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잠꼬대 그 무의식의 세계에는

파도의 뜨락 2009. 4. 30. 22:41

 

난 꿈이 많은 편이다

어찌나 꿈을 많이 꾸는지

젊은 날 꿈 소설이나 써 볼까 생각도 한 적이 있다.

밤새 서너 번은 기본이고

잠깐 낮잠을 자면서도 물론이고 심지어 졸면서도 꿈을 신나게 꾼다.

나도 안다

꿈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고

자다가 깨다가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하도 꿈을 꾸다보니

꿈이 대충 맞는 날도 많고

얼토당토않을 만큼 맞지 않은 날이 더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꿈을 꾸어댄다.

그런데.

그 많은 꿈에 큰 장애가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잠꼬대…….

어찌나 잠꼬대를 많이 하는지.

나의 잠꼬대 소리에 내가 내 잠에서 깬 적도 부지기수로 많다.

물론 같이 자는 남편은 아주 실감나는 체험을 하고 살고 있으며,

가끔은 내 잠꼬대 소리에 아주 잠에서 깨어난 횟수가 부지기수이란다.

아주 가끔은 내 잠꼬대에 깨어난 남편의 웃음소리에 나까지 깨어나기도 한다.

한 번씩 내 요란한 잠꼬대를 애들이 본 모양인지

남편과 애들이 나를 놀려대며 웃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그렇게 우리 집에서는 나의 잠꼬대가 다 인정받고 있는 공식 내 트레이드마크다.

그런데도 나의 웃기지도 않은 그 잠꼬대가 고쳐지지 않는다.

 

한 일 년 전 부터

나의 일생 처음으로 잠을 많이 자는 편이 되었다.

특히 몇 개월 전부터는 초저녁부터 시작하여 아침 여섯시까지 아주 푹 잔다.

그 덕에 꿈이 적게 꾸어진다!

또 그 덕에 잠꼬대 또한 멈춘 듯 식구들의 놀림을 덜 받아 잠잠 하는 듯하다.

그런데 한 달 전 크게 한건을 한 모양이다

내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남편이름을 대고 죽여 버린다고 했단다.

남편이 큰 충격을 먹은 모양이다.

그 뒤부터 무슨 사건만 있으면

'죽여 버릴 거야~!!'

'죽여 버릴 거야~!!' 하며 내 흉내를 낸다.

새벽에 일찍 깨어나 심심하면 '죽여버릴꺼냐~!' 하면 놀리고

내가 다른 잠꼬대를 하여도 '죽여버릴꺼야~!!' 를 하며 읊어댄다.

한두 번은 웃음이 나오더니

요즈음은 미안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내가 어찌 책임진단 말인가.

내 기억에도 없는 소리가 나도 알지 못하게 읊었다고 하니…….

증거도 없고,

며칠 전 저녁에는

부엌에서 거실에 있는 남편에게 내일 날씨 어떠냐고 질문을 하였더니

좀 멀리 들렸는지 아주 귀에다 손을 모아 안 들린다는 표정을 하면서

' 뭐라고?'가 아닌 '누가 죽었다고??' 하며 입가에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놀린다.

첨엔 무슨뜻인지 몰라서 당황했다가

그러다 그래서 이해했다,

아무래도'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대형사고 친 거라고"…….

 

사진은

5월 3일 고창

어느 자그마한 저수지 낚시터에서..

낚시는 못하고 하늘만 하늘만 보았지요,,,

너무 이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