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생일이라는 글자가 갖는 뉘앙스

파도의 뜨락 2007. 4. 16. 15:59

토요일 내 생일이었습니다...

해 마다 친정모친이 내 생일이면

바리바리 음식을 장만하여 오시곤 하는데..

올해에는 약속도 있어서

며칠 전 부터 나의 부재를 알리며 오시지 마라 했던 터라

모친은 오시지는 못하고 전화만 하시면서

하루 뒤에 동생과 올케랑 따로 만나서

저녁이라도 먹자고 하였던 터라 바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일날 아침에 시댁과 친구들에게

부산히 받은 축하 전화 몇 통과 함께

미역국으로 생일 아침을 보내고

친구들과의 등산 약속으로 집을 벗어났습니다.

 

5시간 가까이 산행을 하고 내려와서

늦은 점심 겸 생일축하 파티 겸 하여서 야외 레스토랑으로 향하였습니다.

등산복 차림으로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는데

꽤 유명한 레스토랑이라서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우리의 차림에 괜스레 미안하고 염치없었습니다.

그래도 아줌마 얼굴로 철판을 깔고 테이블에 앉아서

비싼 정식과 파스타 등으로 눈과 배를 즐겁게 하였습니다.

즐겁게 생일을 축하해준 친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하면서 귀가를 하였습니다.

 

가족 생일날 저녁은 외식이 우리 집 풍습인지라

배가 불렀지만 식구들과 외식하러 나가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애들이 초밥과 알 탕을 늦게 먹었다고,

아빠하고 나가서 외식하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생일 선물이라며

딸은 비비크림과 로맨스소설을,

아들은 현금이 좋은 거라면서 1만원을 주는 것입니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교육을 시켜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그 때  회사에 출근했던 남편이 집에 들어선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채

인사말도 끝나지 않았는데 남편 핸드폰이 울리며

올 만에 보는 남편 친구가 불러내는 것입니다.

남편이 내 눈치를 살피며 내게 양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난 늦은 점심을 거하게 먹은 상태이고 애들도 나가지 않겠다고 하여서

사실 외식은 껄끄러웠던 차에..

인심 후하게 쓰는 척 하고 남편 친구 분에게 남편을 양보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찍 씻고서 한가한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애들이 케이크를 자르자고 하였으나

남편이 들어오면 자르려고 남편을 기다리다가

너무 피곤하여서 그만 잠들고 말았습니다.

 

무엇인가 차가운 느낌에 퍼뜩 정신을 차리니

남편이 내게 뽀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곤 술 냄새 가득 풍기는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소리가

' 정성순.. 생일 축하해!!' 였습니다.

술 냄새나 나지 말던가.

 

해마다 내 생일에는  

남편은 선물이나 여타하면 십만원권 수표를 선물로 주었었습니다.

올 해에도 당연히

남편이 무엇인가 생일 선물을 줄 것만 같아서 기다렸는데

하루가 지났는데도 감감 소식이 없는 것입니다.

뒷날 아침에

내 궁금해서 밥상에 앉아서 과감히 물었습니다.

 

<남편과 나의 대화 일부분>

- 내 생일 선물??

- 어젯밤 주었는데

- 무엇을??

- 키스

- 뭐얌??  그런 억지를..그리고 난 기억도 없는데??

- 나 했어..부족하나??  더 해줄까?

- 그러지 말고, 난 물건을 원해

- 그럼 나의 몸 전부를 가지시지?

- 얼라리?? 원래 내 것인데 뭘 가져?,

- 그래? 그러면 인심 썼다  이달 월급에서 백만 원은 정성순만 위해서 써.

- 백마넌??

- 그래..

- 나만 위해서 쓰라고? 그럼 내가 써지남??  

뭐야~! 선물 준비 못했으면 그렇다고 하면 될 것이지.. 억지를..!!

우 씨~! 당신 생일 때 보자  ㅡㅡ;;;

생일 선물 준비도 못한 남편이..

은근슬쩍 넘기는 모습이 이해가 되면서도 몹시 서운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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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야기입니다.

올해도 남편에게 적접적인 선물 못 받았고 

목걸이를 하여준다고 입으로 선물 받았습니다.

아마도 내년 생일이나 되어서 받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양반 해마다 왜 그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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