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실수라는 이름으로 핑계를 만들어보고.

파도의 뜨락 2009. 3. 24. 18:40


 


아무리 흔한 실수라도 운전실수는 하면 안 된다는데
나는 날마다 조그마한 운전실수를 한다.
특히 좌회전 코스에서 실수를 제일 많이 한다.
어느 때 부터인가 좌회전 신호 체계가 바뀐 뒤로 더 그렇다.
어떤 곳은 좌회전 신호가 빨간 불 바로 앞에 바뀌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직진 후 마지막에 좌회전 신호로 바뀌게 되는 곳이 있기에
나는 좌회전서 더 많은 실수를 한다.
멍하니 앞차만 바라보고 있다가 
앞차 움직임에 무심히 따라 움직이다보면 신호위반이 일수이고
기다리기 지루하여 온갖 몸짓 손짓 얼굴 표정 짓다가 
뒷 차의 빵거리는 크략숀 소리에 놀라서 출발하고 하다가
때론 너무 늦게 출발하여 
뒤차를 못 건너게 하는 실수도 종종 벌어진다.
언제가 딸애가 TV프로그램에서 보았다며
여자운전자들의 이상한 습관을 애기해 준적이 있다
 

▼ ‘교통체증과는 상관없이 나 홀로 속도로 유지하고 운전하는 여성’

▼ ‘신호에 신경 쓰지 않고 수다나 딴 짓(화장이나 전화)을 하는 경우’

 
그 이상한 운전을 하는 아줌마들속에 끼지 마라며 당부했었다,
딸애 애기를 듣고 내 운전습관 애기를 하는 것 같아서 웃었었다.
그리고 절얼대로 그렇게 운전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날이면 날마다 실수를 한다.
나 홀로 법정 속도를 꿋꿋이  지키며 
주행차로를 달리는 운전자는 아니지만
좌회전 코스에서는 꼭 뒤 차에게서 
경적소리 한방씩 먹고 출발하는 것이 
이제는 실수를 넘어서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고치려 애쓰는데도 참 못 고쳐 진다.
오늘도 채 몇 십분 앉아있지도 못한 운전석에서
옆 차나 뒤 차에게서 경적소리 몇 번을 듣고 출퇴근을 하고선
나도 별수 없는 다른 이상한 여성들과 한 부류인 것을 깨닫는다.

특히나 오늘 퇴근길은 더 이상했다.
전주지역에서 제일 큰 백제로 종합운동장 옆 서신교 다리 앞에서이다.
8차로의 좌회전 코스에서 빨간신호 대기중이 되었다.
이곳은
직진 후 좌회전 신호지만 직진 차량 이용이 많은 곳이라서

한참을 기다려야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는 곳이다.
맘 놓고 신호를 기다리며 연초록의 잎으로 어느새 갈아 입은

길 저편 수양버들 가로수가 예뻐서 바라보다가

언뜻 고개를 돌리니 옆 차선 차량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급하게 중립에 있던 기어를 D로 옮기며 

내 앞에 있는 차가 출발하겠지 하고 앞차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앞 차가 출발하지를 않는 것이다.

빨리 출발안하는 앞 차가 답답하기도 하고
그동안 나를 향해 경적을 울려대던 뒤차들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저 앞 차 처럼 내 차가 출발을 안 해서 경적을 울려대었구나 하며 이해하며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나도 '빠~앙' 경적을 울려 보았다.
그래도 앞차는 미동이 없다.
다시 '빠앙' 하고 크락숀을 눌렀는데.
앞차가 출발하는 것이 아니고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다시 닫힌다.
'고장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신호를 보니 직진신호가 아닌가. 

'아~참!'

순간 내가 좌회전 신호를 잃어버리고 설레발을 해 대었던 거다.

'염치없어라.ㅡㅡ;;'

아마 앞 차 운전자가 한바탕하려고 내리려다가 

8차선이나 되는 길이니 참은 모양이다.ㅡㅡ;;

그놈의 좌회전 신호가 길기도 하여라.

다급한 내 생각과 다르게 한참이 흐른 후에서야 좌회전 신호로 바뀌었다.

난 앞차를 뒤따라서 좌회전 후 

사차선으로 바뀐 도로 1차선으로 달리는 앞차를 피하여 

후다닥 옆차선을 바꾸어 멀찌감치 떨어져서 달릴 수 밖에 없었다.

 

 

 

  아래사진

2006년도 순천 낙양읍성 모란임당.

내게도 시들지 않은 저 청춘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