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수다스런 일상

매화 내음은 어떨까??

파도의 뜨락 2007. 3. 20. 09:02

 

저는

삼십대 중반까지는 화장도 하지 않고 살았었습니다.

그 때 까지

향에 민감한 편도 아니고

특별히 좋아하는 향도 없었습니다.

 

사십대에 들어서서.. 어느 날

그냥 사람들의 냄새가 차츰 싫어지는 것입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아라서 그랬는지

그때 갑자기 아픈 몸 때문에 그랬는지

이상하게 신경이 거슬릴 정도로 사람냄새가 싫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기를 내게도 싫은 냄새가 나는 가 하고서

조그만 고민까지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지인에게서 '그린 티'라는 자그마한 향수 한 병을 선물을 받았습니다,

여름이라서 땀에 민감할 때였는데

그 향을 맡아보고선 금새 맘에 들었습니다.

향이 진하지도 않고 시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때 부터

향으로  냄새를 커버 하려고 생각하고

향수를  조금씩 바르고 다녔습니다.
나의 향으로 다른 사람들의 향을 커버할 수 있어

조금의 만족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이유가 되는 핑계를 만들면서

향수의 향기가 여러가지 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묘한 향들이 각 각의 내음이 신기해 지면서

향수를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일 년은 신나게 이 향 저 향 뿌리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너무 식상한 향과 진한 향기의

역겨움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향수가 돈이 많이 들게 되는 것도 알게 되었고

향이 남들에게 그렇게 좋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제 코가

왠만히 향을 많이 뿌려도 면역이 되어서 향이 진한줄을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향의 패턴을 조금씩  바꾸었습니다.

그동안 향수를 바르던 습관이 있어서

한번에 끊을 수는 없었고

왠지 향을 뿌리지 않으면 이상하기도 하여서

나만의 향으로 낙찰을 보았습니다.

여름이면 '르빠 겐조 '로  겨울이면 .'아덴 5번가'로

그렇게 일이년이 또 지났습니다.

 

두 향마저 향에 중독되니까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점 점 향수에 흥미가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차츰 자연스레 다시 느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냄새. 꽃내음. 들꽃향기.자연향수가 좋다는 걸.

차츰 향수를 뿌리지 않은 날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껏 몇 년간을 지내면서

대부분의 향수는 할머니 냄새가 싫다는 친정모친에게 가져다 드렸고

나머지 향수는

가끔은 기분전환하거나

분위기에 따라서 향수를 조금씩 처치하고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요일. 

주말농장에 들렀는데

매화꽃이 피기 시작하였습니다, 흐드러지게.

코끝에 스치는 향기가

인공향수보다 더 좋았습니다.

매화향의 향수를 만들면

샤넬 넘버5  보다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 > 수다스런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월 마지막 날..  (0) 2007.03.31
길 잃어버린 나의 호칭  (0) 2007.03.31
춘설에 설레발...  (0) 2007.03.08
오늘의 할 일??  (0) 2007.03.06
이 월 그 마지막 날을 보내며..  (0) 2007.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