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어려운 이름들은 뇌가 거부한다.

파도의 뜨락 2010. 10. 21. 05:42

나의 뇌가 구형이 되어가는지 고장이 일어나는지.

갈 수록 조금씩만 저장되고 단순화 된다.

한번 들었던 말은 분명 되새김을 하고서도 기억하기 힘이든다.

어려운 단어가 두글자 세글자 늘어날 수록

뇌세포가에 기록을 따라가지 못하고 과부하로 다운되어버린다.

이러면 안되는 것 알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었고 또 별 반응없이 그러려니 적응하며 살아진다..

 

어렸을 적에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을 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연탄과 함께 없어서는 안될 것이 '번개탄'이었다.

우리이모는 이 '번개탄'이라는 이름을

늘 '원개탄' '원개탄'이라고 하였다.

우리이모가 결코 머리가 나쁜것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번개탄만 그렇게 부르고 다녔으니

이모애들과 나는 신기해 하면서 놀렸던 기억이 났다.

번개탄하고 원개탄하고 비슷하지도 않았는데도

정말 그렇게 쉬운 단어를 왜? '원개탄'이라고 부르냐고

아무리 고쳐주어도

줄기차게 울 이모는 그렇게 '원개탄'이라고 하였다...

그 때 그 이모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쯤이었을 때이다...

 

인터넷 검색 중이었다.

우연히 근초고왕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학교 다닐 때 국사공부가 재미있었기에

근초고왕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반가움과 생겼다.

백제 근초고왕을 일대기를 드라마 화 한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읽다가 생각하니

난 이 '근초고왕'이라는 이름이 낯이 설지는 않았다.

근초고왕이라는 이름이 내 저장고에서 덜어내 지지 아니 하고

여태껏 기억이 되고 있는가에 대해 신기함도 밀려들었다.

하긴 그 시절 이 이름이 어려워

근고초왕 이었는지 근초고왕인지 몹시 헷갈렸던 기억이 있으니

쉽게 떠오른 단어인지도 모른다.

내친김에 사전을 검색하여 자세히 알고 싶었다...

검색창에 '근고초왕' 이라고 글을 쓰고 사전검색에 들어갔더니

검색결과가 없다고 나왔다.

다시 통합검색 탭으로 이동 하였더니 나처럼 헷갈린 엉뚱한 사람들 글만 검색이 되었다

관련검색어에서 '근초고왕'을 보고서야 순간

'아`! 근초고왕이었구나 이름 햇갈리네~!"

하며 금세 잊어버리는 나의 뇌세포 구조를 탓하며 다시 검색을 하게 되었다.

 

중학교 때  꽤 친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에게 남동생이 있었다.

친구 이름이 '조 장순'이었고 동생이름이 '조 임수'인가 하였는데

난 만날 친구 동생 이름 중 '임' 이라는 글자는 어디로 날려버리고

친구이름과 비슷한 '장수'라는 글자만 기억되어서

네 동생 '장수'가 하고

또는 '장수'야~! 하고 부르기도 하였었다.

그 때 친구가 몇 번이나 고쳐 부르게 했지만

한번 입력된 이름이 쉽게 바꾸어지질 않았었다.

친구이름하고 비슷하게 나의 뇌가 기억을 하여서 

'장수'라고만 부르게 했고

애써 고처 부른다는 것이 '장임수'라고 성을 바꾸어버리는 실수도 종종 했었다.

그 이름을 재대로 불러 본적이 없어서 매번 친구에게 실수를 하곤 했었다.

그 시절이 떠올라서

새벽에 일찍 깨어난 난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름이 헷갈린 수많은 단어들이 떠오르다가

어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였던 '근고초왕'까지 떠올랐다.

어제도 헷갈렸던

그리고 '근초고왕.. 근고초왕??' 하다가

근초고왕인지 근고초왕인지 단어 배열이 떠오르지 않은 것이었다.

결국 새벽에 다시 인터넷을 켜고

검색란에다 다시 ‘근고초왕’과 ‘근초고왕’ 단어를 입력하고

결국 자동완성 서비스로 확인을 하고 말았다.

 

사진은 나의 뇌세포 보다는 덜 복잡한

울 아파트 단지

가을이 찾아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