건져낸다거나 합니다.

밥상에서 밥맛을 잃어버릴 일들이 꼭 시동생에게 정말 많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식구들이 되레 시동생에게 핍박을 합니다.

성격이 까탈스러우니 하늘의 저주라고.

 

저희 집은 제가 꽤 털털한 편입니다.

저는 성격상  깔끔하거나 차분히 일하는 타입이 아니고

급하고 재빠르게 일하는 타입이라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실수가 많을 터인데도

남편은  말없이 조용히 골라내는 것을 몇 번 본 것 외에는

까다롭게 타박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도 아직껏 아무 말 없이 살아서 그러려니 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저녁입니다,

생선전을 열심히 먹던 딸아이가  말을 합니다.

"요즈음 엄마의 계란요리에서 계란껍질이 자주 발견되는데

? 계란을 깨트릴 때 껍질이 안보여요?" 하고 묻는 겁니다.

나는 즉시

"계란껍질?? 전혀 !! 그럴 리가.

일부러 조심스럽게 깨는데?? 껍질이 있나 없나 살피는데

네가 어쩌다 한번 껍질을 본 거겠지."

" 아니요 ~!

어제 먹은 계란찜에서도 며칠 전 먹은 볶음밥에서도

그리고 다른 계란요리 먹을 때도 몇 번을 발견을 한 것 같아~!

엄마가 급하다고 계란껍질을 보지 않고 요리를 하나 봐 조심 좀 해 주세요!"

"그럴 리가~ 내가 계란 깰 때 얼마나 조심을 하는데

이 생선전도 계란인데 먹어봐라 계란껍질이 어디에 있나~~"

강하게 부정을 하고서 생선전을 하나 집어 들고 베었습니다.

꺼끌..’

순간 입안에 자그마한 음식 같지 않은 느낌이 씹힙니다.

생선뼈인가 했다가 베다 남은  생선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 .......!!!!"

딸내미가

"거봐 거봐 딱 계란껍질이네~"

하고  깔깔 거리며 증거를 잡았다고 웃고 있고

남편도 기가 막힌 듯이 나를 쳐다보며 실소를 보냅니다..

말문이 막힌 나는

하나하나 계란을 깨서 껍질을 확인을 했는데

? 어떻게 계란껍질이 보이지 않고 들어갔나?’

하고  생각에 생각을 하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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