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년중 변한지 않고 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밤 8시반 드라마..
이십년이 넘게 변하지 않은 우리집 풍경이다.
물론 바쁘거나 다른일이 없으면 보지 못하지만
대부분은 이 시간이
우리가족이 저녁 식사 끝나고 쉬는시간이고 얼굴보는 시간이다.
대화가 많은 편도 아니지만 서로 얼굴을 보면서
그러면서 드라마를 보게되는 것이다.
우리집 가부장이 심해서
그 드라마 끝나면 뉴스를 보려고 버티는 남편의 시간 떼우기용이기도 하다
남편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가 없어
아이들 마져도 거실에 있게되면 자동으로 그 드라마를보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그시간에 하는 드라마들은 전개가 천천히 진행이 되고
오랜만에 보았을지라도 내용파악을 대강 할 수가 는 드라마들이었다.
드라마가 바뀌고 또 다른 드라마를 처음 보게 될 지라도
헤메는 일은 거의 없는 아주 착한 가족 드라마들이었다.
우리가족에게 밤 여덟시 반은
마치 차를 마치는 것 처럼 드라마를 자동으로 보게 되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쭉 살아왔다..
'그러면 안되지~!!'
' 얼라리?? 참 나~! 지나 잘하지~!! 흥"
울집 딸아이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요녀석과 드라마를 같이 안보는 것이 이익이라는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다.
우리 딸애는 드라마를 참 드라마틱하게 감상한다.
드라마가 재미 있으면 크게 웃고
내용이 진부하거나
주인공이 화나면 막 같이 성질내 준다.
울 딸애는
생김이 나 닯지 않아서 도회풍이고
성격도 남편을 닮아서 차분하고 말도 없는데
얼굴과 태도와는 영 어울리지 않게
유독 지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면 저렇게 반응한다.
나는 딸애를 보면서 의아해진다.
나와 남편은 표정도 변하지 않고 조용히 감상하는데.
딸애는 누굴닮았는지 시끄럽게 반응한다.
요즈음은
드라마보다 딸애의 표정과 반응에 더 웃음이 나온다..
가끔 울 집 거실에 때아닌 전쟁이 벌어진다.
드라마에 반응하는 딸애를 보고
나는 시끄럽다고 조용히 보라고 하면
딸애는 드라마 전개에 화를내며
엄마는 화가 안나냐고 하기도 하고
작가가 지어낸 것에
네가 너무 과민반응한다고 나무라면
딸애는 지 아빠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남편은 딸의 편을 들어주거나
딸애와 나의 대화가 더 시끄러워서 드라마를 못 보겠다고 한다.
어쩌다 요 풍경에 끼어든 아들녀석은 웃기만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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