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안경이라는 작은 소품이 나를 슬프게하고..

파도의 뜨락 2009. 4. 27. 09:34

난 속된 말로 안경잡이다

멋지게 말하면 지성미 겸비한 지적인 여인??

어느 먼 옛날 기억도 가물거리는 그 먼 옛날..

푸릇한 십대 시절엔 시력 2.0 이었던 것 같았고

그 해 어느 가을날 울집 물 펌프로 눈 옆을 다쳤는데

그 때 부터 시력이 조금씩 나빠지다가

결혼 후 부터는 본격적으로 안경을 착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안경 개수를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안경이 내 곁을 머물다 떠나갔다.

 

 

그동안

안경에 관한 에피소드가 많고도 많았었는데

항상 안경만 쓰면 내 코가 유난히 큰지 코뼈가 아파서

중간에 하드렌즈와 소프트렌즈를 시도도 해 보았지만

특이한 나의 눈 안구 반응으로 렌즈가 눈 속에서 맞지 않아서

아까운 렌즈 값만 헌납하고 지금까지 안경 만 고집 하며 살고 있다.

덕분에 얻는 별명은 사감선생이다..

처음 그 단어를 듣는 순간 큰 충격을 먹어 무쳑이나 기분이 얹짢더니

요즈음은 뭐 어쩌랴 하며 오히려 난 사감선생이라고 읊고 다닌다.

지적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고차원 적으로 생각 할 수 있고

미스코리아 도전도 못해 본 것은 순전히 이 안경 때문이라고

억지 변이라도 주장할 수 있는 뻔뻔함도 생기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렇게 세월이 쌓아가면서 어느 해 부터인가

같은 돋수의 안경이 여러 개 보유하게 되었다.

선글라스도 돋수가 들어가야 하기에 여러 개 이어야 하고

상시 착용하는 안개도 두어 개는 기본이 되어 버렸다.

왜냐면 탁월한 건망증이 협조를 한 덕이다.

내가 안경을 내 몸에서 떼어놓을 때는

거의 아침과 저녁에 씻을 때이고,

화장할 때나 신문이나 책 읽을 때

그리고 저녁 잠잘 때에 안경을 벗곤 하는데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안경이 발이 달렸는지 늘 내 곁에 떠나곤 한다.

딱 같은 장소에 놓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야속한 안경은 늘 이상한 곳에서 나타나곤 한다.

이 현상은 집안에서는 별 문제가 없으나

출근 때 이 안경을 찾느라 늦는 원인이 되곤 하니

어쩔 수 없이 안경 개수를 늘리는 편법을 썼다.

그래서 몇 년 전 부터는 착용한 안경이 안 보이면

방설이지 않고서 또 다른 서드 안경을 쓰고 출근을 한다.

얼마나 편리한가 말이다..

 

일주일째

내가 제일 좋아하고 예뻐서 쓰고 다니는 메인 안경이 안 보인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계속 써드안경을 쓰고 다녔는데

오늘아침 이 써드 안경마저 안보였다.

미쳐 버리게 내가 머물거나 다녔던 곳 발칵 뒤졌건만 없다~!

미치 미치~!!

그러다 삼십 여분을 헤매서 겨우 세탁기 안에서 찾아냈다.

새삼 그 세탁기 안에서 찾아낸 내가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에 씻고서 그 수건위에 올려놓고

그것도 모르고 세탁 바구니에 던진 모양이다.

그리고 눈이 안보이니 싹쓸이 세탁기에 몰아 넌 덕이겠지

세탁기 돌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에효~!

한바트러면 오늘 출근 못할 뻔 했다.. ㅡㅡ;;

 

그나저나 내 메인 안경은 어디에서 일주일 째 헤매는 중인지

빨리 돌아오라 안경아~!!!

 

아래사진

울 동에 어느 화단에서 담았슴당,,

사람들이 요 꽃도 매화라는데..

이름은 확실하지 않네요,,

넝쿨과 담벼락에 하얗게 또는 노란색으로 피는데요.

요즈음 흐드러지게 길가 가로수로도 있습니다. 심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