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 너무 믿으면 안돼~~
지난 11월 23일
시어머님이 고관절 수술을 하셔서
시동생네 부부하고 우리 부부하고 병문안을 다니러 서울을 상경했습니다.
소도시에 사는 우리는
네비게이션이 안내 하는 대로 따라가면 별로 힘들 것 같지는 않았지만
번잡한 서울 지리가 익숙지 않아 다소 걱정스럽기는 했습니다.
하루 전 몸살이 났던 저는
몸이 개운치는 않았으나 미리 병원도 다녀오고 부지런히 약도 챙겨먹고 하여
만반의 준비와 각오로 차 뒷좌석에 편안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여유롭게 시동생 네하고 이러 저러한 애기를 하며
고속도로 주변의 경치를 멀리 구경하며 상경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네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몇 주 전 어느 교수님이 네비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소리를 언 듯 떠올랐습니다.
아주 가까운 거리였으나 지리를 잘 몰라서 네비게이션안내를 받고 왔는데
네비 안내가 고속도로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면서
한참을 헤맨 끝에 결국 강의시간을 늦게 만들어 버렸다고..
그래서 차 안에 사람들에게 그 교수의 말을 전해 주었더니
동의를 하며 웃었습니다.
그렇게 떠들며 서울톨게이터를 통과하고 강북까지 쭉 올랐습니다.
우리가 가는 곳은 신촌에 있는 병원이었습니다.
남산터널을 통과하고 명동성당까지 갈 갔습니다.
명동성당 몇 을지로사거리 길에서 네비가 안내를 하는 것입니다.
'200 m 앞 종로 2가에서 좌회전을 하세요.'
우리 차선이 2차선 좌회전 길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대로 가면 되는 길인 줄 알고 가는 중인데
신호가 전주하고 다르게 좌회전이 먼저 들어오는 것입니다.
네비가 200m 앞에서 좌회전을 하라하니
좌회전을 할 수 없었고 옆 차선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이 옆 차선 주행차선 앞 횡단보도 쪽으로 차를 비껴 옮겨 탔습니다.
그리고 신호가 바뀌어 주행신호대로 막 벗어났는데
신호위반 단속하고 있던 교통경찰이 떡 막아서는 것입니다.
"? 위반 아닌데" 하며 저하고 동서하고 의아해 하고
남편과 시동생은 '차선위반'" 하는 것입니다.
경찰님과의 대화 일부분입니다.
우리 = '네비게이션 따라오다가 그랬습니다.'
경찰 = '네비게이션을 믿고 교통위반을 하십니까?"
우리 = '시골에서 상경해서 지리를 모르니 네비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요.'
경찰 = '어디서 오셨는데요?'
우리 =' 전주요'
경찰 = '어디를 가려는데요? '
우리 = '신촌 세브란스요'
경찰 = '그러면 아까 저 곳에서 좌회전했어야 하는데요?"
우리 = 그러면 어떻게 가야하는데요?'
경찰님이 한참을 길을 아래쪽을 살펴보시더니
'지났쳤으니 할 수 없이 '종로2가 에서 좌회전해야 겠네요.' 하십니다.
그리고 몇 마디 더 하시고는
우리가 어머님 병문안이 온 차량이라고 이해 하셨고
우리를 잡았으니 그냥 보낼 수도 없고 하신 듯
생전 첨 들어보는 딱지 '지도 경고' 라는 딱지로 친절한 길 안내까지 해 주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네비게이션 너무 믿지 마세요.'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오전에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믿지 못할 네비게이션" 하면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오후 내내. 병원과 식당과 시누님 집에 왔다 갔다 하면서
보내고 오후 5시 반 어둑어둑 컴컴할 즈음에 헤어져
전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늦은 점심때 시누님 남편이 권한 술을 거절치 못해
반주로 들었던 술이 깨지 않은 남편과 시동생은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제가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두운 거리 서울 시내 빠져나가는 것을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네비게이션이 있으니까 걱정마라고 안심을 시킨 후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걱정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우회전 찻길에서 진입을 실패하여 길을 건넜더니.
네비가 기절을 하여버리는 것입니다.
재탐색만 열심히 하는 것이고 어찌나 시끄럽게 재탐색만 하는지 아이고~!
다시 껏다가 켜고 다시 실행시켜 길 안내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서울 시내 한 복판에 데려가서 삥삥 돌고 있는 것입니다.
덕에
서울 역, 서울시청, 조선일보사옥, 조선호텔, 등
눈만 돌리면 서울의 상징들이 다 보이는 것입니다. 내 참~!
더구나
조선호텔뒤쪽은 아주 고생을 심하게 하였습니다. 차가 밀려서 정체~!
그렇게 헤매고 헤매다 간신히 한남대교 빠져나와 서초 IC 빠져나갔습니다
겨우 경부고속도로에 진입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차량이 제 속도를 못 내고 가다 서다 하는 겁니다.
역시나 네비게이션이 또 정신을 잃은 겁니다.
번듯한 길에서
과속방지턱을 조심하라는 둥,,
우회전 코스로 방향을 바꾸라는 둥
우와~! 미칠 뻔 했습니다.
남편과 시동생은 그냥 쭉 가라고 하고
나는 네비를 따라서 차선바 꾸기를 돌입하고
차에서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ㅡㅡ;;
보다 못한 남편이 네비를 꺼 버리고는 무조건 직진 직진을 외쳤습니다.ㅎㅎ
그리고 다시 제 설정을 하고
간신히 서울 톨게이트를 빠져나온 것입니다.
밤길의 고속도로. 참~!
당연히 넷은 긴장을 어찌나 하고 왔는지.ㅎㅎㅎ
집에 다 올 때 쯤 동서가 한마디 합니다.
'네비게이션 믿고 서울 편히 갈려했더니 저 네비가 우리를 긴장 더 시켰네요.'
남편은
'네비가 고장이고 고물이라서 그래요'
시동생
'네비 맵만 최신이구만 형수님이 업그레이드 안 시켜서 그러죠'
전 네비게이션 탓이 완전히 제 잘못인 것처럼
"아녀요. 아까 말했잖아요!
네비는 완전히 믿을 것은 못된다고욧~!!"
하면서 변명을 하고 말았습니다…….
- 네비게이션유령이 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하는 파도 -
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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