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열쇠꾸러미 실종사건

파도의 뜨락 2011. 5. 21. 08:42

 

수요일 오후…….

일찍 퇴근을 하였다.

엊그제부터 보이지 않은 열쇠꾸러미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며칠을 집안 이곳저곳을

셀 수도 없을 만큼 찾아보았으나 나타나질 않았기에

신중하게 차근차근 생각해 가며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샅샅이 뒤져보아도 역시 열쇠 꾸러미는 나타나질 않았다.

열쇠의 존재가 없음을 느낀 것이 그저께인 월요일아침..  

출근하려고 차 키를 찾기 위함이었다. 

한참을 찾다가  어디에 있겠지 생각하고

찾는 것을 포기하고 보조키 들고 출근을 하고 말았다.

화요일 아침까지도 열심히 찾았다.

그날 밤부터 본격적으로 찾았으나 보이지 않아서

집 밖에서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하였다.

수요일 일찍 퇴근을 하였기에

본격적으로 다시 한 번 잃어버린 꾸러미를 찾아버려 한 것이다.

그 꾸러미에는 차키와 8기가 이동식디스크, 메인 현관 키

그리고 주말농장의 창고키 등 여러 가지가 달려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아침까지는

그 열쇠 꾸러미에 있는 자동차 키로 운전을 했었던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틀 동안이나  열쇠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그 이후 꾸러미의 행방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이다.

그 토요일..

낮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보고

생뚱맞게 새벽에 동서에게 전화를 해서 같이 주말농장에 다녀왔었다.

주말농장에서 무사히 집까지 들어왔으니

이 아파트 안에서 잃어버린 것이 분명한 터~!

그날 집으로 들어오다가

아파트 통로나 주차장에 빠트렸나 하는 엉뚱한 추축도 해보고

어느 분이 주워서 경비아저씨에게 맡겨 놓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필요하면 아파트에 방송이라도 해 보려고

경비실과 연결된 인터폰을 들어보았다.

한참을 경비실 인터폰벨이 울려도 다른 곳 순찰을 하시는 중인지 대답이 없으시다.

몇 분 후에 다시 연락을 해 볼 요량으로 인터폰을 끊었다.

 

토요일 점심때 친구들의 모임날..

레스토랑에서 만난다고 하기에 옷을 갈아입고 나갔었다.

 또 저녁에는 친구 아들 녀석이 취직을 했다고

친구가 취직 턱을 낸다기에 친구 집 가면서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었었다.

낮에는 친구가 운전을 하였고 밤에는 남편이 운전을 하였지만

나도 습관적으로 열쇠를 들고 나갔을 것이 아닌가 하여

이미 빨았거나 입었을 수도 있던 옷들을 찾아 호주머니를 뒤져보았다.

그날 들었었던 핸드백이나 손가방도 열 번도 더 뒤져 보았지만

역시 꾸러미는 나타나질 않았다.

전날 딸애에게도 남편에게도 열쇠 행방을 물어 보았으나 헛수고였다.

들어오면서 차 내부이며 트렁크며 한참을 찾아보았었기도 하였다.

 

그러다 퍼뜩 스치는  생각이 떠올랐다.

친구에게 나누어 준 파 ~!!

그날 주말농장에서 대파를 몽땅 뽑아 와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요량으로 큰 파란색 봉투에 두개를 나누었었다.

한 봉투는 트렁크에 놓아두고. 한 봉투만 집으로 들고 왔었다.

트렁크에 있는 것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에게 줄 것이었으므로

낮에 같이 모임을 다녀오며 주려고 차에 남겨 놓았다가

친구 차로 모임 같다 들어오면서 주차장에 들어가

마침 핸드백에 있던 나의 보조키를 꺼내서 차 트렁크를 열어서

친구를 꺼내 주어서 열쇠꾸러미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으로 옮겨온 파는

월요일에 다른 친구에게 가져가게 했었다.

그 월요일에 친구에게 준  파를 담은 봉투가 생각이 났다.

 

파봉투`!!!!!

그날 주차장에서 그 파를 꺼내오면서

마침 그 때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기에

주차장에서 라인 통로까지 우산을 꺼내어서 들고 오려니 두 손을 사용해야 하는데

파가 무겁고 열쇠가 거치적거려서 파 봉투에 넣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되었다.

그 파봉투를 가져간 한 친구에게 즉시 전화를 했다.

친구에게 열쇠를 잃어버린 일을 자초지종 설명하며

혹 그 파봉투 안에 열쇠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내 생각을 전하였다.

친구는

아침에 다듬어서 버렸다면서  파가 많아서

파의 아랫부분만 싹둑  잘라서 파만 꺼내어 다듬었기에

아래쪽 뿌리나 쪽은 자세히 살펴보질 못하고 버렸다고

진즉에 전화하지 이제야 전화 했냐며 걱정을 해주었다.

빨간색의 나의 열쇠꾸러미를 친구도 어떤 모양새인지 알고 있기에

그 파 봉투에 있었다면 아무리 뿌리가 많았어도 눈에 뜨였을 터인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없었던 것 같다고는 하면서도

나의 걱정하는 말을 듣고 꺼림직 하였는지

아침에 버린 그 파 다듬은 쓰레기봉투가 있는지  가서 찾아본다고

친구네 아파트 쓰레기장에 나갔다 온다고 하였다.

미안하기도 하였으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난 말리지 못하였다.

그리고 10분쯤 후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쓰레기장에 내려가 보니 다행히 버린 쓰레기봉투가 있어서 

봉투를 헤집고 찾아보았으나 내 열쇠꾸러미는 없었다는 애기였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자기 일생에 버린 쓰레기 뒤져보기는 처음이었다고 하였다.

미안도 하고 웃기기도 하여서 한참을 웃었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이번에는 옷장을 뒤지기 시작을 하였다.

못 찾으면 정말 경비아저씨에게 다시 연락을 하여

방송이라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서

그날 입었던 옷들을 유추해서 다시 하나하나 호주머니를 뒤지기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

찾았다..!!!

입은 기억도 없는 생뚱맞은 옷에서 열쇠가 나왔다.

몇 년 동안 입지도 않았던 연회색 빛이 섞인 파랑색 점퍼를 그날 왜? 입었는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지만

그 토요일 주말농장에 그 옷을 입고 나갔다 온 것이

그 열쇠를 그 옷에서 발견하고서야 기억이 난 것이다.

며칠 동안 신경을 많이 쓰고 시간 낭비도 하였고..

원치 않게 친구에게 실수도 했고

집안 장롱이며 집기들이며 엉망이 되기도 하였지만

다행히? 경비아저씨까지 알려야 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열쇠를 찾았으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냔 말이다~!!

 

 - 열쇠에 눈이 멀어 일을 크게벌인 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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