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쏴아.!
새벽녘 빗소리에 잠이 깨어 앉았다.
후덥지근한 여름날
밤새 창밖은 요란한 빗소리가 들린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이 쏟아진다.
세차고 거칠게….
장마가 시작인가 보다
우리 집 뒤쪽에 있는
졸졸 흐르던 작은 시냇물은
금세 흙탕물로 채워져 흘러가겠지
항상 장마에는 그랬으니까….
세차게 내리는 장맛비에 잠은 달아나고
시냇물이 궁금하여 뒤쪽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밖은 보이지 않고
확 밀려드는 굵고 거친 빗방울들….
비를 흠뻑 맞고 말았다. 후다닥 문을 닫았다.
새벽
세찬 빗줄기와 씨름하다 보니
몸이 우수수 움츠려진다.
비 감상할 사이도 없이
불을 켜고 비에 젖은 몸을 닦으며 한탄했다.
빗소리만 요란한 이 새벽에
웬 요란이람….
장마 탓이다. 빗소리 탓이다.
- 장맛비 내린 새벽녘에 파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