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그 여자의 소설같은 이야기.1

파도의 뜨락 2010. 10. 12. 21:07

산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쳐서 꼼짝을 못하는 친구 집에

오후시간을 짬을 내어서 병문안을 갔습니다.

마침 친구 집에는

서로 텔레파시가 통했던 듯 다른 여자 친구 두 명이나 더 와 있었습니다.

네 명은 며칠 전에도 만났건만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몹시도 반가워했습니다.

 

각자 가져온 간식거리가 모여서

거실에 수북이 쌓였습니다.

빵, 단감, 사과, 배 , 홍삼엑기스, 양파 즙, 배 즙 등과

그도 모자라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커피까지..

그렇게 많은 간식들이 널브러진 다과상을 가운데에 놓고

친구 집 거실에 모여 앉아서

물 만난 고기마냥 입이 아파라 떠들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떠들다 나온 말 중에

친구의 무릎도 빠른 시간 안에  치유가 될 거라고 하면서

요즈음은 의술이 참 좋은 시대여서 죽은 사람도 살린다고 하면서

자연스레 이야기가 꼬리를 물며 연결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의  첫아이 산고 때 애기가 나왔습니다.

의술이 좋지 않았으면

본인은 그 때 죽었을 것이라며 얘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애기를 신나게 하고 

여자들이 모이면 산고 때 애기를 많이들 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이미 예전에 산고얘기는 섭렵했을 터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친구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처럼 흥미 진진 하였습니다.

세상에~!! 그래서? 등의 추임새가 섞이며

집중하며 들으며 자연스레 분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소설 같은 이야기가  현 시대에 존재 한다는 것과

그녀의 남편마저도 미워질 뻔 했던 친구이야기 입니다.

 

친구는

시골 벽촌에서 태어나

역시 더 벽촌으로 일찍 결혼을 하고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답니다.

그렇게 살다가 첫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그 아이를 낳을 때가 되었답니다.

 그 시절 그 마을에서는 병원은 정말 부잣집사람만 가는 것이었고

평범함 사람은 집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살았답니다.

친구역시 가난하였기에  집에서 아기를 낳게 되었답니다.

너무 벽촌이었기도 하였고 또 그 동네에서는 누구나 집에 서들 아기를 낳았기에

며느리도 집에서 애를 낳는 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아셨고

또 병원비는 괜히 비싸다고 생각하시는 친구네 시어머님 때문에

친구는 어쩔 수 없이 병원에는 갈 생각도 못하고

결국 집에서 애를 낳아야 했었답니다.

 

이틀이나 산고로 고통고통을 하다가

두 밤이 지난 새벽에 겨우 아들아이를 드디어 출산을 하였답니다.

아들아이라고 좋아라. 하시는 시어머님은

아이를 받고서

아직 산모 뱃속에 남아있던 탯줄을 끊어 놓고는

한참을 기다려도 산모 뱃속에서 태반이 나오지 않자

기다리다 지치셨는지 그 탯줄을 산모 발가락에 감아 놓으시더니

누워있지 말고 쪼그리고 있으면 태반이 나올 것이라며

아이만 씻어놓고는 아침 밥 준비하러 밖으로 나가셨답니다.

마침 남편도 밖의 일을 하느라고 방안으로 들어와 보지 못하였고

이틀이나 산고로 고생했던 산모는

쪼그린 채로 그대로 잠이 들었답니다.

얼마 시간이 흐른 후 남편이 방에 들어와 보니

이상한 자세로 잠이든 산모를 보고 놀랐고

친구를 깨워 태반이 산모 배에서 나오지 않은 상황을 알고

밖으로 나가서 어찌된 것인지 시어머님께 물었답니다.

그때까지 아침을 준비하시던 시어머님은 당황해 하였고

놀란 시아버님도 답답하였는지  뛰어나가 옆집 아주머니를 불러들였답니다.

역시 무척 놀란 옆집 아주머니가 달려 들어와

태반이 몸에서 나오지 않으면 산모가 죽는 거라고 말을 해 주었답니다.

친구는 놀라서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친구네 시댁식구들과 신랑은 그 때서야 당황하고 놀라서 발만 동동 구르게 되었답니다.

그 때 마침 친구가 살려고 그랬는지

그 벽촌에 그 마을 분 누군가가 택시를 타고 들어왔답니다.

그 택시를 타고

산모를 담요로 둘둘 말아서 읍내 산부인과로 가서

간신히 태반을 꺼냈다는 애기를 하는 것입니다.

 

더 웃지 못 할 일은

옆집 아주머니로 부터

태반이 산모 몸에서 나오지 않고

몸 붙어 버리면 산모가 죽는 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친구는 죽으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아니면 죽지 않으려고

발가락에 감겨진 탯줄을  손으로 꼭 쥐고 병원까지 갔었답니다.

그러면서 그 친구 하는 말이

'시어머님이 병원비 아끼려고 병원에 보내지 않았는데

아기 낳은 비용이나

태반 꺼내는 비용이나 100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결국 아기 낳는 비용을 병원에 내고 말았다’

라고 말하여 웃는 것입니다

 친구 시어머님도 처음으로 아기를 받아 보는 거라서 무지해서 몰랐고

산모는 어리기도 하였지만 어른이 하는 일이라서 

탯줄이 나오는 것인지 무엇인지도 몰랐기에

그대로 지쳐 잠이 들었었답니다.

또 그 상황이 그렇게 무서운 것인 줄 더군다나 몰랐기에

한바트러면 일찍 나이에 아기 낳다가 죽게 될 뻔 했었다고

웃으며 애기를 하면서도 서러움이 복받쳤는지 

눈가에 이슬까지 맺혀가며 한참을 애기를 하는 것입니다. 

 

친구들이 순간 수다도 멈춰버렸고

괜스레 친구 따라 눈물을 글썽이며 숙연해지고 말았습니다.

‘태반이 안 나오면 그렇게 위험한 거였어?

난 지금껏 몰랐네? ‘

‘네 신랑도 나쁘다 산모 곁을 지켰어야지~~’

‘어쩌면 그렇다고 네 시어머님은 그렇게 무지했을까??’

‘그렇다고 탯줄을 발가락에 감겨 놓은 사람이 어딧어?

이 세상에는 없을 거다~’

‘이십년이 조금 지난 이야기구만 아주 옛날 옛적 이야기 같네!!’

라고 하며  의미 없는 위로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한 친구가 퍼뜩 생각 난 듯이 말을 합니다.

“야~! 넌 그렇게 어렵게 살았던 환경에서 그 세월 다 넘기고 이렇게 잘 살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아니~! 그 시골 벗어나서 출세한 거지~”

“그리고도 또 아기 낳은 거 보면 너도 진짜 독한 거다”

하면서 한마디 한마디를 위로를 하다가

결국엔 또 다시 다른 수다로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