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소설과 글 .. 그 환상의 세계에서..

파도의 뜨락 2006. 5. 26. 10:46

    로맨스 .. 그 환상의 세계에서.. 제게 인터넷에서 온 갖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다운 받은 것과 돈을 들여 합법적으로 구입한 로맨스 소설 몇 백권이 생겼습니다. 단편, 중편, 장편이 골구루 섞여 있는 많은 량입니다. 원본을 타이핑으로 배껴 쓴 텍스트화된 책들입니다. 저는 요즈음 이 인터넷 로맨스 소설을 읽느라 두어달 째 정신이 없습니다.. 처음 두어권을 웹셔핑중 우연히 읽고나서 너무 재미있게 읽고서 그 감흥에 동화되어 본격적으로 구입을 서둘러 제게 떨어진 량들입니다.. 500 권의 책을 서너 달에 걸쳐 읽고 끝내려고 시작을 했었습니다. 현재 스코아 100여권 넘긴 상태입니다. 제 성격이 워낙 관심사나 일거리가 있으면 몰아치고 푹 빠져 버리는 습성이 있어 그 관심사나 일이 소원 해 질 때까지 다른 일은 제껴 버리거나 건성 거리는 한심한 성격입니다. 몇 십 년을 살면서 여러 관심사 일들이 거쳐 갔지만 그 중 주기적으로 집중적으로 책을 몰아쳐서 읽었던 기억이 몇 번 있었습니다. 급한 성격 탓 인지 또 욕심이 많아서인지 책을 읽으면 빨리 결과를 보고 싶기도 하고 빨리 읽어 버리면 또 다른 책을 다시보고 하여 많은 량을 한꺼번에 읽습니다. 그래서 빨리 많이 읽고자 부지런히 읽고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로맨스 소설은 그리 딱딱하지도 않고 적당히 세속적인 내용인 지라 하루에 두 세권씩 읽혀지고 있어 이 추세라면 아마도 목표량을 읽는데는 지장이 없을 듯 합니다. 제가 처음 책을 손대기 시작한 것이 초등 6학년 담임선생님께 선물 받았던 '톰 소여의 모험'이었습니다. 그 뒤부터 용돈만 생기면 책을 샀고 또 빌려 보았습니다. 덕분에 자그마한 소도시에서 살았던 저는 근처의 서점과 책 대여점.. 만화방까지 모조리 섭렵을 하였으며 성인이 되어서는 서울 청계천까지 진출하여 옛날 고서적까지 뒤져 구입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집은 동네 다른 집 보다 더 책이 많았고 저 뿐아니고 제 동생들 모두는 거의 다방면의 책을 두루 보았습니다. 특히나 저는 읽는 습관이 정독 보다는 다독과 속독이 되어버린지라 하루에 두께의 차이는 있으나 서너권쯤은 아무렇기도 않게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퇴색 되어지고 눈도 잘 안보여 예전 같지 않지만 책을 손에 쥐면 빨리 읽는 편입니다. 그러나 많은 량을 정독을 하지 않은 덕에 책의 주요 내용이 많이 걸러지는지라 다 읽고 나도 머리속에 깊숙히 저장되지 않은 채 그저 제목과 주요 줄거리 정도만 기억하다가 며칠이 되면 그나마 뇌 속에서 사라지는 아주 특이한 존재입니다. 결혼하여 살면서 책하고 조금 소원하고 몇 년을 살다가 한참 책 대여점이 인기 있던 시절에 다시 제게 책 열풍으로 한 일 이년동안 동네 대여점 서너군데를 다 섭렵을 하여 책을 읽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지금껏 십여년 동안 뜸하니 책하고 멀어져 살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로맨스 소설을 읽기 시작 한 후 부터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컴퓨터에 앉아서 글을 읽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안 살림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되어가고 잠을 거의 못 잔 덕에 지친 얼굴과 몸은 말로 다 못합니다. 보다 못한 남편과 애들에게 몇 번의 경고를 협박을 들었습니다. 어느날 남편이 밤낮으로 컴퓨터에 앉아서 무엇을 읽어 대는 것이 몹시도 궁금했는지 무엇을 읽느냐고 물어왔습니다. 마침 그 때 '천무화영'이라는무협지 풍의 글을 읽고 있었으므로 대뜸 '무협지' 하고 대답을 했다가 '순전히 쓰잘대기 없는 것을 읽고 읽군 ' 하더니 그 뒤 부터는 아주 노골 적으로 내가 컴퓨터에 앉아있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아주 제가 무협지를 읽는 것으로 단정해 버리고는 '이젠 그 무협지 그만 읽을 때도 되었지 않아?' 