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황당한 오후,,,

파도의 뜨락 2012. 2. 22. 21:43

 

 

 

미장원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석 달에 한 번씩은 꼭 가서 머리를 파마를 한다.

왜냐면 나의 머리카락 숱이 적어서 두어 달이 지나면

머릿속이 훤히 보이는 민머리 수준으로 변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파마를 하여 커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를 고불고불하게 파마를 하여서 

드라이로 조금 펴고 다니면 머리가 풍성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에 파마를 하였었다,

미장원에서 파마를 한지 두 달이 채 안되었다.

이번엔 두 달이 조금 못 되었는데도 머리가 벌써 풀렸나 보다.

요즈음 드라이로도 머리가 통제가 되지 않고

머리카락이 붕붕 뜨고 풀려서

아침에 아무리 꾸미고 다듬어도 오후가 되면 광년 수준이 되었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생각을 하였다.

'오늘은 퇴근길에 미장원 들러서 머리를 좀 잘라서

파마를 할 때까지 한 달쯤 더 버텨야지' 하고..

 

내가 가는 미장원이 근처 동네가 아니다.

차로 10분쯤 가야하는 우리 동네와 좀 떨어진 곳이다.

이집 주인하고는 벌써 5년째  단골을 정하고 다닌다.

가격도 싸고 머리스타일도 짜증내지 않게 해 주기에 

나뿐이 아니고 내 가까운 친구들도 단체로 가는 집이다.

이집은 한 달에 두 번 목요일이 정기 휴일이다

이 정기 휴일 때문에 나는 이 날을 잊어버리고 무심히 불쑥 방문했다가 

되돌아 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닌 한마디로 허탕 전문 수준이 되었다.

 

퇴근 길...

아침부터 맘먹은 대로 잊어버리지도 않고 미장원 쪽으로 차를 돌렸다.

사거리 지나서 좌회전 한번 우회전 한번 또 한 번의 좌회전까지

세 번만 핸들 방향을 틀면 미장원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큰 사거리라서 신호가 길었다.

그런데 문득,

혹시 오늘이 목요일이 아닌가? 목요일이네? ‘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목요일이면 미장원에 가서 다시 허탕이니

그래서 이번에는 미장원에까지 가서 발길을 돌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장원 번호는 모르고 .

마침 번호를 잘 아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오늘이 미장원 휴무일 주 목요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친구의 대답은 들으나 마나였다.

나를 핀잔하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다.

쉬는 목요일이 몇째 주 이던  기억이 나지 않으면

무조건 목요일을 피해서 다른 요일에 가면 되는 것이니 

오늘 같은 목요일에는 미장원을 안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괜히 헛걸음 하러 미장원 가지 말고 

곧장 친구 집이나 와서 놀다 가라며 크게 웃는다.

그런 해답이 있었나 싶어 같이 웃었다.

그리고 친구의 말이 명언이다 싶었다.

나는 급히 차선을 변경하여 집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오늘은 미장원까지 가지 않고 차를 돌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친구 집에 들러  머리 자른 시간만큼 차도 마시고 놀다가 집으로 왔다.

 집으로 들어오는 엘리베이터..

중학생이 된 9층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대화중이다

" ~! 너 오늘 수요일이잖아~! 잊었냐??

나한테만 전화하라고 하냐!!~~~ "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문득 나의 뇌에서도 깨임의 소리가 들렸다.

" 수요일???

오늘이 수요일 ??? ㅡㅡ;;

내 미쳐~!! 오늘이 수요일이었는데 왜? 목요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

억울하고 분하고 어이없고~!!

나는 그렇다 쳐도 친구까지  ?? 덩달아서~~~~~~~~~~~!!

저녁 먹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따지듯 물었다.

"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

거침없이 친구의 입에서 대답이 흘러나왔다.

"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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