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저도 시인이 되었습니다...

파도의 뜨락 2009. 5. 27. 19:45

저도 시인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출발해서 한시간 거리인...
낚시터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자리잡고, 미니텐트도 치고..

또, 간이 저녁 해결하고서..
찐한 커피 한잔 마시고...
2칸짜리 낚시대를 달랑 하나 들고 ..
남편 옆에 앉았습니다..
주위의 경관이 빼어나게 아름다웠습니다
앞에는 나즈막한 산이요..

또 뒤쪽에는 거대한 바위산이었고...
내가 앉은 호수가에는 갈대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그런 장소를 만든 신에게 감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어둑어둑 남편 낚시대에

한마리 두마리의 붕어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맑은 물,, 푸른공기..고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아~! 수 없이 많은 별..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나의 머리 위에 있었습니다..

얼마만의 구경 이었는지 모릅니다..
낚시터의 정적을 깨고..

와~ 하고 소리 질렀습니다..

주위에서 같이 낚시하는 일행들도.

모두 한번씩 하늘을 처다보며

아름다운 경관에 한 두 마디씩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한적한 저수지의
밤은 깊어 갔습니다..

황소개구리의 울음소리와 벗하며..
피래미만 올라서 그들과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동쪽 하늘이 갑지기 환해 지면서..
갑자기 보름달이 떠 올랐습니다..
아~! 환하여진 야경..괜스레 마음이 설랬습니다..
한 두마리 붕어의 입질에 신이나서 들떠 있을 즈음..
갑자기 으스스 해 지며..안개가 몰려 왔습니다..
프르스름한 밤에 안개가 자욱하고 달님도 잠깐 숨었으며..
개구리 울음소리만 주위를 진동하며..
그래 이런 지상 낙원도 여기가 있었구나...생각 했습니다..
이태백이 강물에 빠져 죽을 만 했으며..
詩聖 두보가 절로 시 를 읖저릴 만 했습니다
밤새 달과 별과 갈대와 그리고...
수 없이 만들었다 풀어지는 안개..
구름 사이에 들락 거리며 숨바꼭질하는 달과..
소리의 웅장함을 온 저수지에 호령하는 황소 개구리의 소리와..
첨벙 거리며 이봉 낚시에 걸려 올라오며

파닥거리는 붕어들의 소리가..
피곤함을 잊은채..고민을 덜어버리고..
나는 밤새 시인이되고 작가도 되었으며..
아침이 될 때 까지 시간이 지난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있었습니다..
새벽이 되자..
고요히 일어나는 물 안개 너머로 여명이 몰려 왔습니다..
아~ 신선한 물내음..
그리고 아침..
어제밤과 똑 같이 동쪽에서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
두개의 태양(하늘과 호수) 빛에 눈을 감출 곳이 없어..
손으로 부신 눈을 가리며 먼곳을 응시해 보니..
엊 저녁의 고요는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제 도착때의 그 장소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
그곳이 물이 깨끗하여..호수가 오염이 안되어서..
참붕어만 나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쉬리를 잡았습니다
(물론 희귀종 보호 차원에서 살려 보내 주었지여)
울 남편이 장원 햇습니다..
가물치를 잡았습니다..크기요???? 묻지마셔염...

 

 - 2001년 초여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