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들..

파도의 뜨락 2013. 10. 8. 23:51

 

 

 

 

출근길..

저 앞이 밀린다.

삐요 삐요,,’

역시나 사고가 났는지 레커차 출동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레커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사고가 많이도 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휴일이다.

남들은 가을 정취를 맛보러 여행을 가지만

나는 주말농장에 가야한다.

마늘을 심을 땅을 준비를 하여야 한다고 동서가 채근을 하는 통에

급할 것도 없는 나였지만 덩달아서 급하여졌다.

마침 시동생과 남편이 바빠서 동서와 둘이서만 가자고 약속을 했다.

농장에서 일할 거리를 급히 챙기고 집을 나섰다

집 부근 사거리까지 겨우 1~2분쯤 운전을 하고

빨간 신호등에서 정차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터걱 거리더니 엔진 죽는 소리가 난다.

깜짝 놀라서 급히 시동을 걸었으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게 되었다.

차를 비상 깜박이등을 켜 놓고는

면허증과 휴대폰이 있는 작은 백을 들고 차를 빠져나와 길가 보도에 섰다.

그리고 정신이 없어 차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긴급출동으로 레커차를 부르게 되었다.

 

육차 선과 이차선 교차된 동네 사거리..

휴일이지만 아침 시간이니 차가 밀린다.

내 차가 사거리 맨 앞에 있으니 뒤의 차들은 맨붕이 되었다.

내차가 고장이나 정차된 곳이 2차선 쪽이다.

한쪽이 우회로라서 좌회전이나 직진을 하는 차들이

파란불신호에서 내 차 때문에 가질 못하고 우회로로 끼어들며

순간 우왕좌왕 아수라 장이된다.

꼭 사고가 날 것 같다.

그것을 보는 나는 정말 미안하고 안타깝고 애가 탄다.

그저 손으로 이쪽으로 오세요,’ 하며 수신호만 해댄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이쪽저쪽 바라보며 레커차 오기만을 기다린다.

미안한 마음에 얼굴을 마음대로 그 쪽으로 돌리지도 못하였다.

그래도 잘도 섞여서 움직인다.

마침 내 차 뒤에 정차를 한 시내버스가 

길옆에서 수신호를 하는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

"수신호 말고 차라리 트렁크를 열어두세요,"

 

그렇게 신호를 다섯 번은 훨씬 더 보낸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십여 분쯤 후에 언제 나타났는지 레커차가 내 차 앞에 있었다.

다른 차 사고는 삐요 삐요 소리도 요란하던데

아무 소리 없이 내가 느끼지도 못하게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레커 쪽으로 가려다가 잠시 멈춰 섰다.

레커차가 몇 번 무엇인가 뿍뿍 거리더니 내 차를 덜꺽 실어버린다.

그 와중에 나는 신기해서 레커의 움직임을 멍하니 바라다 보았다.

레커차 운전 하신 분은 내리지도 않고 내차를 매달고는

다가가는 나를 보더니 레커에 타란다.

역시나 1~2분 거리인 동네 카센터로 이동을 했다.

그리고 다시 렉커 기사는 움직이지도 않고 나만 내리게 한다.

그리고 리모컨으로 조정을 하더니

덜거덕 소리가 몇 번 나고 내 차를 카센터에 내려지고

명함 한 장 턱 주고는 그대로 휙 사라진다.

 

카센터 주인이 나오더니 내  설명을 듣더니

차를 열어보고 어찌어찌 하더니 

라디에이터가 세서 부동액 돌리는 곳이 얼어버려 고장이 났다고 한다.

라디에이터를 갈아야 한단다.

아침나절이 차 고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오후가 되어서야 동서하고 나는 주말농장에 갈 수 있었다.

 

가까이 보면서도 먼 남의 세계처럼 느끼고 살았던 레커..

차가 고장이 나고

몸으로 체험을 한 황당한 휴일이 되고 나서야

진심의 레커차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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