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그 멋진 녀석 재승이

파도의 뜨락 2009. 6. 27. 23:58

남편하고 주말 농장에 다녀오던 어느 일요일 오후

늘상 일상처럼 주차하는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서

야채이며 도시락 가방이며 꺼내면서  차와 트렁크를 정리를 하고서

라인 건너에 위치한 층계 참 쪽으로 걸어가려는 시간은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차 한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리 차가 주차 되어 있는

넘버 60번째 라인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세대수가 많고

1집당 1.5대꼴로 주차가 가능한 주차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이기에

주차하기도 편하고 넓은 주차 시설이 되어있는 좀 넓은 지하주차장입니다.

그 곳을 쌩하고 굉음을 몰고 들어오는 차를 피하며

그 차가 지나가면 라인을 건너려고 남편과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였습니다.

차는 구형 아반떼 회색 중소형 차량 이었습니다.

차를 요란하게 몰고 들어오더니 나의 차 앞쪽 라인 쪽에서 턱하고 급히 멈추더니

후진기어를 넣고 착 착~! 한방에 쏙 주차라인에 안착시키는 겁니다.

차하고 어울리지 않게 운전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멋지고 터프하게 착 안착시키는 것입니다.

그 운전하는 모습에 나는 그만 반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면허취득 십오 년이 되었고 가끔 남편 것 한두 번 씩 운전을 하다가

본격적인 운전이 6년차가 되어가지만. 아직도 주차를 잘 하지 못합니다.

한 번에 라인에 안착하지 못하는 좀 둔한 운전자이기에

이 멋진 주차 폼에 그만 반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 와~ 멋지다. 진짜 멋지게 운전하는데?? 터프해~!!"

하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픽 웃으며 한마디 하는 것입니다.

" 젊은 놈이군!`!!!"

"그래 ?? 그렇겠지??"

하며  남편하고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그 차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차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나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노란 갈기 머리를 하고서 반바지에 하얀색 티셔츠에 쇠장식 목걸이를 걸고서

차에서 내리는 폼은  벤츠에서 내리는 것 보다 더 당당히 내리는 것입니다.

눈에 확 뜨이는 복장을 보고 나는 무슨 배우가 내리는가! 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입니다.

" 어? 재승이 아냐?? 애~! 재승아~!!"

반가운 마음에 그 녀석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고개를 획하고 돌리던 녀석이 나와 남편의 얼굴을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합니다.

" 엄마에게 드디어 차 빼었니?? "

" 아뇨`! 잠깐 알바 다녀오면서 엄마 것 빌려서 탔어요." 하고 대답을 합니다.

"애`! 난 누가 그렇게 멋지게 운전을 하나 했다.

너 진짜 멋지다 . 평소 행동이 멋지더니 운전도 멋지게 하나보다 .. 진짜 멋진데??!"

그러자 그 녀석 머리를 긁적이며

 " 뭘요~!!"  합니다..

 

 

두어 달이 흐른 후

퇴근을 하고서 역시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주차를 하고

지친 발걸음을 무겁게 옮기며 지상 층계참으로  걸어가는데

그 때 처럼 차 한대가 내 앞을 지나다가 멈추고 고개를 내밀고 나를 부릅니다.

" 언니~!!"

13층에 나와 같은 쪽 라인에 사는 재승이 엄마입니다.

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며 재승이 엄마가 차를 주차하기를 기다리며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차가 새로 바뀌었습니다. 새 차였습니다.

재승이 엄마가 주차를 하고 내 옆으로 오자 내가 물었습니다.

" 헌차를 드디어 재승 이에게 주어 버리고 새로 차를 샀어??!"

" 응?? 호호호. 아냐~! 저 차 재승이가 이번에 군대 가면서 사 주었어~!!"

" 응?? 진짜??? 그 녀석 군대 갔어?? "

" 응~! 해병대~!! 지원해서 갔어."

" 와~! 그 멋진 녀석 해병대 갔어??

역시 재승이 답네?... 어쩜 그리 하는 행동마다 멋지냐~!!"

"멋져?? 만날 언니가 재승이 보면 멋지다고 해 대니까 그녀석이 지가 진짜 멋진 줄 알아~!"

하면서 눈을 흘깁니다.

" 진짜 멋지잖아~! 잘생겼지. 성격 좋지. 사회성 좋지,

더구나  운전또한  터프하게 하지 .. 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대학생이 알바를 해서 엄마 차도 사주고 군대 갔지…….

세상에 그렇게 멋진 아들이 어디가 있나?? 찾아봐라~!! 그렇게 멋진 아들 둔 것 자긴 정말 축복이야~!!"

하며  입에 침을 물어가며 칭찬을 해대니까

13층 재승이 엄마는 내 말을 따라서 막 웃더니 손사래를 치며  한마디 합니다

"재승이가 알바를 해서?? 차를 사준 것이 아니고요`!!"

" 그럼???"

지상으로 나와  사는 동  통로로 걸어 가면서

차 구입기에 대해 자초지종 애기를 펼칩니다.

군대 가기 일주일 전에 재승이가

학과 친구들하고 대천해수욕장 갔다 오는 길에 차가 사고가 나서 부셔졌다고 합니다.

천만 다행으로 애들이 다섯 명이나 탔는데 한명도 다치 않고

재승이만 어깨에 타박상을 입었답니다.

그 몸으로 입대가 가능한지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다행히 괜찮아져서 입대를 무사히 하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 재승이가 해병대라서 포항까지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차를 바꾸려고 했는데  차라리 잘 되었지 뭐..

차는 사고 때문에 폐차되고 새로 차를 구입하게 되었어!"

그러면서 마구 웃습니다.

" 그래서~! 재승이가 차 사주었다고 했었던 거야?? 으하하~!!"

" 언니도 웃습지?? 그렇지?? 

고의든.. 사고든... 어쨌든 재승이 때문에 차를 바꾸게 되었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재승이가 차를 바꾸어 준 것고 돈은 우리가 낸 것이고 그랬지이!! "

" 어이쿠~! 정말... 말 되네... 말 되어~!! 진짜!!"

" 그렇지?? 말 되지?  녀석이 군대가면서 우리에게  차 한대 선물하고 해병대로 날았다 그거야!!

좋게 생각하자고 했어~!! 하하하.."

멋진 녀석의 엄마답게 생각도 터프하다고 생각이 들면서

그 멋진 재승이 녀석이 오버랩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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