하면서 짜증을 냅니다. 무협지 아니라고 몇 번을 말 해줘도 ' 그 책이(로맨스 소설) 그책(무협지)이지' 하며 한 통속으로 묶어서 싸잡아 비판을 하기도 하고 컴퓨터를 못하게 방해를 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러다 지치면 '글을 읽는 것은 좋은데 너무 푹 빠져 읽지 마!!.' 아무리 반항을 해도 변함없이 나는 책을 읽어댑니다. '어이~ 이보라구~.. 우리 기본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것 아냐? 이게 뭐냐구!!' 하면서하고 폭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혼나가면서도 여전히 저는 줄기차게 시간이 나는대로 글을 읽어댑니다. 애들도 저희들을 챙겨 주지 않은 제게 불만의 나날이 쌓여갑니다. 며칠 전 아침에는 남편이 출근을 한 뒤 제빨리 컴퓨터를 켜고 잠시라도 글을 한 줄이라도 더 읽으려다 흥미있는 글에 덜미를 잡혀 글을 읽다가 아들 애 깨우는 것을 깜빡 잊어 버리고 그만 밥도 굶기고 지각을 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아들애가 그만 울상이 되어 세수도 못하고 교복을 입지도 못하고 손에 들고 가방을 질질 끌고 나가는 것을 보고 왠지 미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 것은 잠시 뿐 변함없이 되돌아 다시 책을 읽고 있는 저 자신입니다.. 주위의 제 친구들과 가족들도 늘 부산한 제가 너무 조용하므로 무사하냐고 안부전화까지 올 정도입니다. 그렇게 집안 식구들의 눈치와 협박 속에서도 거의 무시를 해 버리고 또는 가끔 눈치도 봐 가면서 목표량 달성을 위해 노력을 한 덕에 나날이 읽은 책의 량이 쌓아갑니다.. '내이름은 김삼순' '오만과 편견' '화홍' '타이판의 여자' '무휘의 비'............등 지수연. 이현수, 현고운, 이지환, 박윤후 등....등 이렇게 하나 하나의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두어 달을 거의 이 로맨스 소설에 목메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권쯤 읽고 난뒤 지금 복병에 쌓여있습니다. 처음 무슨 신선한 야채처럼 풋풋하고 싱싱한 책의 내용들이 글의 전개가 비슷한 지라 식상해 버렸고 내용도 현실에 존재 할 것 같지도 않은 유치 빵빵이고. 현실과 동 떨어진 순전히 상류 사회의 세계만 존재하고 마치 남성은 그래야만 하는 것 처럼 카리스마있는 남주인공들이고 바보처럼 행동하는 여주인공들 또한 웃기고 내가 이 나이에 이런 류의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도 두권의 책을 읽었습니다.100 여권까지는 숫자도 세어졌으나 지금은 책의 숫자도 잘 모릅니다. 이젠 의무감으로 읽는 다 가 많는 표현이고 처음 몇 줄을 읽다가 재미 없으면 다른 책으로 눈을 돌리고 그 많은 책의 목록중 재미 있을 것 같은 것만 뒤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러다 목표량 읽기가 실패 할 것 같습니다.. 슬슬 현실로 돌아 올 때가 되었나 봅니다.. 그러나 어제도 책을 읽지 않아보겠다고 다짐을 하였으나 우연히 고른 책 중에서 읽었던 내용과 다르게 전개가 외는 것에 혼을 놓고 읽다가 금새 읽어버리고 다시 또 한권읽으면서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잠이 들고야 말았습니다. 이렇게 처절하게 책을 읽는 다는 것.. 내게 공부도 아니되는 것 집안 살림이나 직장에 보탬도 아니되는 것.. 여러사람 피해를 주는 것.. 나와 가족들의 삶이 피폐해 질지라도 그럼에도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 재미있단 말입니다. 오늘도 오전 내 현실이 아닌 딴 세상에서 헤메이고 있는 어쩌면 불쌍한 저는.. 아니 행복한 저는..ㅡㅡ;; 로맨스 소설의 환상에서 깨어날 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 현실은 그대로... 꿈은 맘대로인 파도 - 0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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