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좌회전과 우회전은 항상 고장,,

파도의 뜨락 2010. 9. 16. 19:05

 

 

 

혹시

이런 적 없으셔요??

좌회전이나 우회전이 힘들고

좌향좌나 우향우 이런 단어가 딴 나라 말처럼 느껴지신 적 없으신지요??

저는 그렇습니다.

그 단어들이 항상 딴 나라 말처럼 느껴집니다.

 

제 차로 친구하고 대형마트를 가는 중이었습니다.

가는 중간에 아는 집에 털실을 전해주고 가야 한다고 하여서

친구네 아는 사람이 사는 아파트에 들르던 중이었습니다.

친구가 저기서 좌회전을 해라

조금 더 가서 우회전을 해라 하고 열심히 길 안내를 합니다.

이렇게 서너 번을 코치를 받으며 운전을 하는데

좌회전 우회전을 헷갈려하다가

차선 바꾸기를 늦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돌기도 하고 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들어가서 돌고 돌다가

한참이나 걸려서 빠져 나오느라고 힘이 들고 말았습니다.

화가 난 나는 큰소리쳤습니다.

“야~! 좌회전 우회전 하지 말고 오른쪽 왼쪽이라고 해~! “

“뭐? 네가 초등학생이냐?? “

“우씨~! 내가 좌회전 우회전 구분을 못하는데 어쩌란 말이야~!”

문득 그제야 나의 장애를 깨달은

친구가 뒷자리에서 배꼽을 잡고 웃습니다.

 

저는 뇌에 이상한 장애가 있습니다.

좌회전과 우회전이란 단어를 구분을 못하는 장애입니다.

단어로 된 글자로는 왼쪽방향과 오른쪽방향인지 알겠는데

귀로 들을 때는 꼭 문제를 일으킵니다.

분명 좌가 왼쪽이며 우가 오른쪽 방향이라는 것은 아는데도

이상하게 실제 방향이 헷갈려지는 것입니다.

특히나 좌회전 우회전이란 단어만 들으면,

우리나라 말 같지 않고 처음 듣는 말처럼 금세 방향이 헷갈려 버립니다.

심지어

좌측이란 말이나 우측이라고 하는 말까지도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단어들을 들으면 금방 행동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한 후에 방향을 깨닫고 캐치하게 되어

언제나 반 박자 느리게 행동을 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동서남북은 아무 이상이 없이 구분을 하고

오른쪽 왼쪽이란 단어도 이상이 없이 받아들이는데

이상하게

좌 우 라는 단어만 나오면 뇌에서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립니다,

참으로 이상한 장애입니다.

 

이 증세가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습니다.

체육시간이나 조회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 정렬시키면서 좌향좌 우향우 이런 구령을 했었습니다.

그 구령을 들으면 난 대부분 엉뚱한 방향으로 돌았었습니다.

국민체조나 맨손체조 할 때에도

당연히 다른 애들과 반대로 움직임이 많았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좌측이니 우측이니 소리만 나면

금방 방향을 잃어버리고 몸이 반 박자는 느려지는 겁니다.

왼쪽 오른쪽 이라고 말하면 좋겠는데

좌 우 소리만 나면 머리에서 거부를 하니 참 아니러니 할 수밖에요,

셀 수없이 '왼 좌'  '오른 우'를  읊으며 방향을 외워보기도 하고

어느 한길을 주축을 만들어 놓고

'이쪽은 좌회전' '저쪽으로 돌면 우회전' 하며

억지로 외워서 입력을 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날마다 누군가 '좌회전'  '우회전'  해 주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다 듣게 되면 반드시 헷갈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몇 십 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다행히도 큰  실수는 하지 않고 잘 살고는 있습니다,

단지 조금 불편한 거라면 운전할 때 입니다.

나의 감각으로 왼쪽방향이면 혼자서 알아서 좌회전을 하는데

같이 차에 탄 사람이 길안내를 하면서

'좌회전 하세요' 나  '우측으로 도세요.' 라고 한다면

방향이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손으로 '이쪽?' '저쪽?'' 하다가 엉뚱하게 우회전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 요즈음은

내비게이션이 제스승이 되어 헷갈리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소리로 안내를 받으면 여전히 헷갈때가 많지만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방향 안내를 보기에 실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이 길 안내를 하는 때는 뇌가 오류를 범하고 마는 것입니다.

분명 나의 뇌는  좌회전 우회전 단어 입력부분이 고장 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이 엄청난 고장을  몇 십 년을 이렇게 방치해도 괜찮은가 하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그렇다고 어쩌지도 못하고 지금껏 살고 있답니다,

이거 괜찮은 것인가요??

내 인생은 좌회전 우회전은 항상 고장인 상태로 살아야 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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