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 커피 주전자에 추억을 묻고 있는 아침 -

파도의 뜨락 2007. 4. 24. 08:28
    - 커피 주전자에 추억을 묻고 있는 아침 - 사람마다 몸에 밴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의식적이지 못하고 무심히 무의식적으로 벌인 행동이 습관이라고 하나요? 사람마다 좀 특이하고 엉뚱한 습관이 몇가지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게도 그 습관이지는 모르겠으나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습관 하나가 있었습니다. 가령 친구와 전화만 하면 커피주전자를 태우게 된다면 이해가 되십니니까? 한때 가스렌지에 커피 주전자만 올려 놓고 전화만 받았다 하면 지치지도 않고 주전자를 태운 적이 있었습니다.. 한 십여년 동안 그 태운 갯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긴 그 때는 커피 주전자 뿐만 아니라 물을 끓이는 용기 대부분이 그 폭풍에 희생양이 되었었습니다. 물론 의식이 있으면 조심을 하지만 생각없이 무심히 벌인 일이라 통제가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수 많은 경험으로 의식을 떠올려서 조심도 하지만 몸에 밴 습관인지라 또 다시 태우곤 하였습니다. 세월의 변화로 지금은 집에서 커피 마시는 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또 전기 포트를 사용하게 되면서 태우는 빈도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만세~!!! ㅎㅎ 저는 커피 광입니다.. 20대초 인스탄트커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커피를 하루 서너잔은 기본으로 마셔대고 있습니다. 몸에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몸에 밴 습관이라 오전에 두번.. 오후에 두번.. 그러다가 저녁에 모임이라도 있으면 또 마십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맛을 즐기는 음미의 패턴도 여러번 바뀌어가며 원두가 지독히 맛있을 때도 있었고.. 또 언제 적에는 수입커피가 맛이 있을 때도 있었고.. 자판기 커피에 익숙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수기 물을 사용하기 편리한 봉지 스틱형 인스턴트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 혼합 믹스 봉지 커피는 아주 차에 실고도 다닙니다.. 가만 생각하니 지독히도 커피를 마셔대었습니다. 어쩌면 중독이 아닐까 걱정이 될 때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하다가 잊었던 듯 하였던 그 습관으로 또 커피주전자를 태우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커피 마시는 빈도가 낮아지고 사무실이나 근무지에서 정수기물로 커피를 마시다 보니 그 커피 포트나 주전자 태우는 일도 사그라든지가 몇 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래서 커피 주전자 태우는 것을 잊었는가 하였더니 최근 몇년간 조용하였던 커피 주전자 사건이 오늘 터졌습니다.. 왜? 나는 커피 주전자의 물을 가스불에 올려놓기만 하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꼭 커피주전자를 꼭 태우게 되더란 말입니다.. 그 습관이 왜? 몸에 배었을까요? 정신을 홀딱 놓을 정도로 친구와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의미도 있겠고, 건망증의 대가 이다보니 잊어버리는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제일 이해가 안가는 것은 습관처럼 커피 물을 가스불에 올려 놓음과 동시에 물이 끓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꼭 친구와 통화를 먼저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일 보다가 태우기도 하지만 유독 친구에게 전화하다가 태우는 일이 많다보니 몸에 밴 습관이라고 핑계거리를 만들지 않고는 도처히 이해 불능입니다...ㅡㅡ;; 모처럼 시간이 나서 친구에게 전화하다가 그 잊어지지도 않는 습관때문인지.. 아니 오랜만에 커피 포트 태우려고 그랬는지.. 전기포트가 아닌 삐삐 주전자에 커피물 올려 놓았었나 봅니다.. 삐삐 주둥이 뚜껑을 안 닫고 끓이다가 .. 오늘도 어김없이 커피 주전자를 태웠습니다.... 행이라면 버릴 정도로 새카맣게 탄 것은 아니라는 것에 작은 위안을 얻습니다... - 커피주전자 값은 벌었다고 생각하는 한심한 파도 - 0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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