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추억씹기 1 - 그 어떤분만 모르는 비밀이야기..

파도의 뜨락 2009. 10. 12. 22:19

     

    그 어떤 분만 모르는 비밀이야기..

    제 기억으론 몇 년쯤 되지 않았나 합니다. 제가 역마살 끼(?)가 굉장히 많이 있는 유전자 보유자입니다. 그렇기에 주말이든 주중이든 기회만 있으면 산이던 바다이던 어느 곳이던 목적이 없이 돌아다니기를 좋아합니다..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별 일은 안합니다. 그냥 자연을 살피고 감상하면서 눈을 호강시키며, 즐겁게 만들고 그 구경하였던 풍경들을 이 뇌(?)속에 차곡차곡 저장 해 둡니다. 산이나 강, 나무며 잡초도 길가를 뒹구는 돌멩이까지도 저의 감상 작이 됩니다.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 와서 아는 사람이 한 사람씩 늘어갈 즈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파트에서 사귄 친구와 같이 시내에 나가면서 그녀의 남편 차를 얻어 타고 나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내에 나가면서 이이야기 저 이야기를 섞어가며 이야기 하던 중 친구가 남편에게 저를 소개하기를 여행도 자주 다니고 낚시도 즐기는 여인이라고 말 하는 것입니다. 자연히 화두가 낚시 이야기가 되어 짧은 낚시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주고받은 대화중에. 잘 가는 계절이나 낚시하는 장소를 밝히던 중 같은 장소에 서로 자주 가는 곳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저는 그 당시나 지금이나 낚시는 초보였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낚시를 하지 못할 때 이었습니다. 그 분에게 낚시 초보라고 애기를 할 상황까지 깊이 이야기를 못 꺼내었고 . '그 장소가 낚시 하기가 좋은 곳이다 ' '경치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라는 등의 애기로 대화를 하다가 언제 같이 가자고 하고서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흘렀습니다. 때는 따뜻하여 덥기까지 한 오월이었습니다. 제가 낚시터에 남편 따라 다니면서 남편이 잡은 고기 수거하거나 회를 뜨거나 낚시 대 챙기거나 하는 시다바리(?)만 하다가. 시간도 무료하고 몸 고생(?)도 면하고자. (몸 고생이라 하는 것은 시다바리 하는 것) 낚시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잘 낚지도 못하고 재미도 많이 느끼지 못 할 시절이어서 그날(?)도 낚싯대를 두어 번 바다에 던졌으나 재미가 없어서. 남편과 동료들이 낚아놓은 고기를 만지작거리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만 했습니다. 갑자기 옆에서 선글라스에 멋진모자를 쓰신 분이 "고기 안 낚으세요? "하고 말을 건넵니다. 저는 "잘 안 나오네요"하고 대답하고선 다른 곳으로 다시 돌아 다녔습니다. 점심때가 다 되어서 다른 분 들이 고기잡이에 푹 빠져서 점심준비를 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저는 다시 주 시다바리인 회를 뜨기 시작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가위 한개만 있으면 모든 물고기 회를 뜰 줄 압니다.)) 한참을 회를 뜨니라 정신이 없는데.. 아까 그 선글라스 아저씨가 다시 옆으로 오시더니. "아~ 고기는 안 낚으시고 자꾸 뭐 하세요??? 고기를 낚으러 오셨으면 고기를 낚으셔야지 고기를 안 잡으시고 딴 짓만 하시고 다니시네요?" 하시는 겁니다. 제가 얼떨결에 대답한다는 것이.. "아~ 저 오늘 당번입니다. 저도 낚시 하면 잘 합니다,ㅎㅎ" 하고 농담으로 건성 답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꾸 질문하시는 그 분이 오지랖도 넓다고 생각이 들면서 이상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상한 아저씨네 왜? 남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으시네?' 그러나 그 분은 내 생각과는 아랑곳없이 "네에, 그러세요?" 