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의례적으로 저는
뒤 배란다로 가서 창밖을 바라보는 습성이 있습니다.
뒤 배란다로 가는 이유는
앞배란다는 앞 동에 막혀 멀리 바라 볼 수가 없고
제 아파트가 우리 아파트 제일 뒤쪽이며 높은 층이어서
한 눈에 도시의 시가지가 다 보이는 탁트인 장소이기때문입니다.
또한 눈 뜨면 나의 일터(?)가 부엌인 관계로 .
습관처럼 부엌 딸린 뒤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저희 집 뒤 배란다는
앞 베란다처럼 창이 크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창이 크게 설계되어 있으니
탁 트인 시야를 한 눈에 확보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뒤쪽 배란다로 가서 넓은 도시를 멀리 바라다보면.
하루의 일과가 생각 나게 되고.
왠지 넓은 그 경치에 반쯤은 취하여 아침 준비하기가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남편 출근하는 날입니다.
어느 때와 같이 일어나서
아침식사 준비 하러 부엌 건너 뒤 다로 나가 보니.
처음 눈에 들어오는 하늘은...
비님이 내리어 하늘의 어두움을 생각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그 하늘이 밝아 있었습니다.
비님이 그치었나??
생각하고 아래쪽을 바라보니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아~!
비는 내리지만 상쾌한 아침입니다.
깨끗한 아스팔트길.. 하얀 휭단보도..선명한 간판들..
초록의 나무들.. 우뚝 서있는 전봇대 색 색 의 지붕들,,
새벽이어서 차도 몇 대가 보이지 않아서
쭉 뻗은 신작로가 그림처럼 잘 보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도 잘 정돈 되어 있는지.
밤 새 비님 내리시더니
세상을 깨끗이 청소를 한 것입니다.
그 즐거움은 눈으로 바라보고 바라보아도
관찰 하는 것이 하나 둘 더 늘어나는 것입니다.
여고시절 삼층이었던 제 교실에서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고 나서 그친 후.
운동장 너머 건너편의
플라타너스, 은행나무, 떡갈나무가
색을 되찾아서
물방울 먹음은 푸른 녹색의 빛을 발휘하면.
그 예쁜 색과 운동장의 깨끗함과의 조화가
왠지 가슴이 탁 트이며 가슴이 설레곤 해서,
공부도 재대로 못하고 창문만 바라보곤 했었는데.
어쩌면 그 날 부터 시작해서
최근 몇 년 전 까지
비를 눈 보다 더 좋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이
사춘기 시절 창문 밖의 깨끗함에 반해 가슴 설레던
그 시절의 아침이 이사를 온 것 같았습니다.
아침 준비하면서
몇 번을 들락이었는지 모릅니다.
남편 보내고 다시 뒤 베란다에 가서
다시 도시를 관찰하고..
아까처럼 하늘은 밝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차는 몇 대가 지나다니지 않고
물기 가득한 아스팔트길과 나무들이.
신록의 오월 이 새벽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멈추고 싶은 파도-
200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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