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경인년 새 날은 밝았건만..

파도의 뜨락 2010. 1. 6. 05:35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도 6일이나 지났다

날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내게 일 년 휴가인 방학이 이제 일주일만 남았는가.

 

 

해마다 새해가 되면

내가 믿는 하나님께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하곤 하였다.

또는 떠오르는 새해일출을 보면서도 기도하듯이 소원을 빌곤 하였다.

지극히 평범한 소망이 서너 가지씩은 있었다.

그리고 순서대로 소원을 빌었었다.

제일 먼저 우리가족 건강하게 살게 도와주시고

애들 공부 열심히하고 잘 풀리게 도와주시고

남편과 내가 하는 일마다 다 잘되고 돈 잘 벌게 도와주시라고...

그리고 두 번째로  

시부모님과 친정엄마,

두루 친정식구들 시댁식구들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되라고...

세 번째는

나를 아는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무탈한 한 해를 보내게 해주라고..

욕심이 너무 많은 듯 하였지만

그래도 그렇게 소원을 빌었었다.

 

올 해.. 경인년 아침 첫날

어쩌다 소원이 이상했다.

새벽에 일어나 딱히 하나님께 기도한 기억도 없었고.

힘들게 새벽 산행을 한 후

천일암 마당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도  기도에 집착이 되지 않았었고

사진 몇 장 담그면서

퍼뜩 떠오르는 마음에 소원이 애들 잘되게 해주세요가 1번이었다.

그리고는 그 이후가 생각나지 않는다.

우리식구 건강하게 해 주세요도  하였는지 못했는지 기억나지도 않았고

그 아래는 깡그리 생각나지 않는다.

그 일출 장소의 소란스런 주위환경과

늦게 올라 온 동서네와 눈인사 하며 몇 마디 주고 받다가 잊었는지

도통 소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생각하니

소원 다시 빌어야한다.

 

새해 첫날 시어머님 생신이다.

동서네 가족과  우리가족은  생신을 치르느라고 시댁에 가서

점심부터 저녁까지 놀다가 밤늦게 귀가했다.

그런데 뒷날 우리가 돌아오고 나서

팔십 노환의 시어머님이 몸살이 나셨다.

그리고 오늘이 6일

3일간 어머님 댁에 다녀왔다.

얼마나 아프신지 입원 시켜 달라신다.

그런데 나는 마음이 참 못되었다.

어머님은 그 몸으로 시내에 돌아다니시니 더 아픈 모양이다

노래교실이 뭐라고, 은행엔 뭐 하러 가시고.

그러면서  아프다고 하니.. 참~!!

내일은 영양제 한대 놓아드리고

그도 안 되면 입원시켜야 할까보다

그러면서 괜스레

새해 소망을 시어머님이 기도가 안 된 모양이라고 핑계를 대 본다.

 

기가 막히게 친정모친도 아프단다.

역시 감기몸살이다.

하긴 노인네가 사방팔방 전국구로 돌아다니시며 무리를 하시니

아프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연말에 전남 조성에 사시는 셋째 이모 집에 가서 김장하고 오신모양이다.

매년 연례행사이기는 하지만 이젠 연세가 얼마인데

그만 하시지 몸 생각을 안 하시고 다녀오신 모양이다

하긴 일을 두 번째고

당신 여동생 볼 겸하고 핑계 삼아서  다녀오시겠지만

무리가 되신 모양이다.

그런데 다녀오셔서  그 몸으로 

새 김치를 담그었다고 가져가라고 전화가 왔다.

친정에 가서 모친 아픈 몸을 보니 화가 났다.

누가 김치를 담가 주랬냐고 하면서 화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는

소원 다시 빌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난 시월에 임플란트를 심었다.

여섯 달이나 걸린단다.

한 달에 한 번씩 가서 정기 검진을 받으라고 했는데

 잊어버리고 있다가 두 달 반이나 이번 연초에 다녀왔다

그런데

임플란트한 것이 염증이 있다고 한다.

더 이상 무리를 하면 임플란트 다시 해야 한다나??

닥터가 뼈가 녹는다고 협박까지 하신다.

일주일 동안 푹 쉬라고 하는데

어찌나 갈 곳과 할 일이 생기는지.

하물며 오로지 내편인 시어머님이나 친정모친까지 도와주지 않는다.

소원 다시 빌어야 하나??

 

새해 벽두부터 심란한 일을 격고 보니

경인년 새해가 아니었음 싶다.

올 해 내내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마음이 불편하니

말도 안 되는 핑계거리와 엉뚱한 생각만 떠오른다.

 

소원을 잊지 않고 잘 빌었나?

정말 소원을 잊어버리고 빌지 못했나??

아니면  소원을 잘 못  빌었을까??

 

 

'일상 > 끄적이는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된장죽에 현혹?되다.  (0) 2010.02.17
내게 묻는다.. 거꾸로 읽었어??  (0) 2010.01.21
아주 특별한 드라이브  (0) 2009.12.28
동지 죽 쑤다...  (0) 2009.12.22
위대한 선물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0) 200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