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나의 반쪽이야기..

파도의 뜨락 2005. 9. 23. 07:20
    나의 반쪽이야기.. 제 시댁에서 남편의 별명은 '소잡아 먹은 귀신'입니다.. 또 남편친구들은 아주 '영감'이라고 부릅니다.. 말수가 적기에 그렇게 불려짐을 마땅하다 여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도 사람인지라 다른사람들의 원성을 많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요즈음은 스스로 무척 많이 노력을 하더니 한 두마디씩은 말을 섞어주어 가끔은 좌중을 웃기기도 하는 실력도 가끔은 발휘를 합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말 수가 없는 사람이므로 말을 하는 쪽 보다는 듣는 비율이 90%나 되다보니 역시 말 없는 사나이는 사나이입니다.. 같이 사는 저는 적응을 하면서도 스타레스를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빛나는 머리로 남편과의 대화의 벽 난계를 타계할 목적으로 개발 한 것이 남편 옆에서 저 혼자 수다를 지껄이는 것입니다. 퇴근한 남편에게 미주알 고주알 하면서 대답을 해 주던 안해 주던 언제나 혼자 읖조립니다.. 남편 역시도 이력이 났는지 아니면 즐기는지. 우스운 애기를 하면 웃어주기도 하고 안 좋은 소리를 하면 화도 섞어 주고 조언도 해 주며 나의 이야기를 짜증도 내지 않고 날마다 경청을 합니다.. 그러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면 표정의 변화도 섞어가면서 조금씩 나의 대화와 믹스가 되어가면서 대화가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일상사를 날마다 보고 하면서 살다보니 그 효력이 탁월한 효과를 발휘를 하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편과 저의 대화수단이 되어버려서 오히려 내가 말이 없는 날은 남편이 먼저 분위기도 띄워주는 단계까지 발전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흘러 지금은 남편이 말이 적은지 많은지도 잘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신문을 펼쳐 놓고 발톱을 깍으며 TV를 보는 남편 옆에 물 한컵 들고 제가 앉았습니다.. 그리고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이상한 꿈 꾸었다?.. 글쎄!!.. 돌아가신 할머니가 무슨 짐을 한 봇짐을 당신보러 등에 매라는것야.. 그런데 당신이 그 무거운 짐을 번쩍 들더니 어쩔줄을 모르고 있는거야 엄청 무거워 보이드라고.. 내가 걱정스럽드라고 ..그런데.... 응..그리고 기억이 안 나네..??" 남편 : ...... ======================
    " 나 오늘 시내에서 차를 주차하는데.. 그 있자나 뒤에 후진턱이 있는 곳.. 그 주차장에서 후진을 하는데 뒤턱이 걸릴때가 되었는데 안걸리고 자꾸 후진이 되드라고 '이상하네.. 이상하네..' 생각했는데 드디어 뒤에서 '턱' 소리가 나데? 그래서 턱에 걸렸구나 생각하고 차에서 내렸지. 그런데 이상한 생각이 자꾸드는 거야 그래서 차 후미에 가 보니까.. 에고, 못살아..후진 턱이 턱이 아니고.. 벽에다 해딩했지뭐야?? 치 ~~ 내가 주차한 그 곳 주차라인만 턱이 없는것 있지.. ?? 약옥라~!!" 남편의 표정이 이상해 집니다.. '아차~! 이 말은 할 말이 아니다' 재빨리 말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차가 멀쩡하데?? 다행히 ..히~!!" 남편 : ...... ========================
    "차돌이 피부는 당신 닮았나봐~!! 그녀석이 자기는 왜? 아토피냐구 아빠가 아토피피부나구 아니면 엄마냐구 따지데?? 이제는 좀 컷다고 안좋은 것은 막 비교 할려구 하네?? 팔에 닭살처럼 돋아난 것을 보고 아토피 타령이야.. 피부가 꺼끌한 것을 보면 당신 닮은 것이 틀림없어!!!" 남편 : ...... ========================
    "오늘 양말 걸이를 사야 하는데 또 잊어 먹었다.. 사려고 벼른지가 한달이 다 되어가네.. 이 곳 저 곳에 엊혀서 양말 널기도 지겹네.. 아이고 이 건망증.. 어쩌지? 참!! 이러면 어떨까?? 낼은 당신이 회사에 가서 전화하면 안될까?? 빨래걸이 사라고 전화좀 해 줘봐.. 그러면 살것 같은데.. 당신이 전화 해주면 내가 딴일 하다가도 바로 양말걸이 사러갈께~!! 응?? 해 줄꺼지??" 남편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나를 처다봅니다. 표정이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는 표정으로 변합니다.. 그러다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고 맙니다.. 남편 표정에 질린 나는 머슥해져서 입을 삐죽해져 버렸습니다..
    - 남편과의 한쪽이 되기위해 애쓰는 파도 -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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