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주말 농장.. 그 거창한 단어의 함정.

파도의 뜨락 2009. 5. 18. 18:22

일요일

아침 아홉시에 남편하고 집을 나서서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주말농장에 갔다.

400여 평의 주말농장엔

온갖 잡초가 하늘만큼 땅만큼 번지고 자라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4년 전 우리하고 시동생 네하고

나이 들어 퇴직 후에 집도 짓고 텃밭도 가꾸며 살자고

주말농장용으로 200평씩 400평을 구입을 하였다.

그리고 그 뒤 이 땅을 구임 한 후 부터 부지런히 주말마다 이 농장으로 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

시간 부족으로 좋아하는 취미도 접었고  올 곳이 이 땅에다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다.

농사의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던 사람들이기에

인터넷을 뒤지기도 하고, 종묘사에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책을 구입하기도 하며 

하나 하나 농사 지식을 습득하며 농장을 들락이었다

다행히 동서네 친정이 자그마한 농사를 짓는 통에 자문을 구하고 하였지만

웃지 못 할 농사에피소드를 수 없이 만들어가며 농장을 들락이는 덕에

그 동안 큰 수확은 없지만

 매실을 세 번을 수확을 하여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4년 동안 두집은 상추와 호박과 파와 부추 종류는 사서 먹은 기억이 없을 정도의 수확량을 올렸다..

생각할 수록 대견하고 참 장하다. ㅎㅎ

 

사실 이 농장은 네사람이 묶일 정도로 거창한 것은 아니다.

이 백여평 이상은  40여 그루의 매실나무가 대부분 심어져 있고

빈 곳은 해마다 감나무를 비롯하여 각종 유실수 한 두 그루씩 심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00여 평 가량은 집터여서 농사짓기가 그랬지만

올해에 는 그 곳에 호박으로 다 심어버렸고

한쪽에 한 오십 여 평쯤에다 호박이나 각종 채소를 심어서

시부모님 댁과 우리 집 그리고 시동생 네의 야채를 자체 수급하고 있다.

이 오십 여 평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다고 폼을 잡으면서

요란하게 주말을 묶이며 들락이며 채 그 관리를 못하는 것이다.

야채라고 해보아야 상추나 파, 부추 호박, 오이 고추수준이고

그 수확하는 것도 많지도 않지만

약을 하지 않기에

매 주 마다 풀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ㅡㅡ;;

 

그러다 한 두해가 서서히 지난 후

시동생네는 영양가 없는 주말농사일에 지쳤기도 하고

일요일이면 취미로 하는 골프를 포기하기도 힘이 드는지

가끔 가뭄에 콩나듯이 겨우 몇 번 도와 줄 뿐이 되었고

우리 부부는 윗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대로 땅을 방치 할 수가 없어

줄기차게 일요일이면 주말농장에 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

땅을 삽으로 파주서 다져주고 거름주고 모양새를 만들어 씨를 뿌려주면

일주일 후에 가면 온갖 잡초가 뿌려논 씨앗보다 더 많이 나서 그 잡초 제거에

온갖 시간과 힘을 없애고 있으니 얼마나 비 효율성인지 모르겟다.

제초제약을 해 보자고 몇 번이나 말했으나

그 독약을 뿌려대면 땅이 죽는 다고 남편이 적극 반대하여

제초제 한번 못해 보고  매주 풀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농사 일 잽병인 사람들이 얼마나  어설프게 일을 하는지

사람들이 한마디씩 코치를 하고 지나가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나 또한  그리 일을 잘하는 몸이 아니어서

남편 따라가서 씨를 뿌리거나 심어 놓은 야채나 채취하는 수준이고

남편은 매실나무의 전지나 거름을 주거나 벌레를 잡는 등의 일과

땅 파고 거름 주고 풀 뽑고 나무 심고 나무 베고 태우고 벌레 잡고 혼자 다한다.

거의 슈퍼맨 수준의 일을 한다.

조그마한 땅에 무슨 거창한 일을 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일주일에 한번 한다는 것이 문제다.

농약을 하지 않은 유기농을 고집하는 통에 더 일이 많고도 많다.

일 하는 것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일 할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사람 살 수 있는 정도의 일도 아니고 어쩌랴~!

자라면서 삽이나 괭이가 어떻게 생긴 지도 모르고 살았던 환경이

지금은 낫질이나 괭이질을 꽤 잘하는 수준까지 되었다.

그러니 일요일이면 의무적으로 농장으로 같이 출근하게 되었다.

나도 그렇지만 남편도 쉬는 날이 없이 나보다 더 일을 더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한마디로 남편과 나는 쉬는 일요일을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할까.

 

지난 주 일요일도

어김없이 주말농장에 출근을 하였다.

마침 하루 전에 비가 내려 땅이 촉촉이 잦아 있었다.

덕에 양분을 먹은 잡초는 더 많이 자라나 있었다.

나는 점심시간도 잊은 채 부지런히 잡초를 제거를 하게 되었고,

남편은 100여 주를 심어 놓은 고추밭에  지렛대를 세우기를 시작으로

열 포기의 오이와 여섯 포기의 토마토에도  지렛대와 끈을 묶어주는 일을 하였다.

난 상추며 부추며 수확을 하며 풀 뽑기데. 나섰고

지난 주 파 놓은 땅에 결명자 씨를 뿌리며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점심을 가져간 라면을 코펠에 끓여서 먹고

오후 내내 그렇게 농장에서 땅과 잡초와 씨름을 하면서

그야말로 정신 없이  농사꾼처럼 일만 죽어라 하고

오후 여섯시쯤 귀가를 하였다.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도착하였다

그야말로 손끝하나 까닥할 수 없이 피곤하였고 지쳐 들어왔다.

딸이 집으로 들어서는 남편과 나를 보더니 

" 여태 일하고 와?? 일찍 오지 그랫어요.." 한다.

내가 말했다.

"딸아 !! 우린 지금 죽기 살기로 일하고 왔으니 네가 알아서 저녁 좀 하면 안될까??"

딸이 내 말을 듣고 나와 남편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아니~! 취미 생활한다고 땅을 사더니..

취미생활은 어디로 가고 어찌 된 것이 죽기 살기로 일만 하는 땅이 되었어요??

도데채 이해할 수가 없네.. 그 농사일을 무엇때문에 하는데요? ' 한다.

미쵸~!! 순간  남편과 나는 피식 쳐다보고 웃고 말았다.

 

사진은  주말농장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