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1회용 보톡스는 값이 얼마나 되나??

파도의 뜨락 2009. 5. 18. 18:51

 

참말로 한심하게

날이면 날마다 영양가 없는 바쁜 일상덕에

하다 하다 집안 정리할 시간조차 시간을 정하여 일하게 되는

정말 못말리는 아줌마가 된지 꽤 오래된 것으로 기억한다.

나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투정하는 친구도 생겼고

딸내미 얼굴 잊어버리겠다는 친정모친의 넋두리를 듣기도 한다.

내가 쉬는 토요일이 되면 친구들이 미리 갈 곳을 만들어서

불러내는 통에 토요일은 순번상으로 어김없이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제는 딱히 친구가 아니어도  중독이 된 관계로

나도 자연바람 쏘여야 직성이 풀려서 앞장서서 나갈 준비를 항상 대기 하고 있다.

일요일이면 남편하고 함께 라지만

주말 농장에 가거나 친척들 행사에 거의 불려 나가게 된다.

그 체력을 유지하느라고 몸 이곳 저곳이 반항을 하기 시작한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는데도

병원이며 약으로 처방을 내려가며 난 그렇게 지금껏 버티며 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일상사가 그리 변해버렸다.

 

토요일

비가 내겐 너무나 다행히도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여러 친구들이 나를 데려갈 궁리를 하였건만

하늘이 말려서 겨우 집에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나를 접한 살림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하루 종일 옷장 정리와 앞배란다 정리.. 화장실청소등을 하고 보니

일도 채 끝내지 못했는데 하루가 훌쩍 지나갔고

저녁을  부부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다섯팀의 부부는 아귀찜으로 배불리 저녁을 먹고서 6개월만에 만난 회포를 풀었다으면

그런데 문제는 이 부부 팀만 만나면 이차로 꼭 노래방을 간다.

이 팀은 노래방도 한 시간을 머무는 것이 아니고

기본이 두 시간이고 세 시간도 훌쩍 넘기는 그야말로 명가수들만 모여 있는 팀이다.

남편과 나만 노래방을 좋아하지 않아서

분위기상 안갈 수도 없어 참석을 하다가 중간에 살짝 빠져나오기 일쑤였다.

왜냐면 남편은 박치요 난 음치여서

노래 부를 줄을 모르니 노래방이 재미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날은 장하게 세 시간을 머물러 주었다.

세 시간을 박수를 치며 앉아 있지도 못하게 하는 통에

서서 박수를 쳐 대며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었냔 말이다.

겨울 열두시가 넘은 시간에 집에 도착하여 밀려드는 피곤에 침대로 직행하고 말았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 보니

건강치 못한 몸이 천근이나 된 것처럼 무겁다.

 

일요일

하루 종일 주말농장에서 일하고 왔다.

오후 여섯시가 넘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으니

아들아이 학교에 일주일 분의 짐을 갖다 주고 와서

겨우 저녁 먹고 여덟시도 안 되어 그대로 양치만하고 침대에 눕고 말았다.

 

열 시간을 넘게 잠자고 겨우 비몽사몽 깨어나

겨우 아침식사 준비를 하여서

제일 먼저 남편을 출근을 시키고서

다시 침대로 들어가 한 시간을 누워 있다가

대여섯 개도 넘은 꿈을 꾸어 대고 선 간신히 일어났다.

출근준비하려고 욕실에 들어가 씻으면서 거울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서 그야말로 호빵~!!!

놀라서 눈을 크게 떠 보았으나 그 부기어린 얼룩에 눈이 크게 보일리가 없다

속상하고 어이도 없고.

창피해서 어찌 나가나 하고선 화장대 앞에서 한참을 거울만 바라보게 되었다.

그런데.

주름이 하나도 안 보이는 것이 아닌 가…….

화장도 의외로 잘 먹혔다.

'그래 1회용 보톡스 맞은 셈 치자!!' 하고 위로 아닌 다짐을 하면서

대강 준비를 하고 출근을 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내려가다가 13층에 사는 좀 뚱뚱한 애기 엄마를 만났다.

나를 보고 인사를 하다가 역시나

애기를 걸어온다.

" 어머~! 얼굴이 왜 그러세요? 많이 부었어요. 혹시 보톡스 맞았어요?" 한다.

난 농담 삼아 얼른 받아쳤다

'네에~! 어떻게 아셨어요?? 1회용맞았이요 ~!!" 했다.

" 1회용이요?? 정말요? 어머?? 보톡스가 1회용도 있어요?? ? 그거 얼마예요?? 저도 맞게..!!"

정말 둔한 아줌마다.

나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 어찌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여 거울을 보았다.

내 얼굴엔 그 부기 다 사리지고 얼굴엔 잔주름만 가득하다.

역시 1회용 보톡스였나보다.

아쉬울 것은 하나도 없다.

다음 주에도 또 맞게 되는 행운이(?) 예약이 되었으므로…….

 

 사진은 지날 일요일

비 그치고 난 뒤의 을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