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노동력을 착취 당하다. 누구에게??

파도의 뜨락 2008. 2. 23. 08:52
    노동력을 착취 당하다. 누구에게?? 애들이 훌쩍 커버린 몇년 전 부터 전 우리집 애들 용돈을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지급을 하였습니다. 딸아이는 설거지 하기로 하고 아들아이는 쓰레기 버리기로 고용계약을 하였으니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멋진 명분이냔 말입니다.. 애들도 당당하게 받아가고 나도 만족하며 주게 되니 환상의 멋진 계약 아닙니까??.. 그렇게 계약이 쭉 지금껏 잘 이행되면서 저는 그동안 열심히 용돈을 아니 아르바이트비용을 애들에게 지급하였습니다.
    그 좋은 계약이 요즈음 삐꺽거립니다.. 차츰차츰 애들이 집안 부재가 많아지고 시간의 흐름으로 게으름도 플러스를 하고 또한 저의 관리 소홀(?)이 일조를 하고 하더니 서서히 그 멋진 명분의 계약이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분명 다달이 용돈은 저의 주머니에서 나가는데 아르바이트 비용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인 저의 관리 소홀로 원인제공한 것 같습니다. 한 두번 대신하게 되어 버린 일이 차츰차츰 헤이해 지게 되더니 급기야 95% 이상을 제가 대신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몇 번 애들에게 협박과 회유를 하였지만 바쁘기도 하고 시간도 잘 맞추지도 못하여 결국 제가 제 손으로 그애들의 일을 대신 하고 만 것입니다. 그래도 용돈 주는 날부터 며칠은 신경써서 잘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잔소리 하는 제 입만 아프게 되어버리게 되었습니다.. .. 이렇게 저의 노동력이 착취(?) 당하면서 제재가 들어가야 하나 마나를 놓고서 고민도 해보고 또 몇 일이나 한 달여쯤 제재를 하여보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 알바비가 용돈으로 둔갑하여 지불되며. 그렇게 날짜가 흐르면서 저 노동력은 여전히 착취를 당하고 맨날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ㅡㅡ;; 특히나 요즈음엔 아들아이가 기숙사를 들어가 버려서 쓰레기 버리기는 이제는 따지지도 못하고 저의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토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유치한 생각도 해 보지만 냄새때문에 기다릴 수가 없어 주 중 두어번은 결국 제가 버려야 합니다. 아침엔 저보다 먼저 출근하는 딸애 때문에 설겆이가 제 차지이고 저녁에 하라라면 조금있다가 한다고 하면서 늦게늦게 제가 잠든 후 몇 시간 후에 하거나 아니면 잊어버리는 통에 아침에 제가 일어나서 해야하는 경우가 속출하다보니.. 딸애 것과 아들 것 두녀석의 일을 제가 대신해 주는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머리 굴리며 멋진 대안(?)을 생각해 놓아도 제 건망증이 그 대안 마져도 잊어버리게 되다보니 결국은 멋진 계약이 무색하게 제가 알바를 대신하게 되어버리고 여전히 용돈을 지급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슬픔니다.. ㅡㅡ;; 주말이라서 어제밤 집에 온 아들녀석과 딸애가 제가 잠든사이에 간식을 먹었는지 부엌에 들어가 보니 설겆이통엔 라면그릇이 쓰레기통엔 라면봉지와 라면찌꺼기 과자부스러기가 보입니다. 역시나 녀석들 치우지 않아서 제 차지입니다.. 아침에 그 일을 제게 대신하게 하고 그 녀석들은 저의 노동력을 착취한지도 모르고 아무 근심없이 아직 것 일어나지도 않고 잠만 쿨쿨 자고 있습니다.. - 자녀와는 계약은 무조건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