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네잎크로버와 나

파도의 뜨락 2008. 6. 21. 09:00

    - 네잎 크로바와 나 - 어느 일요일.. 남편하고 낚시를 갔었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에 출발한 터라 이곳저곳 갈 만한 장소를 물색하여보았으나 마땅히 낚시 할 만한 저수지들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 가까운 장소로 대충 앉았다가 오려고 한적한 수로를 택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때도 그랬고.. 시간도 그랬고,, 그것도 아니면 정성이 깃들지 않았는지.. 오전 내내 지켜봐도 남편이나 저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입질 한번 제대로 못 보며. 시간과 지루함과 전쟁을 벌이며 한나절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통상 저는 이러한 지루함이 밀려드면. 자리에서 일어서서 다른 재미거리를 찾아봅니다. 주위에 나물을 캔다든지... 식물을 관찰하던지 경관을 구경하던지... 주위를 빙 둘러보고 돌아다니며 오직 잿밥거리를 찾습니다. 한참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그것도 지쳐서 재미가 없어 다시 낚시 의자에 앉던 중이었습니다. 나의 의자 옆에 클로버 한 무더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계절과 어울리지 않게 막 솟아난 듯 한 싱싱함이 깃든 크로버 무더기였습니다. 풋풋한 초록의 색이 나를 유혹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이후 .. 크로버와 친구하면서 가끔 바라보면서 애지중지 행여 밟을 새라 조심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에 올 시간 즈음에 그 싱싱한 아름다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주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아니 !!?? 그 순간.. 네잎 클로버 한 개가 눈에 번쩍 띄는 게 아니겠습니까?? 와~! 너무 기뻐 습니다. 그래서 네잎클로버를 꺾어서 흡족해 하면서 크로버 무더기를 이곳저곳 살폈습니다. 이런 일이 그 옆에도 또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클로버들을 뒤적여 보았더니. 이 곳 저 곳에 섞여있지 뭡니까?? 와~ 내 생전 처음으로 한꺼번에 많이 뜯어 본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애들에게 나눠 줘야지 하고, 네잎클로버를 한 십여 개쯤 뜯다 생각하니, 낚시터라서 네잎 크로버를 집에 가져갈 것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른 때는 수첩을 가지고 다녔는데 꼭 그 중요한 순간에는 수첩도 휴대하지 않았습니다. 보관 할 것이 마땅하지 않아 걱정하던 중에 눈에 띄는 선글라스 집.. 두 번 생각할 시간도 갖지 안하고 얼른 선글라스 집에 넣었습니다! 건망증은 좀 심해도 아이큐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자뻑심까지 발휘를 하였습니다. 네잎클로버의 수확이 너무 맘에 들어서,, 그 순간은 엄청 부자 된 느낌에 마음이 한 없이 뿌뜻까지 하였습니다. 일주일쯤 흘러 버린 어느날..... 인터넷 뒤지다가 우연히 어느 사이트에서 네잎클로버를 본 순간... 아 `! 아악`!! ..나의 네잎 클로버 ... 그렇게 까맣게 잊어버릴 수가!!!!.. 황급히 이곳저곳 뒤져서 선글라스 집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얼른 선그라스집을 열어 보았습니다. 세상에.. 선글라스를 그동안 안 쓴 결과지만.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예쁜 나의 행운 네잎클로버 들이. 빠짝 말라서 엉켜져서 있었습니다.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그러나 어떻게 해 보기는 해야 했습니다. 너무 아깝고 안타깝고 그랬기 때문이 엇습니다. 나의 무지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 네잎클로버에게 무진장하게 미안하기도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꼬빡 고개 숙이고 한 시간쯤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 어찌 어찌해서 모양 만들어 수첩에 끼워 넣기는 했습니다. 그 날 그 예쁜 색과 모양을 잃어버린 그 크로버들에게 마음속으로 얼마나 미안 했던지……. 그러면서 여러 생각이 복합적으로 스치기도 하였습니다. 나의 삶도 이러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도 스치는 것이 엇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이 세상을 살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행운을 이렇게 잃어버리고 살았을 것이며. 앞으로도 살 것 인지도 모른 다는 것입니다. 아~ ~ - 네잎클로버 잃어버린 행운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파도 - 0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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