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길거리의 이방인들..

파도의 뜨락 2009. 5. 25. 07:24

    길거리의 이방인들.. 글 : 파 도 며칠 전 우연히 차창 밖을 내다보다 어느 연인 네의 옷차림을 보고 피식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우주인을 연상시키는 입마개. 새카만 챙이 달려있는 모자에 보자기를 둘러쓰고 날씨가 뜨거운 한 낮인데도 긴팔의 남방셔츠를 입었으며 두 손에 하얀 장갑을 끼웠고 그도 모자라 양산까지 들고 길을 가는 여인……. 이런 차림과 비슷한 여인들이 모습은 도시나 시골이나 산이나 들이나 강이나 부쩍이나 흔한 요즈음 길거리풍경입니다.. 이슬람국가의 여인들은 의무적으로 신체 가리개를 해야 하지만 '히잡’(머리나 몸을 덮는 의상) '부르끄으’(얼굴 가리개) '니깝’(얼굴 전체를 덮는 검은 베일) '차도르’(머리 덮개) 이들 나라처럼 법에 규정도 되지 않았건만 우리나라도 그들 식으로 하나 둘 꿰 맞추어도 될 듯한 비슷한 가리개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히잡= (양산) 부르끄으(썬그라스) 니깝 (입마개) 차도르(모자) 등등…….ㅎㅎ 때문에 본의 아니게 그 예쁜 여인들의 모습은 전혀 구경할 수도 없고 이슬람지역 여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이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위한 미명아래 오늘도 열심히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그 흔한 풍경을 연출하는 여인들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슬람지역의 여인들은 신비감이나 있으나 그 이상하게 생긴 입마개하고 새카만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저 우리지역 여인들은 틀림없이 이방인이나 우주인처럼 보여 섬 뜻한 생각마저 든단 말입니다.ㅋㅋ 봄은 햇살이 너무 뜨겁습니다. 자외선은 피부 홍반, 기미, 주근깨, 주름과 각질의 원인이 된답니다. 예전과 달리 요즈음은 자외선에 노출이 되면. 순식간에 얼굴이며 손이며 까맣게 타 버립니다. 속담에 '며느리를 봄볕에 밭에 내 보내고 딸은 가을볕에 내 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봄볕이 더 강렬하여 자외선이 더 많이 방출되어 쉽게 살이 더 타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봄 은 무척 좋아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지 햇볕에는 노출이 꺼려집니다. 그래서 어김없이 썬 크림을 잔뜩 바르고 그 도 모자라 모자도 쓰고 하면서 햇빛과 최대한 멀어지려 애쓰며 삽니다. 차를 운전을 하면서도 실천이 힘들기는 하지만 가끔은 면장갑을 꺼내서 손에 끼울때도 있습니다. 주부이다 보니 이일 저 일이 많아서 함부로 손을 혹사하는 관계도 있지만 운전 중 햇볕에 손이 까맣게 탈 것 같아서 손을 내 밀 때가 있으면 아가씨 때 시절처럼 새하얀 손을 바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거칠어진 손을 자랑할 수는 없어 최대한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장갑을 끼어보기는 하는 편입니다 ……. 햇빛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부러 햇살을 찾아서 온 몸으로 햇살을 감싸 안으며 다녔고 분명 비님 오시는 날 보다 해 뜨는 날이 90% 이상 좋았었고 눈부시게 햇빛이 쏟아지는 날은 마냥 여행하고픈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햇살 사이를 쏘다녔어도 심하게 타지도 않았습니다. 여름이면 구릿빛 피부가 당연히 예뻤으며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면 다시 하얗게 변한 피부로 돌아왔었습니다. 그 시절은 어디로 사라지고. 그러나 지금은 '봄에는 바람에타고 여름에는 햇볕에 타고 가을에는 그림자에 타고 겨울에는 눈에 타고' 라는 허망한 시를 읊으며 최대한 햇볕을 가리고 살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이방인이 흔한 풍경과 나의 의식적인 행동을 보면서 왠지 씁쓸한 생각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예전에 최대한 뜨거운 햇빛을 가리개를 할 때면 양산 정도가 최고였어도 정말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는데 지금대로라면 길거리엔 알 수 없는 얼굴이 무성해서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거라 생각이듭니다. 과도하게 햇볕에 타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하는 사람들 덕에 본인은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지 몰라도 상대인 우리들은 피부색이 새카만지 하얀지. 건강한지 아픈지. 얼굴이 예쁜지 미운지. 나이가 들었는지 젊은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더 우스운 모습은 몸의 노출은 심하면서 얼굴노출은 감추는 이상 현상까지 발생합니다. 그러나 혼돈의 시대가 다가올지언정 그 모습마저도 자연스레 보이는 것을 보면 외계인 나라에 사는 것처럼 저도 틀림없이 외계인인 모양입니다. - 외계인과 이방인의 차이점을 논 하고픈 파도 - 2005. 0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