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모니터화면이 180도 뒤집어보이다.

파도의 뜨락 2008. 7. 25. 08:17

컴퓨터 강의를 하다보면

별의 별일이 많이도 생깁니다.

제가 컴퓨터 인터넷과목 강의를 시작한지 9년 째..

수많은 사연이 있었겠지만

어제처럼 황당한 일도 처음겪었답니다..

나른한 오후 시간

교육장 맨 뒤에 있는 에어컨은 뜨거운 바람만 품어져 나오는 듯하고

열 두분의 나이든 학생분들이

대부분 처음 컴퓨터를 배우시는 분들이라서

땀을 뻘뻘흘리시고 열심히 배우시고 있었습니다.

앞 한 시간은 디스크정리와 조각모음, 시스템 복원등을 했었고

일이 터진 시간은 두번째 시간이었습니다.

문서편집프로그램인 워드패드에 처음 타자를 치며

글자를 만들어 문서를 완성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함마져 들었습니다.

대부분 '산토끼' 라는 동요나  ' 애국가' 를 입력하였고

처음으로 컴퓨터에 파일이라는 것으로 저장했습니다.

워드패드를 닫고

저장한 파일을 찾아서 열어 보기를 할 때였습니다.

갑가기 맨 뒤에서 다급히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열두분의 학생중에서

보조강사를 할 정도로 제일 컴퓨터를 잘다루시는 분이었습니다.

다른 버튼을 누르셨거나

컴퓨터가 멈추어버리셨거나 하였겠지 생각하고 달려 갔더니

'선생님 모니터 화면이 왜?이래요??"

하면서 모니터를 가르키는데..

모니터를 바라다 본  제 눈이 휘둥그래 해졌습니다.

모니터가 거꾸로 보이는 것입니다..

완전히 뒤집혀진 거꾸로.. ㅡㅡ;;

딱 모니터를 뒤집어 놓고 작업을 해야 맞을 환경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여 멍하니 바라다만 보는데

그 분

'저는 단지 내문서에서 내 폴더만  찾은 것 뿐인데 갑자기 화면이 저렇게 되었어요"

하시며 어찌할 줄을 모르십니다.

처음 컴퓨터 만지시는 분들은 마우스 조작 잘 못으로

작업표시 줄을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표시줄을 좌,우나 아니면 맨 위로 이동 시키시는 것을 다반 사로 보아 온 터지만

화면 전체가 180도 뒤집어져 있는 것이

저도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당황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멍하니 제가 쳐다보고만 있으니까

그 분이 급히 컴퓨터 본채를 눌러서 꺼 버리고는

컴퓨터를 다시 켜 보는 것입니다.

그래도 역시나 돌아오지 않은 모니터 화면이었습니다.

가물 가물한 기억으로

언젠가 화면 바꾸는기능이 있다는 것을 배운적이 있었던 것 같앗지만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애꿋은 바탕화면 속성에 들어가 이 곳 저곳 눌러봐도 소용없고

시스템에 들어가봐도

거꾸로 보이는 속성탭을 뒤져도 소용없고 하여 막 포기하려다

아까 첫시간에 수업을 하였던 복원이 생각나는 것입니다.

"마지막 방법으로 아까 배웠던 것을 해 봅시다 "

하면서

오른쪽 상단에 거꾸로 누워있는 시작 버튼을 찾아서 복원을 간신히 눌러대었습니다.

컴퓨터가 꺼지고

다시 복원이 되는데

복원하는 중이라는 메세지가 반듯이 보이는 것입니다.

'어?? 반듯이 되려나 보내요?" 하는 나의 소리에

학생분이 하시는 말씀이

"선생님 이것을 원상복귀 시키면 정말 신입니다..

제가 게시판에 도배할래요.. 선생님 최고라고~!"

얼마나 그분이 놀랬으면 저런 말씀을 하실까 하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게시판?? 도배??' 라는 말이 이상했지만.

저 분이라면 처음 컴퓨터를 다루시는 분은 아니시니까' 하고 이해를 하였습니다.

드디어 복원이 완료되었습니다.

모니터 화면이 어찌 되었을까요???

'와~!!! 되었다... 와 최고다~!! 와 .. 아하하하..."

요란한 박수와 함께 그 분 혼자서 소리치고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아마 십년감수 하신 듯 하였습니다.

덕분에 저도 몇 분을 진땀을 빼고 한숨섞인 웃음이 나왔습니다

 

집에와서

인터넷 검색을 하여보았습니다.

모니터가 뒤집어 지는 일이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럴때는

바탕화면>속성> 설정>고급>그래픽 화면에서 화면을 보통보기로 하면 된다는데

우리집 컴퓨터로 들어가 검색을 하니

내장형이라 화면 조정하는 메뉴 자체가 없어요~!!??

에구`!!!

제가 봉사 문꼬리 잡은 식으로 우연히 복원으로 되돌아 왔으니

무엇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은

시스템 복원이라는 메뉴가

모니터 뒤집어진 화면과 함께 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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