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오월의 아침 비오는 날 새벽..

파도의 뜨락 2010. 5. 18. 19:11

 

 

 

 

아침에 일어나면

저는 의례적으로 뒤 배란다로 가서 창밖을 바라보는 습성이 있습니다.

뒤 베란다를 보게 되는 이유가

채 깨이지 않은 정신을 차리고 활동을 하기 위함이요

그 날의 날씨 관찰도 자연스레 할 겸하여

집 밖의 환경을 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앞배란다는 앞 동에 막혀 멀리 바라 볼 수가 없다보니

아파트단지 제일 뒤쪽에 위치한 제 아파트는

뒷배란다가 탁 트여서 멀리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뒷배란다 쪽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눈 뜨면 나의 일터(?)가 부엌인 관계로 .

습관처럼 부엌에 갔다가 부엌 옆인 뒤 베란다에 가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저희 집 뒷배란다는

앞배란다 저럼 창이 크게 설계되어

탁 트인 시야를 한 눈에 확보 할 수가 있습니다.

아침에 뒤쪽 배란다로 서서

넓은 도시를 멀리 바라다보면.

하루의 일과가 생각나게 되고.

왠지 넓은 그 경치에 반쯤은 취하여

아침 준비하기가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입니다.

어느 때와 같이 일어나서

아침식사 준비 하러 부엌 건너서 뒷배란 다로 나가 보니.

처음 눈에 들어오는 하늘이 눈에 뜨이었습니다.

비님이 내리어 하늘의 어두움을 생각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그 하늘은 밝음이 있었습니다.

비님이 그치었나?? 생각하고 배란다 밖 아래쪽을 바라보니.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

비는 내리지만 상쾌한 아침입니다.

깨끗한 아스팔트길.., 하얀 횡단보도.., 선명한 간판들..,

우거진 초록의 나무들.. 우뚝 서있는 깨끗한 전봇대들..........,

그리고, 알록달록 색 색 의 주택가 지붕들,,

새벽이라서 차량들도 몇 대가 보이지 않아서

쭉 뻗은 신작로가 그야말로 그림처럼 잘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도 잘 정돈 되어 있는지..

난 그만 그 풍경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어제 밤 새 비님 내리시더니

세상을 깨끗이 청소를 한 것입니다.

그 즐거움을

눈으로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도

질리지가 아니하고

관찰 하는 것이 하나 둘 더 늘어나는 것입니다.

 

여고시절 삼층이었던 제 교실에서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고 나서 그친 후..

운동장 너머 건너편의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 떡갈나무가

깨끗한 색을 찾아서

물방울 먹음은 푸른 녹색의 빛을 한껏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 예쁜 색과 너른 운동장의 깨끗함과의 조화가

왠지 가슴이 탁 트이며 가슴이 설레곤 했었습니다.

그러면..

공부도 재대로 못하고 창문만 바라보곤 했었는데.

어쩌면 그 날 부터. 몇 년 전 까지

비를 눈 보다 더 좋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이

사춘기 시절 창문 밖의 깨끗함에 반해 가슴 설레던

그 시절의 아침이 이사를 온 것 같았습니다.

아침 준비하면서..

뒤 베란다를 몇 번을 들락이었는지 모릅니다.

 

남편이 출근하러 나가고 난 뒤에 

다시 뒤 베란다에 가서 깨끗한도시를 관찰하고 감탄하고 하였습니다.

아까처럼 하늘은 밝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차량은 몇 대가 지나 다니지 않고

물기 가득한 아스팔트길과 나무들이..

신록의 오월 이 새벽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멈추고 싶은 파도-

 

 

  사진은 뒷배란다에서 바라다본 도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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