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호객행위는 아무나 당하는 것이 아니다.

파도의 뜨락 2009. 6. 23. 18:24

주 중

소도시의  할인매장의 오후는 한가했습니다.

이 날 이곳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저녁 시장을 볼 겸 얼굴도 볼 겸 하여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회사원들과 달리 이른 퇴근을 하는 강사 친구들이어서

가끔씩 일 끝나고 할인매장에서의 만남을 가졌었습니다.

늦은 오후 시간인 5시쯤에

퇴근 길 친구 셋은 매장안에서의 접속은 자연스러웠습니다.

 

오늘은 딸아이 까지 같이 섞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여가면서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다녔습니다.

이곳에서 대강 시장을 보고서

또 다른 곳을 들렀다가 집에 가야 하였기에

바삐 이 것 저것을 골라서 커터기에 담고서 계산대로 섰습니다.

막 계산을 하려는데 한 친구가 설탕을 가지러 간다며

자리를 뜨는 것입니다.

저도 따라가서 설탕을  한봉지 사서 오던 중이었는데

한쪽 귀퉁이에서 가판을 설치하는 직원이 보였습니다.

지나치려는데 그 직원이 부르는 것입니다.

" 아주머니 .. 잠깐만요,~!!""

친구와 내가 멈추자

" 잠깐 서 계시면 휭재를 하는 세일을 하는데요??"

하면서 웃는 것입니다.

"휭재?? 무엇을 요?" 하며 친구가 묻자

" 화장품요.. 모든 품목  무조건 천원에 드리니까 잠깐 서 계세요"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가판앞에 화장품 박스같은 것이 보이는 것입니다.

무슨 화장품을 천원에 파는지 구경할 수가 없었지만

궁금하기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 가려는데

그 직원이 다시 말하는 것입니다

" 이런기회 없어요 금방 놓을 테니 기다리세요~!" 한면서 윙크까지 하는 것입니다.

친구가 마침 비비크림이 떨어졌다며 좋은 것이면 가져 간다고 멈추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계산대에 서 있는 친구와 딸애에게 손짓을 하여 불러 들여

넷이 가판대 옆에 섰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 직원이 빨리 물건을 가판에 올려 놓지 않고 미적거리는 것입니다.

"저희 바쁜데요,, 빨리 물건을 봅시다~!"

하고서 성화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직원이 부탁조로 말하기를

" 잠시만요.. 사람들이 안보이네요. 일 이분만 기다리세요, 20분에 시작할께요 사람들이 모이면요~!"

그러면서

이 매장은 항상 사람이 없냐면서  물건은 주지 않고 봉투 하나씩만 주는 것입니다.

의아한 마음과 무슨 이런경우가 있나 하여

정말  이곳  직원인가 하는 생각에 차림을 보니

가슴에 할인 매장의 명찰을 달고 있어서 의구심이 조금 사라지는 것입니다.

일 이분 기다린 보람을 하엿는지 아주머니 세사람이 더 모여들었습니다.

여자 일곱명이 가판앞에 서 있어도 좀처럼 물건을 꺼내 놓지 않던 직원이

우리들이 갈 듯이 하지 할 수 없이 물건을 꺼내 놓는 것입니다.

 

주먹에 립스틱 세개를 꺼내들며

대답을 크게 하는 분께 하나씩 준다고  대답을 크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그 직원이 크소리로 소리를 지릅니다

" 지금부터 화장품을 얼마에 드린다고요???"

갑자기 그 직원의 목소리와 행동에 놀라서 저는 눈이 커졌습니다.

"????~"

어느분은 웃음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연신 소리치는 직원을 잠재울 듯

누구 입에서인지 자그맣게 대답이 나왔습니다..

" 천원이라며요??"

그러나 그직원 전혀 듣지 못한듯 다시 큰소리로 외치는 것입니다.

"얼마에 드린다고요오?"

그러자 내 옆에 서 있던 비비크림 산다는 내 친구가 소리쳤습니다."

"천원~!!!!"

순간 우리일행은 눈을 크게뜨고 는 경악했는데

직원이 씩 웃으며 친구의  봉투에 립스틱 하나를 넣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어번의 소리를 더 치자

나중에 오신 아주머니들이 대답을 크게하여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갑자기 그 상황이 몹시 창피해지는 것입니다.

이게 이 큰 매장에서 하는 일인가 하고 어이도 없었습니다.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어쩌다 이 곳에서 내가 서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한쪽 발을 조금씩  뒤로 빼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좀 전 어떨결에 소리를 지른 친구을 비롯하여

우리 일행은  뻘줌하여 서 있으면서도

대한민국의 큰 매장이었기에 설마 가짜는 아니겠지 하면서

연신 그 직원의 가슴에 매달린 명찰을 보면서

빨리 천원짜리 화장품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천원짜리 화장품을 사기위해

닥스 핸드백에 닥스 구두를 신은 한 친구와

퇴근길이라서 정장치림의 말쑥한 차림인 두  중년여인과

그리고 세련되 보이는 아주머니 세명 과

그 틈에서 서 있는 산뜻한 아가씨..

그들을 데리고 천원짜리 물건을 사라고 크게 외치는 풍경..

얼마나 우습고 안어울리는지..

천원짜리 화장품을 살 수는 있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상품이라면 고르면서 좋으지 내게 필요한지 알아서 사겠는데

이것은 몰잇군처럼 빙 둘러 서서 천원을 외쳐야 한다는 것이  ㅡㅡ;;

 

 그러나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는 화장품은 보이지 않고 

연이어서 공짜 팩을 주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별 반응이 없는 우리들을 데리고 

그 남자 직원은 호객 행위를 하는 것 처럼

핸드크림과 발크림을 천원이라고  꺼내는 것입니다.

친구가 "도대체 비비크림 언제 나오는 거야???' 하며 투덜이었지만

그러나 그 직원은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새로 물건을 꺼내며 가판에 던지듯 쏟아내면서 연신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썬크림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오천원~~~!" 하는 것입니다.

"잉??~!! "

잘못 들었나?? 했습니다.

그러나 그 직원분 다시 허리를 구부려 가판아래서

다섯개의  상자를 꺼내들었습니다.

싸구려 세트처럼 보이는 화장품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소리칩니다.

옥션에서 십만오천원에 파는데

이 곳에서는 구만원을 빼고 만 오천원에 준다는 둥 하면서

많이도 없고 다섯 분께만 드리니 나눠서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듣자 하니 아무래도  이상한 것입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화장품이 좋은지 안좋은지는 모르지만

이 판매 수법이 우리 취향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한 껏 속이 상한 우리들은

점점 강도가 심해져 가는 직원을 무시하고

저와 딸애가 제일 먼져 그 틈에서 도망쳐 나왔고

곧이어 친구들마져 조용히 빠져 나와 버렸습니다.

첨부터 이상하고 찝찝했던 것에

황당하고 어이없고 정말 고객센터에 쫒아가고 싶고 하였습니다.

물건을 파는 방법이 여러가지겠지만

모든 것이 천원으로 알아들은 우리도 문제고

또 모든 물건을 천원에 줄것처럼 한 그 직원도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처음 부터 전시된 것이 아니어서

어쩐지 이상하기는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굴지의 커다란 할인 매장에서

사람을 모집하여서 호객행위처럼 파는 행위에 기분이 잡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어설픈 아줌마는 속만 상하고 말았습니다.

 .

아래사진

저번 비님오시는 날

전주대학교 진리관앞에서

비 맞은 수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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