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이유와 원인찾기..

파도의 뜨락 2013. 5. 1. 20:52

 

나의 나머지 생애동안

기억력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살까.

따끔거리는 목상태에 어제밤의 일이 회상되어

새벽부터 뜬금없는 넋두리가  저절로 베어져 나온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동 출입문 키와 집 현관 키가 있다.

하나도 버거운데 두개를 외우고 다녀야하는데

그래도 늘 습관적인 번호라서 어찌 외우고 다닌다.

그러나 집 현관번호를 잘 잃어버리지 않았어도

잘못 입력하여 현관을 차단시켜버려서 

경비아저씨를 부를 뻔한 사건도 몇 번이나 일으켰지만

그래도 잘 외워서

뇌가 깜박이지만 않으면 무사히 통과는 할 수 있다.

 

집 현관 키는 그렇다 쳐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동 출입문 현관 번호 키도 고민하게 한다.

이사 와서 출입문 번호 키가 한번 바뀌었는데

바뀐 번호를 다시 뇌에게 습관처럼 사용하도록 입력하기까지

예전번호 누른 것이 셀 수가 없었다.

그리고도 다시 외워두었던 번호도 잃어버리거나

또 비슷한 다른 번호를 누르거나 하게 된다.

집안에 들어오는 것 까지도

극의 체험을 하게하며 어렵게 집안으로 들어와야 하는지

나의 뇌의 상태가 야속하기도 하고 늘 고민하게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물건들과 생활들을 잃어버린 것들이 셀 수가 없이 많기에

소소한 잃어버림 쯤은 몸에 베어버려 무심히 살지만

이 현관 키만은 날마다 겪는 일이니 참 속상하고 귀찮아진다.

 

어느 날

남편과 딸아이와 함께 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드디어 현관입구에서 해프닝을 벌이고 말았다.

갑자기 아파트 현관번호가 헷갈려 버린 것이다.

엉뚱한 번호를 서너 번 입력한 후 출입문이 봉쇄되어버리자

남편과 딸아이가 나의 행동을 그냥 바라만보고

번호를 알려줄 생각도 안 하고

그냥 나의 행동만 쳐다보며 어이 없어한다.

그래도 당당하게 백을 뒤져

마침 가지고만 다니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현관 출입카드를 꺼내게 되었다.

입구에 대어 보았으나 감감 무소식이 되어 울상이 된다.

그제야 딸아이에게 번호 알려주지 않았다며 타박을 해 가며

현관 키 사용법을 알려 달라며 짜증을 내게 되었다.

그러나 남편이 혼자서 들어가 보라며 딸아이를 아이를 제지한다.

나는  울고 싶은 심정으로 서 있는데

마침 아랫집 엄마와 딸이 들어가려고 다가와 우리를 한번 보더니 

조심스레 현관 번호를 누른다.

그제야 생각나는 번호~~

 

어쨌든 재빨리 아래층 아줌마를 따라서 현관에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다.

그 때까지  내 손에 들려있던 나의 현관 키를 아래층 아줌마가  보게되었다.

"그거  출입문 카드 아닌데요? 집 키 같은데요? 출입문 카드는 그것 보다 작은 싸이즈예요" 한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멍해버렸다.

아래층 아줌마에게 내 건망증을 설명해주고 집 식구들이 나를 실험중이라고

빠르게 얘기를 하자

아줌마 죽어라 웃으며 마침  본인 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어휴~~!!!!

그러나

남편과 딸아이는 웃지도 않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만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젯밤.

친구 집에 볼일이 있어 늦은 시간에 다녀오게 되었다.

동네라서 차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오던 차라

1층 로비에서 현관을 통과하게 되었다.

밤이라 더  추워서  벌벌 떨다가 두 번이나 번호를  잘못 누르게 되었다.

세 번을  잘못 누르면 차단이 되니 잘 못하다간 집안 식구들 호출로 들어가게 생겨서

섣불리 이번호 저 번호를 누를 수가 없어

가만 서서 다른 사람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늦은 시간 현관을 통과하는 사람이 없어 한참을 추위에 떨며

호출을 할까 말까.고민하게 될 때쯤 사람이 나타났다.

에효~~

 

오늘아침 몸이 으슬으슬 거리고 콧물이 흐른다.

이 감기의 원인이

중국산 미세먼지를 탓하기에는

어젯밤 현관 밖에서 떤 시간이 자꾸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