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을 착취 당하다. 누구에게??
애들이 훌쩍 커버린 몇년 전 부터
전 우리집 애들 용돈을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지급을 하였습니다.
딸아이는 설거지 하기로 하고
아들아이는 쓰레기 버리기로 고용계약을 하였으니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멋진 명분이냔 말입니다..
애들도 당당하게 받아가고 나도 만족하며 주게 되니
환상의 멋진 계약 아닙니까??..
그렇게 계약이 쭉 지금껏 잘 이행되면서
저는 그동안 열심히 용돈을
아니 아르바이트비용을 애들에게 지급하였습니다.
그 좋은 계약이 요즈음 삐꺽거립니다..
차츰차츰 애들이 집안 부재가 많아지고
시간의 흐름으로 게으름도 플러스를 하고
또한 저의 관리 소홀(?)이 일조를 하고 하더니
서서히 그 멋진 명분의 계약이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분명 다달이 용돈은 저의 주머니에서 나가는데
아르바이트 비용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인 저의 관리 소홀로 원인제공한 것 같습니다.
한 두번 대신하게 되어 버린 일이
차츰차츰 헤이해 지게 되더니
급기야 95% 이상을 제가 대신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몇 번 애들에게 협박과 회유를 하였지만
바쁘기도 하고 시간도 잘 맞추지도 못하여
결국 제가 제 손으로 그애들의 일을 대신 하고 만 것입니다.
그래도 용돈 주는 날부터 며칠은
신경써서 잘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잔소리 하는 제 입만 아프게 되어버리게 되었습니다.. ..
이렇게 저의 노동력이 착취(?) 당하면서
제재가 들어가야 하나 마나를 놓고서 고민도 해보고
또 몇 일이나 한 달여쯤 제재를 하여보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 알바비가 용돈으로 둔갑하여 지불되며.
그렇게 날짜가 흐르면서
저 노동력은 여전히 착취를 당하고
맨날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ㅡㅡ;;
특히나 요즈음엔 아들아이가 기숙사를 들어가 버려서
쓰레기 버리기는
이제는 따지지도 못하고 저의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토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유치한 생각도 해 보지만
냄새때문에 기다릴 수가 없어
주 중 두어번은 결국 제가 버려야 합니다.
아침엔 저보다 먼저 출근하는 딸애 때문에 설겆이가 제 차지이고
저녁에 하라라면 조금있다가 한다고 하면서
늦게늦게 제가 잠든 후 몇 시간 후에 하거나 아니면 잊어버리는 통에
아침에 제가 일어나서 해야하는 경우가 속출하다보니..
딸애 것과 아들 것 두녀석의 일을 제가 대신해 주는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머리 굴리며 멋진 대안(?)을 생각해 놓아도
제 건망증이 그 대안 마져도 잊어버리게 되다보니
결국은
멋진 계약이 무색하게 제가 알바를 대신하게 되어버리고
여전히 용돈을 지급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슬픔니다.. ㅡㅡ;;
주말이라서 어제밤 집에 온 아들녀석과 딸애가
제가 잠든사이에 간식을 먹었는지
부엌에 들어가 보니
설겆이통엔 라면그릇이
쓰레기통엔 라면봉지와 라면찌꺼기 과자부스러기가 보입니다.
역시나 녀석들 치우지 않아서 제 차지입니다..
아침에 그 일을 제게 대신하게 하고
그 녀석들은 저의 노동력을 착취한지도 모르고
아무 근심없이 아직 것 일어나지도 않고 잠만 쿨쿨 자고 있습니다..
- 자녀와는 계약은 무조건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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