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이는 낙서

특별한 드라이브

파도의 뜨락 2005. 12. 19. 11:25
    아주 특별한 드라이브 05년 12월 중순 다른해와 달리 올해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벌써 2주일쌔 끊임없이 내리는 눈에 낭만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고 그져 무심하게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그만 내려주기만을 밤낮으로 기도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는날들의 연속입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모든 일상사가 눈때문에 스케줄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눈과 상관이 없을 듯한 저도 이 눈 때문에 고생을 하였습니다.. 운전에 베테랑 이신 분들도 운전하기가 여간 힌든 날씨에 운전신경이 너무 둔하여 초보 티를 아직도 벗지 못한 제게 이 곳 전주에서
    익산 과학고까지 아들애을 테워주러 가야 했습니다. 우리집에서 과학고 까지가 30km 의 거리입니다. 눈만 아니라면 승용차로 한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눈만 아니라면 태워다 주는 것은 걱정도 아니 할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전에 예정이 잡혔을 때만해도 당연히 가야할 곳으로 알고 기다렸으나.. 막상 하루 전날엔. 펑펑 쏟아져 내리는 눈을 보자 겁이 나서 밤새 잠도 설쳤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고서 하얀 눈 세상에 아름다운 감정은 일어나지 않고 그져 운전 걱정에 한숨만 나왔습니다.. 남편과 아이들과 밖을 왔다 갔다 걱정을 하였지만 달리 뾰쪽한 수가 없었습니다. 걱정을 하는 남편을 출근시키고 다행히 오전 9시 반까지 도착해야 한다기에 여유있게 시간을 가지고 7시 반에 아들애와 둘이서 집을 나섰습니다.. 현관을 벋어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이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이어서 속으로 정말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운전대에 앉아서 출발을 하여 아파트를 벋어났습니다. 우회도로를 타려고 하천 길 쪽으로 운전을 하는데 밤새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멀리서 보이는 하천의 풍경이 너무 눈이 부셨습니다. 한얀 눈과 그 빛에 어울려진 눈 안개가 희뿌였게 하얗게 뿌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잠시 질리고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조심스레 운전을 하며 달렸습니다.. 그러나 운전을 시작한지 채 5분도 아니되어 길이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꽁꽁 언 빙판길.. 늘어선 차량들.. 눈 덮힌 하얀 도시와 하얗게 눈꽃을 피고 있는 가로수들.. 그러나 그 멋진 풍경임에도 전혀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잔뜩 겁을 먹고 차를 차와 부딛킬 것 같아서 다소 간격을 벌이고 움직이듯 안움직이듯 운전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빙판길이어서 서로 조심을 하고 운전을 하기에 차량이 빠질 생각을 안하였습니다.. 아들애가 답답한지 걱정을 합니다. 신호하나 통과하지 못하고 오도가도 못하고 갖히고 만것입니다.. 그렇게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신호 하나 지나고 또 갖히고 하면서 10분이면 통과할 거리를 1시간 30분이 지나도 통과를 못하고 있으니 정말 걱정이 생겼습니다.. 남편과의 통화를 하고 친구와 통화를 해도 뾰족한 수가 없고 쌓이는 걱정에 앞만 캄캄했습니다. 아들아이도 한숨만 쉬고 걱정소리만 커져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시간에 도착하기는 틀린 것 같았습니다.. 생각끝에 목적지 학교에 전화를 해 보니 늦어도 입실은 시켜줄 터이니 늦게라도 오라는 허락을 받고 조금 마음이 놓였으니 쌓이는것은 한 숨 뿐이었습니다.. 어찌어찌하여 2시간만에 겨우 시내를 벋어났습니다. 이미 입실 시간은 지났지만 일단 학교까지 가야 했습니다. 4차선 국도를 쭉 타고서 달렸습니다. 군데 군데 빙판길에 겁이 더럭 났지만 너무 늦은 시간 탓에 차만 보이지 않으면 속도를 올렸고.. 다소 밀리는 곳도 있으면 제 속도를 내지 못함을 한탄했고 몇번이나 미끌림을 당했지만 다행히 시내처럼 막히는 곳이 없어서 쭉 익산까지 30분을 더 달릴 수 있었습니다... 9시 55분이 되어서 익산시 금마면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에서 학교 까지 5분이면 도착할 것이라 하여 학교에 다시 전화하고서 2차선 도로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늘이 많아서인지 눈이 쌓인 곳이 많았고 유독 미끄러운 공간도 많았습니다. 차가 몇 번을 미끌렸습니다. 다행히 제차 옆으로 장애물이 없어서 제자리를 잡고 다시 달렸지만 무지 겁이 났습니다.. 그러다 학교 푯말이 모이는 듯 하여 들어섰는데 학교 푯말이 아니었습니다...한 구간 앞서 들어선 듯하였습니다.. 입구인지 아닌지 잘 몰라 애타하던 중 마침 군용차량이 군인들을 한 차를 싣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크략숀을 눌러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대장이신듯한 분이 내려서 친철하게 길을 안내해 주셨고 후진까지 보아주셔서 그 잘못 된 길을 벗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10시가 지나 버렸습니다.. 과학고의 대문이 보였습니다. 마음이 급했습니다... 그러다 학교 입구에 들어셔려고 코너를 도는 순간 제 차가 제동이 되지 않고 쭉 미끌리더니 앞 화단에 미끌리어 굴러가서 받아버립니다. 아들애가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릅니다. 시간이 없는데 받기까지 하냐고 하면서 온갖 짜증을 부립니다. 저도 급했습니다.. 차량이 얼마나 부셔졌나 걱정은 아니하고 사람도 다치지도 않았고 하여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후진을 하여서 빼고서 학교로 운전을 하고 갔습니다. 사람들이 우리 차를 보는 것 같아서 우리차가 많이 부셔졌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이 급해서 달리기만 했습니다. 아들애가 고사장 입구에서 혼자 내려 뛰어가 버립니다. 저도 차를 길 한 가운데 받혀 놓고 뒤따라서 시험장 입구로 가보니 아들애는 이미 고사장으로 들어 가고 없었습니다. 학교 관계자분 한분이 우리만 늦은 것이 아니었는지 늦게 도착한 학생들에게 고사장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오늘 같은 날씨덕에 늦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일 것입니다.. 아들애가 입실을 한 것을 보고 저도 제 차 앞으로 갔습니다.. 화단에 부딧쳐서 차가 얼마나 부셔졌나 하는 생각에 슬슬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딧쳤던 앞 쪽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깨진 부분이 없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ㅎㅎ 그렇게 두시간을 기다려 시험을 마친 아들애를 태우고 귀가를 하였습니다.. 늦게 입실을 하여 시간이 부적하여 문제를 많이 풀지 못했다고 땅이 꺼지게 걱정하는 아들애의 말을 들었으나 오직 운전에만 열심했던 오전시간의 너무 고생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귀가길이 행복햇습니다. 한 낮이어서 그랬는지 벌써 눈이 많이 녹아서 큰길은 달릴 만 했습니다.. 아들애도 홀가분 하는지 멀리 들녘의 눈 구경을 하면서 온통 하얀 세상을 바라보고 웃습니다... 이제서야 아들애와 제는 주위를 바라보며 풍경을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큰 소리 쳤습니다.. " 사실 오늘은 아들만 아니라면 절대로 운전을 안했을 거야!!! 엄마가 이렇게 목숨걸고 운전을 했던 것은 아들때문이지.. 알지?" 아들애가 염치 없었는지 빙긋이 웃음니다.. - 아들과의 특별한 드라이브가 무사함이 감사한 파도- 0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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