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삶의 그림자.. 그 뒤를 이어가며..

파도의 뜨락 2007. 12. 5. 13:58
    삶의 그림자.. 그 뒤를 이어가며.. 나의 친정은 장수 가정입니다.. 조부나 외조부는 일찍 돌아가셨으나 친조모는 98세 일기로 삼년 전에 돌아가셨고.. 현재 94세되신 외할머니가 살아 계십니다... 삼 개월 전에 내 친정 모친집에 외할머니가 와 계십니다... 70이 넘으신 친정모친이 .. 평생 시모님 모시고 사신 외숙모님이 힘드시다고 잠시 모시고 싶다고 서울에서 모셔왔습니다.. 너무나도 천사표인 나의 친정모친답습니다......! 요즈음엔 친정에 모친 뵈러가면, 단아하시고 귀엽기까지하신 외조모까지 뵈니 모시는 친정모친 걱정은 두번째가 되고 외 할머니의 모습을 뵐 수 있어 무척 좋았었습니다.. 사회활동과 집안 일을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일이 많은 친정모친은 요즈음 꼼짝 못하고 약간의 치매를 보이신 조모님께 묶여있지만 그래도 친모와 같이 있음에 행복한 모습이 보이고 나의 남동생 부인인 올케들은 늘 전화를 드리거나 찾아 뵙거나 하는 신경은 쓰인다지만 그래도 두 할머니를 끔찍히 챙기는 모습도 참 보기는 좋았습니다... 어제 밤 김장김치 가지러 친정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단아하신 할머니가 향수병으로 아파 누워 계셨습니다. 150여 포기의 김장을 하느라고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는데 할머니까지 아프셔서 친정모친은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며칠전 부터 이상하시다고 하셨습니다. 서울에 가시고 싶어서 짐보따리를 싸시다 풀다 하시고 말씀도 안하시고 얼굴도 이상하시다고 하셨습니다.. 친정모친은 연말쯔음에 가시자고 달랬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는데 아프셔 버렸다고 당황하고 계셨습니다.. 마침 외조모님이 제일 사랑하는 손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할머니 아프다니까 당장 모시러 온다고 합니다.. 친정모친이 내 사촌 남동생을 겨우 달래서 당장은 모면하고 주말에 모셔가게 하였습니다.. 와~! 난 그 향수병의 위력을 보고 말았습니다.. 우리 외할머니.. 외조모님...!! 내가 친정에 도착해서 보았을때만 하여도 옥 매트 위에 누워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시며 꼼짝도 안하고 누워만 계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애 태우게 하셨었습니다. 주말에 손자가 모시러 온다는 말을 전하자 마자 벌떡 일어나 앉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얼굴이 화색이 돌고, 도란도란 얘기도 하시고 내겐 저녁을 먹었냐고 하시고.. 눈이 초롱초롱하여지시는 것입니다.. 급기야 나의 간식거리를 찾아 챙겨오신다고 일어서서 배란다로 주방으로 돌아 다니시기까지 하시는데.. 세상에!!! 친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친정 옆 아파트에 사시는 시댁에 김치를 드리러 갔습니다. 86세되신 시아버님.. 81세되신 시어머님... 9시도 아니 되었는데 시아버님은 주무시고 걸음이 불편하신 시어머님이 나를 맞이하여 주십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주말농장에 들르면서 가까이 사시는 시부모님을 뵙고는 있지만 너무 노령이 되신 부모님이 가슴에 응어리처럼 얹혀있습니다. 잠깐 애기를 마치고 시댁을 나오며 가슴이 아팠지만,, 그래도 언제나 건재하심에 감사하고 감사하였습니다... - 파도의 삶은 200살까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되는 파도 - 0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