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한 끼의 설거지에 울고 웃는다.

파도의 뜨락 2008. 6. 5. 08:34
 

아침 싱크대에 서서 만든 요리 세 가지

 

1. 토마토 주스

작은 사이즈 여섯 개 꺼냈음

깨끗이 씻어 담아 건지느라고  바구니 꺼냈음

도마에 사 등분씩 자르느라고 칼과 도마 꺼냈음 

주서기 통에 넣고 갈아 내느라고  쥬서기와 도깨비방망이 꺼냈음

갈아서 세 사람 분의 컵에 담아내느라고 머그 컵 세 개 꺼냈음

★ 설거지거리  여덟에게 발생

 

2. 계란말이

계란 네 개 꺼냈음

소금을 섞고 전파 씻어 썰어 넣느라고 가위와 긴 젓가락 꺼냈음

들깨 생잎을 씻어서 담느라고 바구니 꺼냈음

계란말이 하느라고 프라이팬 꺼냈음

가스렌즈에 올려놓고 섞은 계란 넣고

가운데에 넣을 들깻잎을 넣고 접느라고 뒤집기 주걱 두개 꺼냈음

만들어진 계란말이 놓느라고 큰 접시 꺼냈음

계란말이 조각내느라고 가위와 젓가락 꺼냈음

새로 밥상위에 가지런히 놓느라고 새 접시 꺼냈음

★  설거지 거리  열개 발생

 

3. 깻잎 찜

양념간장 만들려고  유리 볼 꺼냄

간장 섞고 파 섞고 고춧가루 섞고 깨소금과 마늘 다지고 하느라고 칼과 도마와 가위 꺼냄

깻잎에 양념간장 섞느라고 큰 볼 꺼냄

찜 하느라고 작은 냄비 꺼냄

쪄진 깻잎 꺼내느라고 큰 뒤지개와 젓가락 꺼냄

밥상에 올리느라고 예쁜 볼 꺼냄

★ 설거지 거리 아홉 개 발생.

 

바삐 아침을 준비하며 

어제 먹고 남은 미역국 올려놓고 대강 아침식사가 끝났다,

대강 치워가며 아침준비를 마쳤으나

이내 식사가 끝나고 싱크대 가득 채워진

기타 국그릇 김치그릇 밥그릇 수는 세지  못했다,

싱크대에 서서 

산더미처럼 쌓여진 설거지 거리를 보고

내게 주어진 이 아침의 노동을 기쁨으로만 여길 수 없엇다.

나오는 자연스레 투덜거려지며

이내 한숨으로 섞여지는  내 목소리에 놀란다.

과학자들은

요리 만들기 않고 사는 방법을 빨리  연구하지 뭐하고 있나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설거지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나 생각을 하여본다.

그러나  헛된 망상과 기대는 잠시 뿐~!

또 다시 나는

도돌이표처럼 매일 이 설거지거리에 울다가 죽을 것이다.

 

 

 

'일상 > 끄적이는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잘데기 없는 망상  (0) 2008.06.21
네잎크로버와 나  (0) 2008.06.21
배꼽이 닮았나???  (0) 2008.05.14
IQ와 기억력차이??  (0) 2008.04.22
된장죽에 현혹? 되다..  (0) 200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