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낮잠 때문이라고...

파도의 뜨락 2011. 9. 12. 06:10

낮잠 때문이라고...

며칠째 기가 허해졌는지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잠을 깨곤 한다.

 

명절전날이었다.

모처럼 시댁도 안가고 집에서 명절을 보내고

점심때 친정 가서 식사하고 오기로 했기에

크게 명절 준비는 할 것이 없었지만

식구들 먹을거리 준비와 청소를 하느라고 오전 내내 피곤했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잠시 허리를 펼 겸 전기매트를 켜 놓고 누워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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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이 복잡한 곳에 차를 끌고 들어섰다.

우회전을 하려는 데

얼굴이 익숙한 남자 어르신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도 드릴 겸 길이라도 물어볼 겸 해서

좁은 골목에서 차를 급히 멈추고 내렸는데

그분의 행동이 이상했다.

마치 내 쪽을 무엇인가 던지려다가 후다닥 거두어 버리는 모습이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분에게 길을 물을 요량으로 다시 한 걸음 옮겼는데

어디서 빠르게 그분 부인이 나타나시더니

남자 어르신 손에 든 것을 빼앗으시더니 내 쪽으로 휙 뿌리신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내 몸에 하얀 밥알이 눈처럼 뒤집어써졌다.

처음 내게 던지려던 남자어르신은 

놀라셨는지 혀를 차더니 어디론가 도망치듯 가 버리셨고

하얀 밥을 뿌리신 여자 어르신이 그제야 나를 알아보시고는

아주 황망한 표정과 당황한 표정이 복합된 모습으로

많이 놀라셨는지 말을 못하시고 입을 떡하고 벌리고만 서 계셨다.

그리고는  이내 울 듯 한 표정을 하신다,

난 애써 웃으며 그분에게 가서 괜찮다고 안심시키고

또 왜? 밥알을 뿌리셨는지 물어보려고 몇 발자국 걸음을 떼었다

그러다보니 골목에 다른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경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우선 몸에 뿌려진 것이나 제거하고

그 이유는 나중에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되돌아 한쪽에 서서 몸에 뿌려진 밥알들을 대충 제거 했다.

 

밥알을 제거 하면서 생각하니

그 어르신 부부가 이상한 미신을 믿나 보다 하고 웃음도 나왔다.

그리고  다른 분들께 이렇게 했다가는 큰일이 나겠다 싶어서

이러면 안 되는 거라고 확실히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히 차에 들어가서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오지랖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확실한 확인을 해야 할 것도 같아서 이 상황이 범죄인가 아닌가를 물어보았다.

경찰의 확인까지 받은 난 전화를 끊고는

차 시동도 끄지 못하고 그분이 계시던 방향 쪽으로 급히 가 보았다

이미 그분들은 집안으로 들어가 버리셨는지 보이질 않았다.

골목에서 구경하시던 사람에게 물어

그분 집을 확인하고 대문이 열려진 집안으로 들어갔다.

여자 어르신이 대기하고 있었는지

내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급히 뛰어나오시면서 굉장히 미안하고 어쩔 줄 몰라 하셨다.

 

그  대문 안에 서서 괜찮다고 안심 시키고는

궁금했던 것을 질문했고

예상대로 그 쪽 방향에서 오는 사람에게 흰밥을 던지라는

무당말을 실천한 것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미신도 신이고 믿는 것도 괜찮기는 하지만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금방 경찰과 통화한 이야기를 해 드리며

잘 못 하면 고소당할 수도 있으니 다시는

그러시면 안 된다고 얘기까지 해드렸다.

그리고 

복잡한 골목길에서 시동도 끄지 않고 세워둔 차가 걱정이 되어

차 한 잔 하고 가시라고 붙잡는 여자어르신께 급히 인사를 하고

대문 밖으로 나와서 차를 세워둔 골목길로 달려갔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차가 보이질 않았다.

내가 세워둔 곳.

차가 보이질 않기에 다른 골목인가? 하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달려가 확인해 보았지만 차는 보이질 않았다.

희한하게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가슴이 턱 막혀왔다...

금세 이렇게 황망하고 망연하여 엉엉 울어가며 계속 찾았으나

정말 차가 보이지 않았다.

차나 지키지 왜? 시동을 켜 놓고 어르신 집에 들어가

오지랖이 넓게 이래라 저래라 충고를 하였는지 후회를 하였다.

어찌 하여야 하나 하고

분하고 답답한 마음에 그만 크게 울다가 울다가 잠이 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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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고 가위를 눌려서 울다 눈을 떴는데

얼마나 요란하게 울었는지 깨고 보니

언제 왔는지 침대 옆에 서서 남편이랑 딸애가 나를 보며

배꼽을 잡고 웃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박 삼일을 놀림이 되고 말았다.

나는 그럴 때마다 잘 자지 않은 낮잠을 일 년 만에 잤더니

벌어진 현상이라고 애써 변명만을 해 대었었다

 

어젯밤

가시가 옆구리를 찌르는데

치워주라고 해도 들리지 않은지 식구들이 가시를 치워주지 않아서

가위가 눌려 크게 울고불고 소리를 질러대는 잠꼬대를 해 대다가

잠자는 집안 식구들 비상을 시키고는

뒷날 또 식구들의 놀림거리가 되어버렸다.

낮잠 때문이라고 변명도 못하게 한 이놈의 잠꼬대는 어찌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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