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진화된 세상에 산다는 것이

파도의 뜨락 2009. 4. 17. 18:35

 진화된 세상에 산다는 것이

일주일 전 우리집 세탁기가 고장이 났다..

탈수를 하는데 탈수되는 소리가

 항공기 이 착륙 소리보다 더 크다.

서비스 업체를 부른다고  부른다고 맨날 잊고서 부르지 못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아침에 컴퓨터 앞에서 '컴퓨터 수리' 라고 메모를 해 놓고 출근했다.

컴퓨터 앞에 보이는 메모지 덕으로 출근직전에 간신히 A/S 접수를 시도 하였다.

인터넷을 뒤져서 서비스센터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로 예약을 하면서

난 순간 써비스센터가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새삼 우리가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삑삑삑삑  - 삑삑삑뺙..

뚜우 뚜우.. 디딩~띠띵띠띵 ~찰칵~!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 고객 사랑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이하생략~!!"

그리고 서비스직원에게 연결되었다

'네에~!!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네.. 세탁기 소리가 이상해서 전화드렸는데요?"

" 세탁기가 말입니까? 소리가 어떻게 이상합니까? 고객님?"

"탈수 할때 무엇엔가 걸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몹시 커요"

" 네에, 답변감사함니다 고객님??

아~ 세탁기를 2002년도에 구입하셨군요?? 고객님??"

난 섬뜩하고 순간 당황하고 말았다 .

"' 2002년도요??? 저희집 세탁기가 말입니까??"

" 네에 고객님 .. 데이터에 2002년 구입이된 것으로 기록되어잇습니다..."

순간 나의 뇌세포의 회로가 복잡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써비스센터 내가 누군지 밝히지도 않았는데 나를 아네??

주소와 전화번호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지???

세상에 이럴수가!!! 아무리 시대가 좋다지만 .. '

그러다 퍼뜩  깨달았다.

'아~ 발신자 표시 '

그러면서 용납이 되지 않았지만  AS센터 직원의 말을 억지로 이해했다.

아마 몇년 전 구입한 울집 세탁기가 서비스센터에 기록이 된 모양이라고,,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그 직원이 다시 데이터에 젹혀진 나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불러주며 확인하였다.

오후에 서비스 수리할 직원을 보내겠노라고 마무리 하고선 서비스 신청을 마쳤으나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그 편리함에 감사를 해야 할 지경이어야 하지만

그러나 감사는 되지 않고  새삼 이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왜? 드냔 말이다.

요즈음은 많은 것이 그 뒤를 쫒아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이 된다...

이 무서운 세상에 살려니 간이 무척 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진화된 세상에 사는 나..

갈수록 희안한 세상을 적응하고 살려면 얼마나 더 힘이 들어야 하나....

 

아래사진

오늘 오후에 사무실 화병에서 떨어진 라일락 꽃잎입니다.

저 자그마한 꽃잎이 얼마나 많은 향기를 품어대는지요

꽃 이름처럼 향기처럼 얼마나 이쁘던지요

이 라일락은 세상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몇천년을 진화 없이 살앗겟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