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구름나라에서의 하루..

파도의 뜨락 2008. 6. 21. 09:50
    세째주 토요일이면 나에게 특별한 모임이 있습니다.. 오로지 다른 것 다 재껴두고 놀기(?)만 하자는 모임입니다.. 그러나 취지와는 다르게..우리 모임은 결성한지 20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한번도 재대로 놀아보지도 못하고.. 세월만 죽이는 모임입니다.. 그러나 최대한 놀아 볼려고 애쓰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모임에서 이번달 놀이는 무주 적상산을 정복하자고 계획안을 짜 놓고 출발을 기다렸습니다.. 우리모임 수가 13명 (활동회원11명 휴면회원 2명).. 그러나 특별히 무지 잘난(?) 여자들 모임이어서 (본인도 자부함)그런지 전체 다 모이기가 여간 힘이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달 계획은 무주 적상산 정복이었지만.. 적상산으로 놀러 갈 수 인원은 겨우 4명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못 가는 회원들의 짱짱한 회비 덕분으로 막대한 노는 임무를 가진 회원 4명이라도 출발은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4명밖에 갈 수 없다 하니 그 임무도 수행하기가 싫었습니다.. 밤 새 꿈속에서는.. 무슨 퀴즈문제를 풀며 그 문제가 무척 재미있어 웃으며 눈을 떠보니.. 그 토록 재미있었던 그 퀴즈문제는 떠오르지 않았고.. 회색빛 하늘만 오늘의 일정을 앞에 놓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오늘 비님 오신다고 등산을 포기하라고 하였건만.. 몇 명의 결연한 태도로 여행을 기대하는 회원이 있어.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만 했습니다.. 6개월 회장인 H .. 귀엽고 예쁜 J... 새침한 살림꾼 m.. 쓸데없는 간섭 잘 하는 저 파도입니다.. (아침 8시 ) H 의 차량으로 우리집 아파트를 출발해서.. 김밥을 사고..J사는 동네에서 J를 접선하여 전주를 벗어난 시각 (8시 반).. 역시 공기 부터가 다른 시골의 시외지역은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벌써 11월의 중순이 넘어가는 길 가 가로수는 나뭇잎 몇잎 안 달린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었고,, 깨끗한 아스팔트위의 흰 차선도.. 우리의 여행이 즐거우라고 웃어주고 있었습니다.. 차가 정상이 고개를 넘어 달리고 달리니.. 진안의 고원지대가 펼쳐지고.. 차창으로 바라보면 곳곳에 있는 인삼밭과 농가의 밭두렁이.. 시골의 향기로운 냄새를 품어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용담댐의 그 웅장한 저수지... 아~! 그 멋진 드라이브 코스~! 깨끗한 물이 잔잔히 머물고 그 뒤를 수려한 산세가 감싸주고.. 몇 개인지도 모르는 웅장한 대교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무주 적상면 소재지 지나 작은 비포장질 진입로에 들어서서 적상사 매표소에 들어섰습니다.. 아주 친절한 매표소 직원의 안내로 산에 드디어 입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구(서창매표소) --> 서문지 --> 중간기착지(02-06지점) --> 정상(향로봉 1234M)-->중간기착지(02-06지점) --> 적산산성 --> 안국사 --> 중간기착지(02-06지점) -->하산 (총 길이 왕복 8Km), (중간기착지 세번통과) 적상산 서창매표소 (10시) 11월 15일 첫 손님이 우리팀 이어서 아무도 없는 곳에 오르려니,, 쓸쓸하고 .. 이상하고 .. 낯설고.. 매표소 직원분의 말씀에 따르면 너무 이른 시각이라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그러니 곧 사람들이 많이 오를 것이고 길도 정말 등산로 치고 좋으니 걱정마시고 오르시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입산을 시작했습니다.. 각자 베낭에 옷가지와 먹을 간식과 김밥을 짊어지고 한발 한발 산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진한 소나무향기 쪼르르 다람쥐의 놀이에 감탄을 쏟으며 오르는데.. 우리의 걸음이 너무 늦은 탓인지.. 채 10여분도 오르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산악회에서 오셨는지 사람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 인파에 고무되어 우리도 차츰 산 속으로 산 속으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아`! 