하시면서 저쪽으로 가시는 겁니다. 점심 준비하면서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아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쳐다보았으나 전혀 만난 기억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제가 남편과 동료 분들께 묘령의 아저씨 이야기를 들려주니. 일행 아저씨가 전하기를. 그렇지 않아도 그 분이 저를 같은 아파트 사는 아는 사람 같다고 하더랍니다. '같은 아파트?' 깜짝 놀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두어 달 전에 만난 친구 남편이 생각나기를 하였으나 제 기억속의 친구 남편 인상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기억을 되살려도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제가 아는 분들 중 낚시를 할 만한 사람이 떠올려지지가 않아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분에게 가서 확인을 하여 보니 친구남편이 맞았습니다. 사실은요? 빛나리. 아저씨이셨는데 모자와 선글라스 때문에 전혀 제가 못 알아보았던 것입니다. 그 후……. 한 몇 달이 지난 세월이 흐른 여름쯤으로 기억합니다. 느닷없이 그 친구가 전화 옵니다, 주 중인데 남편이 일부러 시간을 내었다고 저 하고 낚시를 가자고 합니다. 처음에는 거절 하다가. 친구가 하 소원하기에 할 수 없이 친구 부부 따라서. 억지로 따라 가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부안군 모항.. 이덕화씨 별장이라고 잘 못 알려진 모항레저타운 근처 갯바위.. 친구네는 풀코스 낚시가방 전 도시락가방만한 미니 손가방 (간소하게 챙기느라고)에 낚싯대 하나. 한 낮에 도착하여 덥기도 하였고 제 실력도 없었고. 친구 부부와 달랑 셋이서 낚시 가기도 어색하고..등등으로.. 기분은 별로 이었습니다. 낚시터에 도착하니 서해안 물때 시간이 마침 밀물 때여서 숭어 떼도 보였습니다. 친구남편과 저는 낚싯대를 바다에 던졌습니다. 두어 시간쯤 낚시 한 걸로 기억 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웬일인지. 그 숭어들이 제 낚싯대에 자석이 붙었는지. 제 낚싯대에만 걸려 올라오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두어 시간 동안 친구네 부부는 한 마리도 못 낚고. 저만 8마리나 낚아 올렸습니다. 친구네 부부 입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낚아 올릴 대 마다 친구는 탄성을 질렀고. 친구 남편은 눈만 커졌습니다. 그날 이후. 그 친구부부와는 지금까지 그 한번을 끝으로 다시는 갯바위 낚시를 가보지 못 하였습니다, 저가 열심히 거절 합니다. 초보 들통 날까 보아서요.. 친구는 자기남편과 저를 비교하며. 고수는 낚시가방부터 틀리다고 혀를 내두릅니다. 갖출 건 다 가춘 장비와 낚싯대가 힘을 못 쓰고. 달랑 낚싯대 하나로 바다를 정복 했다고 하면서. 지금도 가끔 그 말을 들먹거립니다……. 그날 이후 친구네부부는 저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낚시를 잘 하는 사람으로 기억 합니다. 아파트에 소문 소문내어서 저를 고수 낚시꾼 취급합니다. 저도 엉큼하게 저 초보 아닌 척(?) 합니다. 재미 솔솔 합니다.. 하하.. - 무료한 시간에 생각난 이야기를 떠 올리며 파도 - ======== 사실 친구 남편은 일주일에 한번씩 갯바위 낚시나 선상낚시를 즐기시는 전문 낚시꾼입니다. 저하고는 게임도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 날 어쩌다 처음 만나서 그 사건이 터진 것이었던 것입니다. 위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그 날 이후 갯바위낚시는 제가 계속 거절하여서 한번도 같이 가지 못했지만 친구들 부부 서너 팀이랑 선상낚시는 두 세번 같이 갔었습니다. 선상낚시는 실력과 상관없는 채비로 제가 낚시를 하는 관계로 친구 남편은 제가 못하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입니다.ㅋㅋ 그리고 요즈음은 친구 남편이 먼 바다에서 낚시 해 온 생선으로 일 년에 서너 번은 회도 얻어먹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