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잘 나가는 그들이 부러운 아웃사이더

파도의 뜨락 2009. 10. 8. 19:59

    잘 나가는 그들이 부러운 아웃사이더 제 여자 친구들은 참 잘났습니다. 저의 많은 친구들은 남들이 인정을 하는 자랑거리나 잘 하는 것이 하나 둘 있습니다. 전문가나 유명인사라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면서 돋보이는 것을 가진 친구들을 말 하는 것입니다. 세월의 연륜인지 노하우인지 여러 분야에서 팔방미인처럼 못하는 것이 없는 잘하는 친구 속에서 제가 살고 있습니다. 그 틈에서 작아질 대로 작아져서 질긴 생명력 하나로 장하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대단한 친구들이기에 미리 설레발을치고 있냐고 물으시나요?? 제 십오 년 지기가 친구들 중에 저하고 같은 띠를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매사 모든 일에 적극적인 친구입니다. 특별한 직장을 가진 것도 아니면서도 남편이 벌어다 준 돈만 가지고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주부입니다. 그런데도 매사 자신감이 넘치며 뭐든 앞장서서 똑 부러지게 일처리를 잘하며 자기주장이 강한만큼 일상생활이며 친구관계며 다 앞장서서 대장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감만큼 애들 또한 잘 키워내고 있습니다. 애들이 공부를 잘하고 출세를 해서 잘난 게 아니고 참하고 성실하고 성격 좋게 키워서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삽니다. 저는 그녀의 자신감이 무지 부럽습니다. 같이 낚시를 즐기는 친구 중에 저보다 몇 달 먼저 태어난 친구가 있습니다. 몇 달 먼저 태어났음에도 태어난 해가 다르다고 늘 언니 행세를 하는 친구입니다 사실 언니 행세를 한다고 제가 투정을 하였지만 이 친구는 진짜 언니처럼 주위사람들에게 베풀고 배려심이 강한 친구입니다 특히 그녀의 특기인 요리로 확실히 주위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버립니다. 특별히 요리학원 다닌 것도 아니건만 그녀 손을 거친 모든 요리가 그리 맛이 나고 감칠맛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예전 어머니의 손맛이 나는 모든 요리는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지경입니다. 그 친구가 요리하는 음식은 무조건 맛 100%의 보증수표입니다. 입맛 까다로운 제 남편까지도 그녀의 요리만 보면 정신없이 먹어댑니다. 전 그녀의 요리솜씨가 정말 부럽습니다. 제 친구 중에 노래를 잘하는 친구가 몇 명 있습니다. 노래를 전공하지도 않고 배우지도 않았으면서 그녀들은 어찌 그리 노래를 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들 중에서 더 특별히 돋보이게 잘하는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나 시대를 잘 만났으면 틀림없이 가수를 했을 법한 실력입니다,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로 불러대는 수많은 노래는 가끔 다른 가수들의 노래보다 더 구수하고 청량하기까지 합니다. 일 년에 한두 번이지만 부부 모임으로 노래방에 간다면 남자 분들이 일부러 그녀의 노래를 몇 곡 신청해서 들을 정도입니다. 실제 그 친구의 목소리를 몇 곡 듣고 나면 그 비싼 노래방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제 생각에 대한민국 제일의 민간인 가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천하의 음치에 박치 인 저는
    이 친구의 목소리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어느 날인가 저와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만 비교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요즈음 흔하다는 그 잘난 논(?) 들이 다 섞여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그룹 속에 끼여 살게 되었지만 저도 세상에 태어날 적에 무엇인가 잘난 것을 가지고 태어났을 터인데 그녀들과 섞여서 살다보니 정말 제 자신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빛을 내지 못하고 왜 저만 그렇게 모르는 것이 많고 어설픈지 참 한심스럽기까지 하면서 괜스레 주눅까지 들더란 말입니다, 그녀들에게 딱히 아쉬운 소리 할 것도 없으면서 그녀들 앞에 서며 묘한 열등감이라니.. 참~!!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약이 오르기까지 하였습니다. 하늘 맑고 맑은 가을날,, 일찍 퇴근을 하면서 차 안 라디오에서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기에 자연스레 따라 부르다가 듣게 되는 나의 음정소리에 퍼뜩 놀라버렸습니다. 분명 저는 가수가 아닌 줄 알지만 정말 그 노래는 부르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꿍 꿍 뛰어다니며 바삐 움직이다가 결국엔 부엌에서 손을 베어버리었습니다. 칼을 갈기만 하면 꼭 손을 베고 만다고
    덜렁거리는 성격탓은 하지 않고
    칼 탓만 읊어대며 씩씩 거려 보아야 이미 손은 베어져 있었습니다. 치과에서 다른 사람들은 깎는 다는 그 비싼 치료비를 당당히 '깎아주면 안되나요?' 요 한마디 한번 못하고 달란 대로 다 주고서는 치과 간판만 노려 본들 소용없는 짓이고 다만 저의 무능함만 탓하며 속만 상하고 말았답니다. 그러면서 문득 문득 제가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떠오르더란 말입니다. 살림이며, 직업이며, 취미이며. 애들 키우기며 성격상 그렇게 똑 부지지 못한 탓도 있지만 정말 잘하는 것 하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나 주가 되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존재감 없이 살 수 밖에 없고 마인드 있는 그들만 부러워하며 사는 것~!! 하긴 뭐~! 인간 사 그렇게 묻혀 가는 라고 인생이라고 누군가 외쳐대더니 그 말이 맞나 봅니다. 그러나 저는 갑자기 무지 덥습니다. - 날이면 날마다 더 바보가 되어 가는 파도
      이서 어느들녘의 코스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