입동이 지난 가을산은 단풍이 다 지고.. 앙상한 나무와 나뭇가지 사이로 떨어진 잔잔한 낙엽 잔디... 그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잃고 바라보며.. m은 들녁의 추수한 벼를 뿌려 놓았다고 하고 H는 스키장이라고 했고 J는 골프장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노랗게 시든 낙엽을 밟으며 .. 사진을 찍기도 했고, 지치면 커피도 마시고,귤도 먹고 단감도 씹으며 오르고 오르고 했습니다.. 갑자기 빗방울이 한 두방을 씩 눈 앞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을 처다보니 까맣게 변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만큼은 통이 크기로 마음먹은 우리는 주져없이 산을 더 올랐습니다.. 차츰 주위가 컴컴해 질 즈음 우리는 정상 중간기착지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의 능선을 따라 산책길처럼 평평한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차츰 안개처럼 자욱한 구름이 생성이 되어 우리 주위를 맴돌았습니다..그 곳에서 정상까지 700m 열심히 걸었습니다.. 추위도 몰아왔습니다.. 베낭속의 옷가지들을 하나씩 꺼내서 걸쳐입으며.. 우리는 드디어 정상을 정복하였습니다..(12시 정각) 비 오는 날 네 여자가 1234m의 정상에서 저 아래나라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야~~~~~호~~~~! 날씨가 식사하게 도와주지 않아서 조금 더 내려가서 안국사 사찰에 가면 식사 할 곳이 있겠거니 하고 네여자는 주저없이 정상을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자욱한 구름이 사방 팔방으로 펼쳐있어.. 바로 앞도 안보였고 손으로 만져가며 깜깜한 구름속을 걸어서 걷고 또 걷고.. 안국사에 도착하니 그 구름은 비가 되어 내리시고.. 간신히 비를 피하여 급한 김밥을 먹고 다시 입산,,, 다시 구름속으로 진입하여 중간 기착지 거쳐 드디어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구름이 온통 가린 세상은 절경 이었습니다.. 연기처럼 뿌연 곳에서 한구루씩 언뜻언뜻 보여지는 울창한 나무들 구름이 너무 하애서 한 겨울의 눈 내리는 날처럼 착시현상도 벌어졌고,, 오를때의 그 낙엽잔디는 사라져 보이지 않았고 온통 하얀나라... 구름나라,,, 그렇게 떠들며 웃으며 산속에서의 시간들을 보내며.. 이렇게 그 누구도 누리기 힘든 즐거움에 너무 좋아 계속 싱글벙글... 재잘대며 오늘 오지 못한 다른 회원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하산을 하다보니 하늘이 밝아져 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금새 사라져 가는 구름을 보내며.. 우리가 구름타고 저 산을 누비고 다녔네?? 구름타고 내려오니까 빨리내려온 거지??하고 웃었습니다 매표소 입구에 도착하니.. 매표소 아저씨가 반가히 맞이하여 주십니다.. 산 아래쪽은 폭우가 쏟아졌다 합니다.. 네 여자가 쏟아지는 비 속에서 하산을 안하니 걱정이 되었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구름속에 있었기에 옷이 젖지도 않았으며 즐거이 산 속에서 놀다 온 것입니다.. J와M은 평생 누리지 못한 즐거움에 감사했고.. 앞으로 계속 계속 이런 즐거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오던 길을 재촉하여.. 아침에 지났던 그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다시 감상하며 달리고 달려.. 유명한 화심 순두부음식점 들러 이 날씨에 어울리는 순두부백반을 맛있게 먹고 즐거이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귀가의 도심으로 진입하니.. 하루종일 내린 비의 흔적으로 아직도 마르지 않은 길 가의 보도 블록이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그 요란했던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의 여행으로 나의 인생의 너무 소중한 하루의 해가 뉘였뉘였 서쪽으로 지고 있었습니다... - 구름속나라에서 살다온 파도 - 0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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